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조선왕릉, 경관의 가치와 활용방안은?

문화재청 ‘전통조경식물보급센터’ 조성
라펜트l기사입력2019-06-30


조선왕릉 세계유산등재 10주년을 맞아 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국민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열렸다. 문화재청은 궁능유적본부 출범과 함께 궁능의 역사경관림 보존을 위해 ‘전통조경식물보급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며, 활용방안과 함께 ‘경관’이 중요요소인 만큼 경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사)한국조경학회는 ‘조선왕릉 세계유산 등재 1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지난 28일(금)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개최했다.

조선왕릉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공간구성, 당시 예술수준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석물과 건축물을 자랑하며 현재까지도 제례를 통해 이어져오는 조상 숭배의 전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아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 직무대리는 “문화재청은 조선왕릉의 탁월한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 10년간 왕릉 내 부적합 시설물의 철거, 능제 복원, 전통조경의 보존, 관리 등을 통해 유네스코 권고사항을 이행해오고 있다. 조선왕릉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문화유산으로 자리하기 위해 활용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며 보존관리계획을 새롭게 수립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상석 (사)한국조경학회 회장은 “궁능유적은 우리에게 중요한 문화유산인 만큼 조선왕릉의 가치와 잠재력을 높이고 국민이 문화재를 향유할 수 있는 정책과 모두가 공유하는 문화공간 플랫품 구축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환영사 했다.

문화재청은 궁능의 역사경관림 보존을 위해 ‘전통조경식물보급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조선시대 궁능의 정원관리기구인 장원서의 기능을 현대적으로 계승발전하고 전통조경식물자원을 집중 육성보급하기 위함이다. 센터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총 155억을 투입해 남양주 홍릉과 유릉에 설치될 예정이다.

센터는 분산되어 있는 5개의 양묘장을 통합·정비해 맞춤식 양모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삼척 준경묘·연경묘 소재 문화재 보수 복원용 목재 생산림을 집중관리한다. 생태해설가 양성 및 전통식물 활용 체험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며, 궁능 지정 천연기념물 6종의 후계목 증식도 이루어진다.

뿐만 아니라 궁능 전통조경식물 연구 및 기록화 사업도 이루어지며 한국전통대학교 전통조경학과의 현장실습장으로도 이용될 예정이다.


나명하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장 직무대리


이상석 (사)한국조경학회 회장

이날 쟁점은 태릉과 강릉, 태릉선수촌에 대한 내용이었다. 등재에 따른 이행 확약사항에 따르면 태릉권역 클레이 사격장과 체육훈련시설의 철거, 의릉권력 한국예술종합학교 건물철거, 서오릉권역 서축 건물 환경개선을 수행해야 한다. 권고안으로는 12개 권역 완충구역의 적절한 개발을 위한 지침 제정, 관광관리계획 수립과 실행, 유적의 해설을 친화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홍윤순 한경대 교수는 “태릉, 강릉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가 크지만 태릉선수촌 또한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다”며 이곳은 ‘경관’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3D 시뮬레이션으로 경관영향의 민감도를 분석해 일부 철거, 일부 보존 및 활용이 가능하다는 결과로서 공존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보존되는 체육시설은 비보림 등으로 가리면서 경관을 살릴 수 있으니 함께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이코모스 한국위원회 부위원장)은 “태릉과 강릉의 지형과 경관의 원형 회복은 이행해야 할 약속이나 체육시설을 흔적도 없이 철거하는 것이 유일한 이행방식은 아니”라며 “태릉과 강릉의 원지형과 경관을 복원하되 완전성의 회복과 상충되지 않는 기존 시설에 대해서는 근대체육의 기억을 적절한 수준으로 보존함으로서 역사층위를 중층적으로 보존하는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왕릉영역의 보존을 전제로 시민들의 참여와 소통을 통해 도시왕릉으로서의 특성에 합당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경희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관 또한 “태릉선수촌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태강릉의 온전한 보존을 위채 철거를 약속한 것도 사실이다. 철거를 약속한 상태에서 공존에 대한 대안이 나온다면 국제적 절차를 명확하게 밟아야 하며,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센터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진성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팀장은 “이종문화간 공존가능성이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행여부가 과제로 남아있기에 국내차원에서 합의를 이루고 수정된 복원계획을 세계유산위원회에 보고해 잘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창환 상지영서대 교수는 “태릉이 10년 버텼는데 다시 시작되는 게 아쉽다. 대한체육회는 정부로부터 3천억을 받아서 진천에 선수촌을 지었다. 태릉선추촌 안에는 강릉의 제실이 있었기에 복원해야 한다. 국제적 기준을 검토해보고, 유네스코, 이코모스와의 협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왕릉은 문화유산이지만 경관적 요소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경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소현수 서울시립대 교수는 “조선왕릉은 가지고 있는 식생경관의 차별성이 있기 때문에 왕릉별 차별성을 경관별로 차별화시킬 수 있다”며 경관의 가치와 조경분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문헌자료에 대한 체계적 정리와 조선왕릉별 산재한 경관자원에 대한 기록화작업이 필요하며, 개발 왕릉별 경관자원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전했다.

허권 몽골국제대 부총장(전 이코모스 코리아 부위원장)은 “조선왕릉은 경관 등 자연환경적 요소가 강세를 보이며 도심속 쉼터, 공원의 역할도 하고 있다. 경관의 훼손을 막기 위해 지자체나 중앙부처와의 협력이 필요하고, 수목의 보호육종의 과학적 관리체제가 완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경희 학예연구원은 “경관적 의미가 강한 조선왕릉에 대해서는 경관보존이 중요한 주제인 만큼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경관은 사계절마다 풍경이 다르고 식물의 성장에 따라 윤곽도 변화하기에 완충구역의 경관도 도시기능 및 건물형식의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으니 경관의 완전성에 대한 지혜로운 해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왕릉의 보호지역은 1756.9ha인 반면 완충지역은 4251.7ha로 완충지역이 넓으나 완충지역에 대한 활용도가 낮기에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이창환 교수는 “유네스코 권고사항인 완충지역에 대한 해설, 복원, 서비스, 제례문화, 먹거리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12개 완충지대에 대한 적절한 개발지침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엄서호 경기대 관광문화대학 명예교수는 발표를 통해 “문화재가 영향을 주어 차별화된 생활문화는 유산관광의 가장 중요한 콘텐츠”라며 “완충지역 주민에게 단순 보상차원이 아닌 차별화된 생활문화 조성을 통한 정체성 제고차원의 적극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산영향권의 일부 완충지역을 ‘세계유산마을만들기’ 등으로 브랜딩하고, 주민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컨설팅, 마중물사업 등 계획을 수립해 예산을 지원하고, 제향스테이나 민박, 식당 등을 육성한다. 또한 제향음식 제조법을 완충지역 마을기업에 전수해 관광상품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지역주민의 공연콘텐츠 발굴, 조선왕릉 경관해설가 양성, 재현배우 등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등을 꾀할 수 있다.

이원호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조선왕릉은 조상에 대한 ‘효’와 ‘예’아 문화로 남아있는 것으로 우리나라만의 문화이니 인물과 사건, 장소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해 왕릉과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세계유산센터의 자료제공 및 홍보 ▲모니터링에 대한 준비 및 제도화 ▲개성에 입지한 제릉과 후릉을 포함하는 월경유산이나 연산군과 광해군묘 추가 등재 ▲동아시아 유사유산의 보존관리 협력 등에 대한 내용들이 함께 논의됐으며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논의하며 풀어가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 엄서호 경기대 명예교수, 이창환 상지영서대 교수, 홍윤순 한경대 교수, 김흥년 궁능유적본부 임업사무관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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