[인터뷰] 한양대 공학/도시대학원의 새얼굴 김건우 교수

“생태조경과 도시에 초점을 두고 더 나은 도시에 대한 연구하고자 한다”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9-05-09
“도시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조경이 도시와 함께 어우러져서 장기적으로 계속 연결될 ‘기능’이 있어야 한다. 아름다워야 하지만 아름답기만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디자인한 것들이 기능적으로 도시를 작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한양대학교 공학/도시대학원에 새롭게 부임한 김건우 교수가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조경·생태복원전공과 랜드스케이프어바니즘전공을 맡은 김건우 교수는 도시는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말하며, 도시를 작동하는 요소로 그린인프라와 생태계 서비스를 꼽는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오랜 기간 수학하고, 미국 대학에서 가르친 경험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더 나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포부다. 무엇보다도 “인생을 설계하는 중요한 시기에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며 대학원 2년의 생활이 학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한다.

김건우 한양대학교 공학/도시대학원 교수


한양대 공학/도시대학원에 새로 부임하셨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에서 조경학 학사학위를,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학위를,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교에서 건축과 디자인 연구(조경 리서치)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에서 조경학과 임상조교수 2년, 노스캐롤라이나 A&T 주립대학교에서 조경학과(테뉴어트랙) 조교수 2년을 보내며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14년간 미국에 있으면서 배우고 가르쳤던 것들을 한국조경의 커리큘럼에 스며들도록 해 함께 가르치고자 합니다. 학부와 석사는 조경설계 위주로 했고, 박사는 연구중심으로 진행했습니다. 환경의 질과 인간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지원하는데 있어서 ‘생태계 서비스’와 ‘그린인프라’를 중심으로 연구와 교육을 수행했습니다. 주요 연구 관심분야는 도심생태학, 도심임학, 그린인프라, 기후변화, 생태계 서비스, 도시의 회복성,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도심 사회적-생태적 시스템, 생태계 서비스 평가, 경관생태학, 생태적이며 지속 가능한 설계 및 계획, 도심 재건 및 재생, 자연과 인간의 건강 및 웰빙 등입니다.

최근 이슈인 ‘미세먼지’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다양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도시숲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일한 목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조금 더 시야를 확장해 그린인프라와 생태계서비스의 개념에서 도시를 바라보고, 이에 따른 다양한 혜택에 대해 연구해야할 것입니다. 그린인프라가 제공하는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에 도시 설계의 특성, 특히 건강, 지속가능성, 사회적 책임 등에대한 평가와 연구도 중요할 것입니다.


현재 가르치시는 전공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공학대학원과 도시대학원 양 쪽에서 두 가지 전공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양대 대학원 조경은 생태조경과 도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도시는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뿐만 아니라 그 공간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요즘의 도시는 너무 편리함에만 치중해있습니다. 사람‘만’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것은 후세대들이 도시에 살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얼마만큼의 희생을 해야 하느냐인데, 벌써부터 그들이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 없습니다. 지금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도 과거 개발 위주의 시각에서만 도시를 봐왔기 때문입니다. 도로를 많이 만들고, 불투수성 포장에, 건물 짓고, 에어컨 놓고...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편하겠지만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은 놀이터 대신 인도어인 키즈카페로 갑니다. 심지어 안에서도 공기청정기를 두어야 합니다. 결국 이들은 밖에서 뛰어놀 수 있는 권리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도시는 현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도시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조경이 도시와 함께 어우러져서 장기적으로 계속 연결될 ‘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아름다워야 하지만 아름답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저희가 디자인한 것들이 기능적으로 도시를 작동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공학대학원은 생태조경학과 조경·생태복원전공은 특수대학원으로 야간과정입니다. 이 전공에서는 조경과 생태복원에 대한 실천적인 전문지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산업화사회의 전통적 조경은 오늘날 지식창조사회로 진화하면서 파괴되거나 훼손된 자연에 대한 재생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적응, 생물종 다양성 회복 등 동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인 생태복원(Ecological Resoration)으로 실천적 영역이 진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조경의 기본이면서도 전통적 영역인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관련된 경관 및 공간계획과 설계, 시공 등 조경 실천 프로그램과 생태공학에 기반 하여 자연을 회복하고 재생시키는 생태복원 관련 실천 프로그램 등 2가지 프로그램을 하나의 과정으로 운영함으로서 조경 및 생태복원 현장에서의 다양한 실천 능력을 제고합니다.

특히 조경·생태복원전공에서는 각 분야 최고의 분들을 겸임교수님으로 모시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82년부터 개설되어 현재까지 약 450명 정도의 석사를 배출하면서 폭 넓게 활동하는 동문들의 인적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양질의 인적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학문적, 실무적인 것들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도시대학원 도시설계경관생태조경학과 랜드스케이프어바니즘전공은 주관과정으로 석사, 박사과정이 있습니다. 과거 조세환 명예교수님께서 어바니즘 관점에서 도시를 바라보고, 그중 조경의 역할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내 중요한 인프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기대하고자 랜드스케이프어바니즘전공이라는 이름을 붙이셨습니다. 이 전공은 도시전체를 조경적 관점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경제적, 사회적 관점 등 다양한 시각에서 도시를 바라봅니다.

21세기 국토, 도시, 환경, 경관 등과 관련한 융합적 전략, 기술과 디자인을 선도해 나가는 첨단분야인 이 전공은 학생들이 ‘도시경관생태설계’, ‘도시생태복원’, ‘도시기후변화적응’ 3개의 프로그램을 씨줄, 날줄로 프로파일링해 스스로 폭넓은 전문성을 구축해나가는 특징을 갖습니다.

‘도시경관생태설계’ 프로그램은 도시를 건물과 도로 등 각종 기반시설의 단순한 집합체로 바라보는 산업사회의 경관시각에서 벗어나 조경, 생태, 건축, 도시, 문화 등의 분야를 융합해 작동적 경관 시각에서 쇠퇴된 도시를 건강하게 재생 및 활성화시키는 실천 전략과 기술, 디자인을 탐구하는 분야입니다.

‘도시생태복원’ 프로그램은 자연을 극복과 개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산업화시대의 개발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비롯된 도시 내 각종 유형의 파괴되고 훼손된 지역을 생태계 고유의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되돌리는 생태공학 기반의 자연복원과 관련된 이론과 실천을 탐구하는 분야입니다.

‘도시기후변화적응’ 프로그램은 산업화시대 이후 도시개발 과정에서 물, 화석에너지 등 각 종 자연자원 및 에너지의 과도한 사용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 생태계 파괴 등으로 야기된 도시열섬현상, 도시홍수 및 가뭄, 수순환문제 등 각종 도시재난에 적응할 수 있는 실천 전략과 기술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향후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한양조경은 공학대학원 37년 도시대학원 20년 올해로 한양조경 57년을 맞았습니다. 석사 606명, 박사 43명을 지도, 배출한 한양대 조경학과는 ‘사랑의 실천’이라는 한양학원의 건학정신을 스스로 실천하며 우리 조경학 분야가 이제는 세계 경쟁력을 일구어 나가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이토록 자랑스럽고 빛나는 한양 조경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 받아, 앞으로 연구 과제를 수주하거나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학생들과 연구프로젝트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학생들과 함께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국제저명학술 SCI급 저널에 논문을 많이 게재하여 한양대가 추구하는 글로벌 100대 대학에 진입하기 위한 글로벌한 한양대 조경학과를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가진 경험들과 네트워크로 해외의 다양한 정보나 커리큘럼 등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해외 유학이나 취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제가 외국에서 학부와 박사과정을 수학한 만큼, 제가 나왔던 학교들 및 제가 가르쳤던 미국 주립대학들과 교환학생 협정을 맺어 학생들에게 글로벌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교수님의 교육철학은?

저의 교육 철학은 학생들의 인도자이자 멘토가 되어 학생 개개인이 직업에 필요한 전문 기술을 배우면서 갖게 되는 필요를 해결해주는 것입니다. 제가 추구하는 교육은 교실 내에서 학생들을 동기부여하고 실제 프로젝트의 다양한 설계 환경에 대한 정보를 학생들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보다 창의적으로 접근하라고 하면서도 실제적인 기회와 제약에 기반을 두고 설계하고 계획하라고 도전합니다. 저는 학생들이 다양한 방법과 대안을 탐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짐으로써 설계 및 계획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찾도록 자극합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및 노스캐롤라이나 A&T 조경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은 다양한 측면에서 저의 교육 철학에 매우 좋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저는 다양한 강의를 통해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들과 귀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대인관계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었고 조경학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 자신감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맡겨진 작업 외에도 설계 사고에 대한 대안적인 접근법들을 배웠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를 바라보고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저의 교육과 실제적인 경험들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넓고 포괄적이면서도 여러 학문과 인종을 뛰어넘는 접근법을 통해 연구, 계획 및 설계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합니다. 저는 지역 정보와 함께 조경학, 환경적 설계 및 계획에 대한 이해를 계속해서 높여가고 생태계와 환경학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하여 선생이자 연구자로써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할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대학원에 진학하신다는 것은 우선적으로 학문을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크실 겁니다. 그 학문적 갈증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대학원 2년의 생활이 학위만을 위한 것이아닌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공부를 계속 하는 것이 좋은지, 실무위주의 사람인지, 아니면 다른 길이 있는지 등을 고민하며 인생을 설계하는 중요한 시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학문적 성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들을 공유하면서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제 소망입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잘 찾고 열심히 하다보면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조경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조경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 길이 어려운 것입니다. 그 속에서 함께 걸으며 좋은 결과를 내길 바랍니다.



[공학/도시대학원 전공자들 미니인터뷰]

공학대학원 생태조경학과 조경·생태복원전공의 강점은?

공학대학원에는 실무를 병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조경이라는 틀 안에서 가치쳐서 모든 방면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조경의 여러 공정에 계신 분들을 만나면서 서로 신뢰를 쌓아가서 함께 일하는 일들도 일어납니다. 뿐만 아니라 오너도 있고 직원도 있으니 각계각층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언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조회는 공학대학원, 도시대학원 두 대학원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학계와 업계로 많이 분포하고 있는 동문들을 통해 학계와 업계 네트워크를 다 가지고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초빙교수님들이 매학기 바뀌는데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일하면서 만나지 못하는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특히 30대로서는 더욱 좋은 점이 될 수 있습니다. 초빙교수님들은 현역에 오래 계시기도 하시고, 학문적으로도 완성되신 분들이셔서, 이분들로 하여금 학문과 실제 사이의 간극을 많이 좁힐 수 있습니다.
생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보니 학업을 병행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긴 합니다. 추천을 한다면 30대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미리 대학원 과정을 해놓으면, 사회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40대에 활용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분위기 자체가 끈끈하고 똘똘 뭉치려는 분위기여서 신입생들이 들어와도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습니다. 나이를 떠나서 서로가 친밀하게 챙겨주는 분위기입니다.

도시대학원 도시설계경관생태조경학과 랜드스케이프어바니즘전공을 하며 얻은 이점은?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전공은 다양한 전문분야들이 융합되는 것이 특징으로, 특정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것들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깁니다. 조경, 부동산, 도시 등 도시에 필요한 것들을 융합해서 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환경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학과 내용은 보통 작은 부지를 다루는데, 시야가 넓어져서 설계할 때 부지 밖의 다양한 것들을 고려하게 되는 것들을 배웁니다. 아울러 도시계획 등 다른 전공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며 도시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집니다.
오만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이곳으로 왔습니다. 오만에는 랜드스케이프 분야가 없는데, 이곳에서 그린인프라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됐습니다. 고국에 돌아가서 이 전공에 대해 소개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모인 만큼 서로의 문화를 경험하고 그들의 도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문화적 경험이 확장됩니다.
학교 내 외국인을 위한 모임과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동기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배들도 있어 학문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여러 도움을 얻을 수 있기에 외국인에게도 추천합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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