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디자인에 발목잡힌 서울시, 양재고개 사업 지연

당선작은 설계 불가능한
기술인신문l정진경 기자l기사입력2019-07-02
서울시가 발주한 양재고개 녹지연결로 조성사업이 외국회사의 디자인에 발목이 잡혀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양재고개 사업은 경부고속도로로 단절된 우면산의 녹지축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7년 4월에 국제설계공모로 사업을 시작했고 같은해 6월에 리투아니아의 Ivane Ksnelashvili(이하 이반)가 공모 당선자로 선정되었다.


양재고개 녹지연결 교량 설계공모 당선작

벌써 설계가 완료되어 시공에 들어갔어야 할 사업이 당선자 선정후 2년이 지나도록 설계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이 지연된 원인은 디자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서울시는 2017년 가을부터 실시설계를 시작했지만 설계공모에서 당선된 디자인으로는 설계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디자인을 변경했다.  서울시가 국내 토목구조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당초 디자인대로는 구현이 어렵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디자인을 변경해서 설계를 다시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당선자측에서 변경된 디자인에 대해서 당초설계비와 동일한 디자인비용을 지불하라고 주장하고 있어서 서울시는 입장이 난처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발주방법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디자인 경쟁에서 당선된 당선자에게 실시설계권까지 준 것이 잘못되었다는 의견이다.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게 토목구조설계가 대부분인 사업의 설계권을 주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실시설계권까지 줄 것이었으면 입찰 참여 요건에 구조설계 자격을 명시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디자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설계는 국내의 C사가 주관해서 진행하고 있다. 당초 당선자가 설계권을 가지도록 되어 있었지만 당선자가 구조설계 능력이 없는 것을 알고 서울시는 국내 설계사를 참여시킨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설계를 맡은 국내설계사의 지분율은 50%가 채 안되는 금액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자인 비용이 실시설계비의 반이 넘는다는 것이다.

현재 이 사업의 실시설계는 도시기반본부 토목부에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실시설계 이전의 디자인 공모단계는 도시공간개선단과 자연생태과가 맡아서 했고 서울시 총괄건축가도 관여했다. 도시기반본부 토목부는 이미 확정된 디자인으로 실시설계와 공사를 하는 역할인 것이다. 

이에 대해서 업계의 한 엔지니어는 "누가 봐도 도시공간개선단, 자연생태과, 총괄건축가라는  조직들이 교량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조직은 아닌데 사업을 주도해서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업의 실시설계완료 계약기간은 지난 6월30일까지였지만 추가 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설계공모 당시에는 2019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
_ 정진경 기자  ·  기술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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