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이 만든 농촌경관’, 경관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2019 제3차 이코모스포럼, ‘문화유산으로서 농촌경관 재발견’주제로 열려
라펜트l정남수 기자l기사입력2019-09-29


농촌경관은 시스템이며, 인간과 자연의 공생으로 만들어진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한국농촌계획학회·한국농촌건축학회가 주최·주관하는 2019년 3차 이코모스포럼이 지난 26일(목) 오후 3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글로칼홀(82동 306호)에서 개최됐다. 

주제는 ‘문화유산으로서의 농촌경관 재발견-보전과 관리’이다. 매년 주제를 정해 심포지엄을 진행하는 세계 이코모스 위원회의 동향에 맞추어 국내 위원회도 ‘농촌경관’이라는 주제를 선정해 국내의 ‘농촌경관’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고자 기획됐다. 

발제로는 ‘농업유산의 지향가치와 농업유산 발굴사례- 경상북도 지역의 국가중요농업유산 발굴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구진혁 누리넷 대표가 발표하였다.

농업유산이란, 세계의 전통적 농업활동과 경관, 토지이용체계, 생물 다양성을 선정해 이를 보전하고 후세대에 계승하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이다. 국내에는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에 의해 농업유산의 체계적인 보전·관리 및 활용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민 삶의 질 향상, 농촌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도입됐다.

그는 “농업유산은 수 세기 동안 지역 주민이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만든 농법이 생계와 관습으로 이어져 온 것이며,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그 지역의 독특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사례로 ‘국가중요농업유산 제7호, ‘울진 금강송 혼농임업 시스템’’을 통해 사람과 숲의 공생관계가 어떤식으로 경관을 만들어내는지 설명했다.

먼저, 숲 꼭대기에 위치한 ‘깊은 산 금강소나무 숲’은 100년이 지난 수목이 존재하며, 생리주기가 끝나가는 수목은 목재로서 활용된다. 그 밑으로 산림생태계 유지를 위해 ‘후계림 양성 숲’이 존재한다. 이후로 마을과 가깝게 위치한 ‘송이 채취 숲’은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숲 관리로 송이가 생산되고 있다. 이어 관리가 잘된 숲은 2011년 개방한 ‘건강 소나무 숲길’로 주민들이 해설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금강소나무가 많이 나는 울진 지역은 척박한 지역중 하나로 PH 4.5~7 사이의 사질토를 지니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 마을이 농사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금강소나무 지역의 녹색댐 역할로 물과 양분이 하류지역으로 이동되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숲이 없으면, 울진에 있는 마을은 사라진다”며, “울진의 혼농임업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마을과 숲이 존재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제8호로 지정된 ‘울릉도 화산섬 밭농업 시스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주민들이 약 130km 이상 떨어진 화산섬에 적응하며 만들어낸 방식이다. 

울릉동 화산섬의 밭농업은 급경사지 지형과 기후조건에 적응하며 발달 되어 있다. 밭의 최고경사는 63도로 경사 20도 이상의 급경사지에 64%가 위치하고 있으며, 농업을 위해 계단 형태의 밭을 일구어 경작하고 있다. 또한 등고선을 따라 두둑, 억새 또는 수목의 띠녹지를 통해 토양유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작물로는 산채재배가 특화되어 있다.

환경조건으로는 부식질이 많고 배수성이 양호한 토양과 겨울철 온난한 해양성 기후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잦은 해무와 겨울철 많은 적설량으로 5월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수분을 공급해준다. 

그는 “주민들이 환경에 적응하여 만들어낸 시스템이 급경사지의 농업경관을 만들어 낸다”라고 말했다.

토론에서 강영은 (주)싸이트플래닝건축사사무소 소장은 “단순히 보이는 경관으로서가 아닌 농업의 계승 가능성을 높이고 삶의 풍습을 전파시킨다는 것은 농촌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광 유인자원으로서도 큰 잠재력이 있다”라며, ”이는 문화유산을 오래도록 보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웅구 인천재능대학교 교수는 “농업활동에 관련된 가치를 발굴 한다면 관광의 취약점인 콘텐츠와 지역의 스토리텔링 개발이 가능하고 농촌과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적 측면이나 보존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측면에서의 구체적인 활용사례와 연구 진행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구진혁 누리넷 대표




글·사진 _ 정남수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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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s39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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