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그린어바니즘에 대한 다양한 시각

(사)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제6차 학술발표회’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9-07-21



스마트 그린도시를 위한 거시적 담론부터 제도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논의되는 장이 열렸다.


(사)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제6차 학술발표회’가 지난 19일(금) 고려대학교 하나스퀘어에서 개최됐다.


김정곤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자연가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 생명체가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가 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라고 설명하며 ‘현대 도시문제와 스마트 그린어바니즘’을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발표회에서 많은 의견이 공유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황희연 LH토지주택연구원 원장은 “스티븐 잡스의 말 중 창조는 연결을 통해서 온다는 말이 있다. 경쟁력은 여러 요소, 여러 분야를 어떻게 잘 결합을 시키느냐에서 온다. 경관, 조경, 도시를 융합하려는 학회의 생각은 시대를 앞서나가 창조적인 분야를 만들고 있다”고 축사했다.


기조강연 조세환 한양대 도시대학원 명예교수는 ‘생명경관의 도시: 사피엔스의 자연 길들이기 문명의 진화’를 주제로 약 600만 년 전 인류의 인지혁명부터 지금까지 도시의 발전과 변화에 대해 거시적 관점에서 짚어보고 미래 도시를 예측했다.


특히 작금은 물리학, 디지털기술, 생명공학이 거듭제곱적 융합으로 AI, 빅데이터, IoE, 자율자동차, 가상현실, 그리고 4D바이오프린팅, 생체합성 차원까지 새로운 기술들이 출현하고 있으며 ‘스마트시티’가 등장해 다차원적 도시로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고 짚었다.


조세환 명예교수는 미래 도시의 키워드는 ‘지속가능성’으로 기후변화, 열섬현상, 온실가스, 미세먼지 등의 문제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공원을 디지털 기술과 융합해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디지털 인프라 파크’ 시대로 변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도시 자체가 자연의 작동성, 즉 물질과 에너지의 초연결과 매개, 순환성을 닮아 유기체가 연결되어 스스로 작동하듯 도시 또한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자원과 에너지를 순환하는 유기체적 구조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도시는 “자연을 요구하는 98.4%의 생물학적 유전자와 도시를 건설코자 하는 1.6%의 문화적 유전자 모두를 충족시키는, 인간 본성에 기반한 도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도시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그간의 기술적 접근에서 벗어나 보다 거시적이고 통섭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피엔스의 문화적 유전형질 ‘밈(meme)’를 들며, “생명경관도시는 문화로서 생각이 유전되어 기술, 과학, 인문학, 예술, 종교, 사회 모든 분야가 함께 공유해야 밈이 형성되고, 정권교체에도 변하지 않을 문화와 실행력이 생긴다”고 전했다.


이형주 환경과조경 기자도 토론에서 이 같은 생각에 동의하며 스마트시티를 보는 관점에 대해 시민이 아닌 정책과 공급자 중심의 기술만능주의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적정 기술 투입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남는 자원을 IT분야 외에 도시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분야로 제대로 분배해야 할 것”을 피력했다.

이밖에도 플로어에서는 “건설비용 산정시 사회적 비용에 대해 충분히 반영하기 위한 산정지표나 체계개발을 하고 스마트시티에 반영해야 할 것”, “한국형 스마트시티에 대한 이름과, 개념, 방식,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김정곤 (사)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회장



황희연 LH토지주택연구원 원장



조세환 한양대 도시대학원 명예교수


스마트 그린 국토도시를 위한 방안 중 하나인 ‘국토-환경계획’에 대한 내용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국토-환경계획’은 지속가능한 국토의 이용 및 환경보전의 보다 효율적 상호계획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자연·국토, 기후변화·에너지, 수질/수자원, 대기, 폐기물 등의 관리사항을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통합 수립하는 계획이다.


최희선 한국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토-환경계획’을 통한 스마트 그린시티를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2025년을 기점으로 인구감소, 공간의 효율적 이용 등이 중요해짐에 따라 국토 공간재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환경부 정책추진 동향을 보면 국가-광역-도시로 연결되는 생태축 구체화를 위한 법개정을 추진한거나 국토교통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콤팩트 네트워크 도시를 구축하거나 생활SOC와 연계해 복합기능의 혁신공간을 조성하는 등의 내용이다.


또한 폭염, 홍수, 미세먼지 등의 일상화로 복합적 기능의 그린인프라, 그린 LID 등 생태기반의 스마트 도시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영국 런던의 경우 국립공원애 적용되는 핵심원칙을 도시에 적용해 2050년까지 도시면적의 50%를 자연친화공간으로 조성하고 미세먼지 82%를 저감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세 번째로 생태환경, 대기, 물, 폐기물, 에너지, 건강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스마트 도시 환경관리를 확대해야 한다. 영국 런던의 경우 낙후된 지역의 재생프로젝트 일환으로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공원을 건립, 미기후, 대기질, 야생동물 센서 등을 통해 환경 및 야생동물 서식처를 관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토, 도시정책의 회복력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토도시의 정책방향이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주의 경우 도시홍수예방, 가뭄, 생태적 다양성, 경관,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는 ‘Water Sensitivity 도시’를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 등은 생활인프라를 통해 변화하는 기상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관리망을 확보하고 있다.


최희선 연구위원은 “삶의 질에 대한 기대와 인식수준의 증가, 다양한 리스크의 증가로 국토환경의 통합적 관리와 미래 변화에의 단계적 대응기반 확보가 중요하다”며 도시(환경)계획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논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찬 국토교통부 국토정책과 사무관은 토론에서 “국토-환경계획은 도시개발과 환경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정책으로 수립하다보면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개발과 환경, 그 안에서 소외계층이 발생하는 것을 줄이고 사람이 살아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해당사자 간의 문제, 파급효과, 현재 제도와 상충되는 부분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다니엘 오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는 “조세환 교수의 이야기처럼 문화적 유전형질과 생물학적 유전형질이 상호작용하며 도시가 만들어진다면, 국토부와 환경부 또한 대립이나 파워게임이 아닌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균형을 맞추는 계획이 됐으면 한다”며 정확한 문제의 파악과 포용하는 태도, 방법의 균형 등을 강조했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최희선 한국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생태도시의 방향성에 대한 꼭지도 있었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생태도시의 방향성’에 대해 발제를 통해 도시생태계 회복방안으로 ▲토양 및 물순환 환경회복 ▲에너지 사용절감 ▲녹지확충, 도시농업활성화 ▲지속가능한 토지이용계획(도시관리계획) ▲생물서식공간 확보 등의 방안을 꼽았다.


무엇보다도 “지속가능한 도시에 대한 시민의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최소한의 생태적 윤리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도시문제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생태지향적 의식의 생활규범화와 윤리의 성숙을 강조했다.


백운해 경동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토론에서 “생태도시의 방향성은 도시를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자연의 섭리에 따라 저관리나 관리를 하지 않는 방향일 것이나 도시에서는 인위적인 조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자연적으로 물이 흐르지 않는 천이지만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 인공적으로 물을 흘리면 생물들이 서식하듯 인위적 방법 또한 지속가능한 관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생명의숲 이사는 “서울은 어떤 단어로 정의하기 힘든 도시가 됐다. 여타 도시보다 자연과 공존해서 살기에 어려운 환경이 되어 있다. 이는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면서 역습”이라며 도시에서 자연과 공존하며 여러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jj870904@nate.com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