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문화 대중화, 대중에게 자주 노출돼야″

[인터뷰] 김성숙 뉴욕식물원 프로정원사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9-07-12
식물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면서 이를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식물원이나 수목원에서 가드너를 희망하며 다양한 교육을 받는 사람들도 많다.

김성숙 프로정원사는 뉴욕식물원에서 10년간 활동한 베테랑이다. 전문가로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정원문화의 대중화를 위해서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녀는 “정원문화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원이 대중에게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며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조경과 정원의 이야기들을 다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그녀에게 미국의 정원사에 대한 인식과 식물원 시스템, 그리고 한국의 가드너들이 유튜브를 시작했으면 하는 이유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성숙 뉴욕식물원 프로정원사 / 김성숙 제공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조경학과를 전공하고 미국에 와 조경회사에서 근무하다, 진로를 원예로 바꾼 김성숙입니다. 현재 뉴욕식물원에서 정원사 및 원예교육가로 10년차 활동 중입니다. 뉴욕식물원에서 저는 원예부서에 속해있고, 제가 담당하는 부서는 전시온실 부서입니다. 다양한 생태계에서 자라는 식물들, 사막식물, 열대식물, 수생식물, 희귀식물을 보살피고 가꾸는 일을 하고 있으며, 일년에 3~4회 열리는 정원전시회 설치작업에 참가해 다양한 정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뉴욕식물원 원예학교 학생들, 자원봉사자들을 실습시키면서 멘토 역할을 하며, 부차적으로 원예수업을 미국인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김성숙TV가드닝스쿨 유튜브채널을 개설해서 운영 중에 있습니다. 


'정원사'가 하는 일과 사회적 인식이 궁금합니다.

먼저, 정원사에 대한 정의를 잠깐 언급하겠습니다.

‘정원사’를 한 줄로 정의하자면, 정원을 가꾸는 사람입니다. 취미로 일하는 사람도 정원사라고 불리고, 프로마인드를 갖고 직업으로 일하는 사람도 정원사라고 불립니다. 일반적으로 랜드스케이퍼는 일정 원예교육을 받지 않고 잔디를 깎거나 나무를 심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단순노동의 일만 하는 랜드스케이퍼도 때론 정원사라고 불립니다. 대부분 남미에서 온 이민자들이 많습니다. 

‘몸만 쓰는 아마추어 정원사인가’ 아니면 ‘전문지식을 갖춘 프로정원사인가’에 따라 사람들이 정원사를 보는 사회적 인식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이점 때문에 수목원, 식물원 등 등 원예전문분야에 계시는 분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강조하기위해 정원사라는 단어 대신 ‘프로정원사’ 또는 ‘원예사’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정원사가 하는 일은 속한 기관에 따라 달라집니다. 수목원, 식물원에서 일하는 정원사는 조경회사에서 일하는 정원사와 하는 일이 다릅니다. 하지만 식물을 다루고 주위환경을 개선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프로정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우호적입니다. 프로정원사 또는 원예전문가라고 불리는 직업은 제 경험상, 전문직종으로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개방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미국사람들 성향 때문에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가 좋아서 직업을 선택하고 행복한 삶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식물원에서 일하고 있으면 “아름다운 꽃들과 식물들에 둘러싸여 일하는 당신이 부럽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게 가꿔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좋은 구경하고 갑니다”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프로정원사는 전문가라는 사회적 인식이 보편적입니다.


뉴욕식물원의 운영시스템이 궁금합니다.

세계 최고 식물원 중 한 곳인 뉴욕식물원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해마나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100만 명의 관람객들로 북적입니다. 총 250에이커(약 100헥타르)의 면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50에이커는 개발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고이 보전하고 있습니다.

뉴욕식물원은 뉴욕시 브롱스 자치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매년 다양한 정원 전시회 및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891년에 설립된 뉴욕식물원은 아름다운 정원과 식물로 가득 찬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불립니다. 뉴욕식물원은 장미원, 다년초원, 암석원, 침엽수원, 목련원, 철쭉원, 어린이 정원 등 총 50개의 주제정원과 함께 재배식물 15,000종, 총 식물은 100만 여종입니다. 약 780만 점의 표본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뉴욕식물원이 제시한 업데이트 된 비전을 아래에 옮겨봅니다.

The New York Botanical Garden is committed to preserving and protecting the planet’s biodiversity and natural resources and enhancing human well-being by educating, training, and empowering the next generation of Earth’s caregivers—in partnership with both local and global communities.
뉴욕식물원은 현지주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커뮤니티와 파트너십을 맺고, 다음세대를 교육, 훈련시켜, 지구 생물의 다양성과 천연자원을 보전, 보호하고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킬 것에 서약합니다.  (출처 : 뉴욕식물원 홈페이지)
뉴욕식물원 전 직원은 460명입니다. 재무회계부서, 마케팅부서, 경영관리부서, 인사부서, 건축 및 조경부서, 원예부서, 교육부서, 연구부서 등 11개의 부서들이 존재하며, 분업화가 잘 되어있습니다.

원예교육은 뉴욕식물원 원예학교와 성인교육 프로그램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소수정예 전문가를 발굴하는 원예학교는 2년 풀타임 과정입니다. 성인 교육프로그램 과정에는 여름 인텐시브 프로그램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워크샵, 세미나, 일반 교육프로그램, 가족 프로그램, 어린이 프로그램 등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성인 교육프로그램에서는 원예 및 가드닝교육, 프로 정원사교육, 정원 및 조경설계, 꽃꽂이, 일러스트, 웰빙 등 다채로운 수업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뉴욕시가 뉴욕식물원의 부지와 건물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The New York City Department of Cultural Affairs에서 들어오는 공공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매년 운영비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운영비는 자본금, 기부금, 운영기금, 새로운 착수사업계획 기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업스폰서, 재단, 개인기부금, 단체기부금, 정보보조금, 자체수입 등으로 수입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뉴욕식물원은 자연과학, 원예, 교육에 중점을 두고 운영 관리되어 오고 있지만, ‘브롱스 그린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근지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으며, 지역공동체의 수요와 문화를 반영한 ‘엔터테인먼트의 장’으로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적절히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관람객들의 욕구에 부합하기 위해 발 빠른 홍보 및 마케팅을 인쇄물, 인터넷 홈페이지, 유튜브, 소셜미디어 등를 통해 적극적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뉴욕식물원 다년초정원 / 김성숙 제공

뉴욕식물원 장미정원 덩굴장미 / 김성숙 제공

뉴욕식물원 정원전시회 / 김성숙 제공


유튜브채널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한국에 계신 가족 및 식물애호가분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 한국 정원문화 대중화 확산에 기여하고 하고 싶은 마음,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복합적으로 맞물렸습니다.

유튜브를 3개월간 운영하면서, 유튜브 구독자님들이 정원 및 조경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한국에 미국의 정원문화를 알리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뉴욕식물원에서 일하면서, 한국에서 오신 수목원·식물원 관계자분,  조경분야 관계자분, 학계 관계자분들을 만나면서, 한국의 정원/조경 분야에 계신 분들이 끊임없이 배움을 갈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앞으로 조경분야, 식물원의 성장을 이끌어갈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식물을 다루는 직업군을 가진 분들과 학생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조경과 원예를 공부하는 학생 분들에게도 ‘지식공유’를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조경을 잘하기 위해서는 식물을 잘 알고 조화롭게 식물을 적재적소에 배치를 해야 눈도 즐겁고 식물도 오래 살면서, 조경, 정원도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리고 싶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김성숙TV가드닝스쿨의 궁극적인 목표는 ‘배움을 통한 건강한 행복’입니다. 정원과 조경이 주는 이점을 대중에게 나눠드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고로, 김성숙TV가드닝스쿨에서는 가드닝, 정원디자인, 가든투어, 크게 3가지를 다룹니다. 가드닝수업에서는 식물키우기 및 정원가꾸기를 다룹니다. 예를 들어, 수국 꽃을 피우게 하는 방법 및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 등 오랜 경험을 통한 실용적인 지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정원디자인에서는 색감에 따른 디자인 및 식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가든투어에서는 미국에 있는 전원주택, 공공정원, 식물원 등을 둘러보면서 식물공부 및 느낀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제가 학부에서 공부했었던 유명한 미국 조경가의 조경작품(공원)을 투어하는 코너도 생각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가진 기술, 경험, 그리고 이야기를 잘 버물려서 유튜브수업영상으로 올릴 계획입니다.

김성숙TV가드닝스쿨 유튜브채널


조경, 정원관련 분들이 유튜브채널을 시작했으면 하는 이유는?

유튜브검색에 한국어로 정원사를 쳤더니, 게임영상들로 도배되어 있었습니다. 식물이라는 단어를 쳤더니, 또 게임이 나왔습니다. 지난 몇 년간 유튜브는 정보검색이라 검색엔진으로 크게 발돋움 했고, 대중들도 일반티비보다 유튜브채널을 더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유튜브라는 ‘영상 백과사전’에서 정원사, 식물, 정원가꾸기, 식물원, 수목원, 공원, 조경 영상들이 현저히 빈약한 상태입니다. 정원문화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중에게 노출이 되어야 합니다. 

유튜브채널에서 여러분들의 활약이 적극적으로 필요합니다. 조경과 정원발전은 여러분들 도움 없이 성과가 빨리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 분야 사람들이 뭉쳐서 지식을 공유하면 그 파급력이 커질 겁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세계로 뻗어가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 툴을 이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꼭 개인이 아니더라도, 수목원, 식물원, 기업에서라도 유튜브채널을 홍보마케팅 툴로 적극 활용해서 정원, 조경 영상들이 검색에 많이 노출되는 선순환의 과정에서 정원, 조경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어디서나 기획, 촬영, 편집, 방송이 가능합니다. 자신만의 영상,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한다면, 정원업계, 조경업계도 더욱 더 활력을 띨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조경, 정원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뭐든 혼자 하면 힘들고 재미가 없습니다. 공통관심사를 나누면 삶에 활력이 생깁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관심사인 조경과 정원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인터넷상에서,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함께 만들어 갑시다. 개인이 가진 기술, 경험, 이야기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개인 각자가 가진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유튜브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지식공유를 통한 마케팅까지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원, 조경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시고 식물공부, 가드닝공부, 정원공부, 조경공부를 함께 하다보면, 어느새 조경과 정원에 대한 관심이 열정으로 바뀔 것입니다. 함께 합시다. 아름다운 조경과 정원을 통해 사회개선에 이바지합시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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