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환경복원업 신설, 협의로써 합의점 도출해야

환경부·동국대, ‘제1차 자연환경복원·조사업 연구 포럼’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19-08-22


환경부가 추진하고 동국대학교 생태계서비스연구소에서 수행하는 ‘자연환경복원·조사업 연구 포럼’ 제1차 연구포럼이 지난 21일(수) 서울역 AREX-1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자연환경복원업 신설의 필요성’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자연환경복원업의 신설의 타당성과 반대의견을 청취하고 의견차이를 좁혀나가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홍태식 (사)한국생태복원협회 회장은 “생태하천, 생태탐방로, 생태통로 등 공공기관 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토목공사업이나 조경공사업 면허로 발주돼 생태계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 부족한 상태로 시공해 사업결과가 생태복원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건설산업과 환경산업이 각각 ‘사람’과 ‘생태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국토교통부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위한 관점에서, 환경부는 사람을 생태계의 하나로 보고 생태계 보전의 관점에서, 산림청은 산림과 수목의 관점에서 접근하기에 각각의 결과물이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자연환경, 생태계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생태계서비스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생태복원 기술자 배출과 생태복원 기술자료가 충분히 확보됨에 따라 지속가능한 생태복원사업을 위해 전문업종 신설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향후 도입될 국정과제 ‘자연자원총량제’는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에 대해 개발사업 시행 전후로 자연자원의 변화를 평가하고 자연자원의 감소에 대한 상쇄 조치를 의무화하는 제도로, 개발사업지역 내 생태복원사업의 수요는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1년에 환경영향평가 건수가 3천 건에 달하며 자연자원총량제를 본격적으로 적용한다면 전문업종이 형성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발전할수록 기술이나 업종도 점점 세분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전했다.

홍 회장은 “그동안 무늬만 생태인 건설사업에서 벗어나 생태복원 전문기술자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며 “조경업체가 생태복원분야에 많은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해나가야 한다. 그러나 여태껏 조경이 해왔으니 생태복원업종 신설을 반대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 자연환경보전분야에는 자연생태분야 기술자뿐만 아니라 조경, 산림, 토목, 생물, 환경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훈 일송지오텍(주) 전무는 “자연환경복원분야는 기술인력, 가이드라인, 기술이 다 있는데 제도와 돈이 없는 상태”라며 “더 이상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전체적인 파이를 키워나가는 차원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통계연보에 따르면 환경산업 분류 중 ‘환경복원·복구’에 자연환경복원은 배제돼 있는 상태다. 총 8개의 분류 중 이 환경복원·복구의 비중은 1%로, 자연환경복원업이 추가된다고 해도 큰 변화는 없다. 결국은 파이를 키우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문석기 청주대 명예교수 또한 토론에서 “밥그릇 싸움대신 크게 상차림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자연자원총량제’가 큰 상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사업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차원으로 바라봐야한다는 시각에 동의했다.




홍태식 (사)한국생태복원협회 회장, 김경훈 일송지오텍(주) 전무, 오충현 동국대 교수, 문석기 청주대 명예교수, 황상연 국립환경인재개발원 팀장, 허영진 (사)한국생태복원협회 수석부회장, 성영구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부위원장

갈등의 쟁점이 되는 것은 조경, 토목 등의 사업참여요건일 것이다. 참여한 전문가들은 터놓고 이야기함으로써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황상연 국립환경인재개발원 팀장은 “복원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으나 누가 하느냐의 문제”라며 자연환경복원업 등록요건에 자격제보다는 경력제를 도입하는 방법이나 초반에 진입장벽을 낮추고 점차 강화하는 방법, 교육을 통해 자격을 부여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영진 (사)한국생태복원협회 수석부회장은 “환경기술자가 하던 환경영향평가도 기존 업에 전문기술인력이 만들어져 환경영향평가사가 수행하듯 자연환경복원업은 자연환경복원 기술자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환경복원은 이미 전문기술인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업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하며 업 신설의 필요성을 짚었다.

성영구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연환경복원업 신설을 반대하는 것이 위원회의 입장이다. 조경기술자의 참여조건을 막아버리면 해결이 나지 않는다. 지속적인 토론을 통해 서로 양보를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업 면허 두 개를 내고 자본금을 유지한다는 기준은 말이 쉽지 어려운 일이다. 새로운 면허 유지에 따르는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조경위원회의 입장을 전달했다.

김창수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사무국장은 “자연환경복원업이 신설되면 조경산업을 잠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발주자에 따라 조경공사업에서 수행하는 생태공사업까지도 자연환경복원업으로 발주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그는 조경진흥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업자가 참여하는 조건으로 협의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구호 장안 대표는 “조경분야의 반대는 기술자 진입장벽만 합의하면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합공사업 면허를 가지고 있는 업체는 자본금은 유지하고 기술자문제만 해결하는 등의 방안도 있으며, 입찰제도는 다른 공종과 컨소시엄으로 하도록 하는 등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하다. 가장 큰 문제는 건설분야의 반대”라며 이에 대한 해소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자연환경복원업 신설시 비전과 고려해야할 사항들에 대한 의견들도 있었다.

김경훈 전무는 “자연환경복원업은 복합분야로 지형, 토양, 식생, 서식지, 경관 등 모두를 포괄해야 하는 분야이며, 콘트롤타워의 위치에서 사업이 만들어져 다양한 전문영역이 협업을 이루는 형태”임을 강조하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영국 미래연구소가 발표한 ‘10년 뒤 등장할 미래직업보고서(2016)’에 ‘생태복원전략가’를 명시하고 있음을 꼽았다.

생태복원전략가는 식물, 동물, 자연환경, 공학, 미학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며 생태계를 대상으로 자연생태와 이를 둘러싼 구조, 사회적 구조 등을 새롭게 조성하는 일들을 하게 된다. 따라서 자연환경 전반에 대한 지식을 보유하고, 필요한 각 분야를 파악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조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는 “자연환경복원업의 미래를 위해 생태복원 기술개발, 서식지 복원 기술 개발, 복원 소재 발굴 및 산업화, 생태적 건강성 회복 등을 기반으로 자연자원총량제를 대비하고, 신기술과의 융합으로 4차산업으로 발전을 도모하며, 생태복원 프로세스를 정립해나가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기술의 활용성이 제고되고, 상생의 관계가 정립될 것이며 자연환경복원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황상연 팀장은 “자연생태복원사업이지만 도시지역에 들어가면 사람의 이용을 고려해 당초 계획하지 않았던 요소들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기에 생태복원인지 도시공원인지 모호해지는 사례도 있다. 환경부의 색깔을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석기 명예교수는 자연환경복원업이나 조경에 대해 잘 모르는 지자체가 많기에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동시에 배출된 기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수교육 및 평가시스템 운영으로 품질을 높이고 독립된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포럼은 9월 중 ‘복원·조사업 업무 영역 설정’과 ‘업 신설방안 검토’를, 10월 중 ‘복원·조사업 신설 기술 인력기준 설정’과 ‘업에서 배제되는 기존 수행자 현황, 구제 방안, 유사업과의 관계성’을 주제로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28일(수) 오후 2시 삼경교육센터 5층 강의실에서 ‘자연환경조사업의 현황 및 전문 영역의 설정’을 주제로 발제와 토론이 있을 예정이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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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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