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를 목전에 둔 구시대의 유산을 복합문화시설로 ‘COSMO 40’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건축도시정책연구 네트워크’ 폐공장 재생사례 답사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9-05-14


철거를 목전에 둔 구시대의 유산을 새로운 공간으로 재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가도로가 선형공원이 되고, 폐건물이 카페가 된다. 인천 가좌동의 공장단지에도 폐공장이 새로운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한 사례가 있다. COSMO 40이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소장 박소현)는 ‘도시재생기업(CRC): 중간지원조직의 새로운 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제6차 건축도시정책연구 네트워크’의 일환으로 지난 4월 17일 인천의 COSMO 40을 답사했다.

‘코스모40’는 인천광역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약 2만평의 코스모화학 공장단지의 한 동이었다. 1989년 준공되어 1990년부터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가동되던 공장이 울산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전체 45개동은 단숨에 철거대상 리스트에 올랐다.

그중 정제시설이었던 40동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수평적인 것이 특징인 대부분의 공장건물과 달리 40동은 수직적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총 4층의 건물은 꼭대기부터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화학약품을 정제하는 공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코스모40은 1, 2층이 MAIN HALL로서 하나의 대공간이고 3, 4층이 HOIST HALL 로서 또 다른 대공간을 이룬다. 성훈식 디렉터는 이 공간을 재생하는데 있어 공간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1, 2층은 최대한 그대로 두면서 다양하게 활용하도록 하고, 3, 4층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카페와 같은 근생시설이 들어섰다. 그리고 같은 기초 위에 별동을 지어 3층으로 연결하는 동선으로써 기능한다.


MAIN HALL

큰 탱크 두 동이 들어섰던 자리는 설비가 나가도 난 뒤 의외의 공간감을 준다. MAIN HALL은 500여 평에 달하는 천고 8m의 대공간으로 전시, 공연, 마켓, 행사, 촬영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에 필요한 전기설비, 난간 정도만 바꾸고 나머지는 그대로 둠으로써 과거를 기록하고 있다.

전시와 공연이 이루어졌으며, 공단이다 보니 밤새하는 공연이나 주말공연에도 민원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기획하는 사람에 의해 무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가변적으로 활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큰 차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셔터가 설치되어 있다.


옛 것은 옛 것처럼 보이고, 새 것은 새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이 전체 디자인의 의도다. 기둥에서도 옛것과 새것의 차이가 드러난다. 조명의 색은 전시계획에 따라 바꿀 수 있다.


1층에서 올려다본 메인홀. (구)전기실은 행사의 백룸이나 독립된 별도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2층의 공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2층의 공간


숨겨진 아래쪽 공간에는 예전기초와 새 기초를 볼 수 있다.


HOIST HALL (3F)

12m의 높은 층고를 가진 대공간으로 독립된 행사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대규모 행사의 경우 1,2층의 메인 홀과 연계할 수 있다. 두 조의 호이스트는 작동 가능해 전시 인트로를 걸거나 공연 퍼포먼스용으로 사용하는 등 다양하게 사용한다.

3층 신관의 라운지에는 F&B 매장이 위치하고 있으며, 사전 협의 하에 행사와 연계해 운영할 수 있다. 제어실은 행사의 백룸 또는 단독공간으로 이용 가능하다.






4층에서 내려다본 3층




4층에서는 과거 사일로들이 있던 곳을 확인할 수 있다. 4층은 일반에 개방하지 않는다.

성훈식 디렉터((주)에이블커피그룹 대표)는 합정동 창고를 리모델링해 카페로 활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프린팅 공장을 리모델링 하는 등 크고 작은 경험이 있다. 건축재생에 관해 그는 “전체 프로젝트의 핵심은 건축물을 어떤 디자인으로 얼마만큼의 예산을 들여서 고치느냐가 아닌 어떤 프로그램으로 지속가능하게 할 것인가이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은 고유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의 고유성은 지역적 특성에서도 나오지만 지역주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좋아했는가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이후부터는 사용자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6차 건축도시정책연구 네트워크는 국비지원 도시재생사업 종료 이후 지자체와 민간의 자생적 도시재생을 지속하기 위한 도시재생기업(CRC)의 정책적 효과를 점검하고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정책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박소현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소장


공간을 설명하고 있는 성훈식 디렉터((주)에이블커피그룹 대표)

외부에서 3층 카페로 연결되는 계단


3층 카페와 연결되는 정원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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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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