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가 6인의 서울로7017 새로운 상상

서울시·한국조경협회, ‘나는 조경가다 시즌6’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9-10-08

서울로7017,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다면 어땠을까?

서울특별시와 (사)한국조경협회가 주최하는 ‘나는 조경가다’는 2012년부터 시작해 조경설계가들의 철학과 설계방법을 짧게나마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행사로 진행돼왔다.

이번 시즌6는 서울로7017을 대상으로 식재중심의 설계안을 논의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젊은 조경가들로 구성됐다.

문길동 서울시 조경과장은 “서울정원박람회를 도시재생과 어울리는 마을로 들어가게 됐다. 정원박람회는 산업전이 있어야 하고, 조경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정원공간이 필요한데, 서울로7017을 활용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120% 활용해 국제정원박람회로 개최하려고 한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축사했다.

노환기 (사)한국조경협회 회장은 “시즌6가 될두록 조경가 개개인들이 가진 철학과 기법들을 일반 대중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로 마련해왔다. 올해는 서울로7017을 대상으로 6인의 조경가가 무한한 상상력을 펼친다. 정원의 어원은 담장으로 싸여진 사적인 공간이지만 오늘날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불합리함에 대해 반대로 포용과 재생에 대한 요구를 하고 있다. 정원이 단순히 개인의 이상향을 만드는 것을 넘어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려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문길동 서울시 조경과 과장, 노환기 (사)한국조경협회 회장, 손석범 정원디자이너, 윤호준 조경하다 열음 대표

이날 행사는 손석범 정원디자이너와 윤호준 조경하다 열음 대표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발표순서 또한 객석에서 무작위로 뽑는 방식으로 진행돼 즐거움을 더했다.

김인선 작가(팀펄리가든)의 ‘Zero zone’은. 그늘과 앉아서 쉴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고 일관되고 단조로운 경관, 차단된 시야 등을 문제점으로 분석하며 전망을 위한 스탠드와 그늘정원을 제안했다. 스탠드에 앉아서 쉬면서 서울의 경관을 조망하고, 스탠드의 뒷면에는 그늘을 조성하고 음지식물로 식재하는 방안이다. 서울로7017은 입체적 공간임에도 실제로 걸어보면 평면적으로 느껴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오현주 작가(인마당더랩)는 ‘Affordable fantasy’는 하루 삼시 세끼를 챙겨먹는 소박한 행동이 이미 리얼리티가 아닌 판타지라는 나영석PD의 말에 착안해, 쓸모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만들어진 공원들을 벗어나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평범한 공원이라는 판타지를 실현하기 위한 안이다. 화분을 모아 숲을 만들거나 잔디로 깔린 열린 공간, 카페처럼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공간, 보행에 중점을 둔 공간 등 일상이라는 판타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안했다.

김태경 작가(얼라이브어스)는 서울로7017이 자연사박물관과 같은 형태로서는 좋은 구조물이나 심심하고 지루한 공간을 타파하기 위해 팝아트적 요소를 가미한 ‘Pink Pine’이라는 흥미로운 공간을 제안했다. A라는 나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가림막이나 그림자 등을 통해 실루엣을 보여주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등의 아이디어다. 우리나라의 고즈넉한 소나무를 pink pine으로 표현한 것처럼 보다 팝하고 흥미로운 현대미술관 같은 공간을 제시했다.


조경가 김인선(팀펄리가든), 조혜령(정원사친구들), 김태경(얼라이브어스), 오현주(인마당더랩), 주례민(정원사의작업실 오랑쥬리), 김석원(보타니컬스튜디오삼)


주례민 작가(정원사의작업실 오랑쥬리)는 콘크리트 화분과 가나다순의 식물나열이라는 서울로7017의 현황을 수용해 ‘콘크리트 화분에 가나다식물이어야 한다면’ 식재디자인을 달리함으로써 지금과는 다른 경관, 식물생육에 용이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측면으로 디자인했다. 아울러 식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서울로7017의 식물생육이 좋지 못한 곳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과 손으로 스케치하는 과정도 볼 수 있었다.

조혜령 작가(정원사친구들)는 교향곡에서 착안해 움직임과 감정을 만들어내는 ‘교향보행원’을 제안했다. 식재공간의 층위와 서사를 통해 경관체험을 구조화해 걷는 속도를 변주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로7017의 도감과도 같은 식물들을 재배치한다. 어느 구간에서는 개별적인 오브제를 감상하도록 하고, 어느 구간에서는 회화적 경관을 보게 하고, 어느 구간에서는 입체적이고 다층적인 경관을 제공함으로써 변주한다.

김석원 작가(보타니컬스튜디오삼)는 서울로의 자동차소리, 바람소리, 발걸음소리, 중간에 설치된 피아노 소리 등에 집중한 사운드 스케이프에 집중했다. 여기서 느껴지는 리듬감을 식재에도 반영해 대비 혹은 조화로운 디자인을 제안했다. 서울역이나 숭례문과 같은 도심경관은 더 돋보이도록 식재하고 소리와도 조화를 이루는 정원, 보행공간은 바람에 리드미컬하게 날리는 수직정원, 원경으로 걸쳐진 기찻길이나 건물이 있는 공간은 부드러운 텍스쳐의 정원 등 주변 경관과의 조화에 중점을 둔 디자인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참여한 작가들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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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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