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생태도시 전략, 브라질 ‘꾸리찌바’에서 배운다

생태도시포럼, 발족 21주년 기념행사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9-06-28


생태도시포럼 발족 21주년 기념행사 ‘생태도시의 의미와 생태도시 실현을 위한 우리의 역할’을 주제로 지난 20일(목)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됐다.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은 ‘꿈의 도시 꾸리찌바, 그후’ 발제를 통해 브라질의 생태도시 꾸리찌바의 ‘스마트한 생태도시 전략’ 6가지를 소개했다.

꾸리찌바는 우선 지속가능한 도시교통 시스템을 위해 ‘대중교통 지향형 도시개발’을 추진했다. 대중교통축을 중심으로 선형집중 형태의 고밀도 압축도시개발을 통해 공원, 상점, 학교, 교회, 직장, 가정 등 주요 기능은 대부분 500m 안에 집중시켜 건설하고 주요목적지는 정류장 근처에 두어 차 없이 이동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는 전략이다. 아울러 도시중심지 5개 간선도로를 ‘교통정온화지역’으로 지정해 시속 40㎞로 제한하고 오염물질 흡수와 대기질 개선을 위해 수목을 집중해서 식재했다.

둘째로 하천의 친환경적 관리와 공원녹지 전략이다. 에어컨 대신 자연통풍 및 자연채광 시스템을 채택해 저소비를 구현하는 것으로, 불과 40여 년만에 34개의 공원과 숲을 조성했다. 여기에 인공지반녹화나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권장하고 있다.

생태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쓰레기 재활용전략도 있다. 지역화폐를 이용한 녹색교환전략으로, 재활용품 4㎏당 농산물 1㎏으로, 기름 1ℓ를 농산물 1파운드로 교환하는 등의 내용이다. 이를 통해 생태발자국 저감뿐만 아니라 빈민에게 식량 및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혜의 등대’라는 작은 도서관을 빈민가에 조성하는 공동체형 문화도시 전략은 사회발전에 따라 과학적 연구와 기술적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Fab Lab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각종 디지털기기와 소프트웨어, 3D프린터와 같은 장비를 구비하고 있어 예비 창업자나 중소기업가가 아이디어를 구현해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먹거리 계획 시범도시로서 ‘민중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시 직영으로 서민, 특히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영양을 고려한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며 시 정부 보조금이 투입돼 음식 가격이 저렴하다. 민중식당의 식재료는 공동체 텃밭이나 학교 텃밭 등을 활용해 도시농업의 기반을 확충하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남미를 대표하는 스마트시티 건설 전략에 따라 브라질 최초의 인터랙티브 거리를 조성했다. 어떤 응용프로그램도 다운로드 할 필요 없이 거리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IoT 기반의 주차장 없는 공유자전거 및 스쿠터 시스템, 스마트시티 엑스포 개최 등을 실현하고 있다.

박 소장은 우리나라 스마트시티에 과열된 양상에 대해 “연구과제 주제가 스마트시티가 아니면 용역비를 받지 못할 정도”라 지적하며 “기후문제나 미세먼지, 폭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차를 줄여야하는데 경기도에서 서울까지의 출퇴근시간을 줄인다거나 AI를 이용해 도시내 주차장을 찾아가는 등의 기술만이 중요할 뿐 차를 줄이거나 주차장을 내모는 등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없다. 생태도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건원 호서대 교수 또한 토론에서 “스마트시티의 기술들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면이 강조되고 있으나 우리가 가장 우위에 두어야 할 것은 안전과 생명이 결부되어 있는 환경과 생태”라고 강조하며 환경적 스마트시티나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


이강오 한반도숲재단 추진본부장, 오충현 동국대 교수,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 이건원 호서대 교수, 허영록 전 회장(강남대 교수)

이날 이상적인 생태도시의 모습과 생태도시의 전망 등에 대해 토론이 있었다.

이강오 한반도숲재단 추진본부장은 도시경영 차원에서 “가지고 있는 자원을 극대화하는 것이 도시경영인데 프로젝트 사업을 집행하는 것에만 움직이는 도시행정에만 치중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관료적 행정을 집행하는 구조 대신 전문가에 의해 책임경영을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거버넌스’를 강조했다. 스테파노 만쿠소의 『식물혁명』에 의하면 대부분의 동물은 분열하면 죽음이지만 식물은 분열하면 재생과 확장한다며 “식물은 잎이나 뿌리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기에 훨씬 더 진보적이다. 지금까지 도시를 꾸려온 태도가 동물적이었다면 앞으로는 거버넌스를 핵심가치로 식물처럼 진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충현 동국대 교수는 에너지 저감에 측면을 짚었다. 브라질 생태도시 꾸리찌바는 자동차를 줄이기 위해 BRT를 이용한 대중교통 이용정책에 성공을 이뤘다. 오 교수는 꾸리찌바가 서울과 다른 점은 ‘비용’이라면서 “일산이나 파주 등 신도시에서 서울에 올 때는 서울시민보다 많은 비용을 부담하는 반면 꾸리찌바는 거리에 상관없이 같은 비용으로, 도심에 가까운 사람들이 그만큼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거리 거주민이 비교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경훈의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 에 의하면 뉴욕은 자가용을 가지고 다니지 않고, 컴퓨터는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가벼운 것을 선호하며, 걸어 다녀야 하기에 편안한 신발을 선호한다고 한다. 오 교수는 이러한 측면에서 서울의 에너지소모량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생태도시포럼은 1998년 민간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발족된 생태도시에 관한 연구모임으로, 현재는 시민, 전문가, 공무원 등 누구나 참여가능한 열린 형식의 포럼이다. 포럼에서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지향하는 도시계획, 환경계획, 건축, 도시예술 및 문화, 도시건강 등을 다루며 종합적이고 융합적인 차원의 주제를 발굴, 논의해 도시 미래를 위한 방향과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고 있다. 2000년부터 서울시가 간사 역을 담당하고 있다.

권기욱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생태도시포럼은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한 연구모임으로 시민, 전문가, 공무원 등 누구나 참여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지향하며 종합적이고 융합적인 차원의 주제를 발굴해 도시 미래를 위한 방향과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는 소통의 장이었다.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서울이 보다 더 살기 좋은 생태도시로 변화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축사했다.

이은희 초대회장(서울여대 교수)은 “벽면녹화, 옥상녹화의. 녹지를 확대해서 그린테크놀로지를 이용해 미세먼지나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도시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독일의 생태면적률 제도가 우리나라 신도시에 적용되고 있는데, 구도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생태재개발 개념을 도입하는 등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허영록 전 회장(강남대 교수)은 “미래 지향적 도시공간을 만들어가는 가운데 우리의 의식은 기술을 넘어서서 인간성의 회복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포럼은 21년간 환경정책이나 기술뿐만 아니라 도시문화, 공유경제, 예술, 치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앞으로도 생태도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다방면의 주제를 다루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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