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버스차고지, 공공주택+공원+SOC로

50%녹지+1800세대 소형주택으로··내년공모예정
라펜트l강진솔 기자l기사입력2019-11-24

강일 버스차고지 입체화 후 조성되는 오픈 스페이스와 디자인 특화 청신호 주택의 모습 상상도 / 서울시 제공

새로운 컴팩트시티가 송파구와 강동구 버스차고지 일대에 들어선다. 

‘송파구 장지 버스공영차고지’(25,443㎡)와 ‘강동구 강일 버스공영차고지’(33,855㎡)에 들어서는 컴팩트시티는 서울시가 작년 말 발표한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의 핵심 중 하나다. 저이용되고 있는 공공부지에 주거‧여가‧일자리가 어우러진 시설을 복합개발하고, ‘도시 재창조’의 관점에서 주민의 삶의 질과 미래도시 전략까지 고려한 공공주택 혁신모델이다. 

부지의 50%가 공원녹지로 조성되는 이곳에는 청년‧신혼부부만을 위한 총 1,800호의 공공주택, 젊은층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생활편의시설과 함께 기존의 차고지도 지하화하여 새롭게 지어진다. 

관련 해외 사례로는 미국 뉴욕의 마더 클라라 헤일 버스 차고지(Mother Clara Hale Bus Depot) 사업과 캐나다 밴쿠버의 버스차고지와 대학교(UBC) 기숙사의 복합화 사업을 들 수 있다. 

버스차고지 활용 컴팩트시티 모델은 ▲기존 차고지 첨단‧현대화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 건립 ▲도시숲(공원) 조성 ▲지역밀착형 생활SOC 확충 ▲지역생활중심기능 강화, 5가지로 추진된다.

첫째, 기피시설이었던 기존 야외 차고지는 시설을 현대화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여 지하화·건물화 등을 추진한다. 냉‧난방, 환기 설비가 갖춰진 건물에서 주차‧정비‧세차 등 일상 차고지 업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하고, 지능형 CCTV와 각종 센서를 활용한 첨단 방재시스템을 도입하게 된다. 또, 버스차고지 종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무‧휴게공간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둘째, 청년 1인가구와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행복주택) 총 1,800호(송파 장지 840호, 강동 강일 965호)가 들어선다. SH공사의 청년과 신혼부부 맞춤형 ‘청신호’를 적용해 기존보다 ‘1평 더 큰’ 평면을 제공하고, 공유차, 코워킹 스페이스, 공유주방 같은 다양한 공유공간도 마련한다. 1인주택은 70% 비중으로 약 20㎡ 면적을, 신혼부부 주택은 30% 비중으로 약 39㎡ 면적으로 제공한다. 

1인가구 주택은 이사가 잦은 청년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책상(식탁), 수납장 등 필수 생활가구를 빌트인 방식으로 설치해 청년들이 부담없이 입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셋째,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차고지 상부 공간의 50% 이상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오픈 스페이스의 녹지공간으로 조성한다. 집 앞에서 휴식, 여가, 놀이, 체육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테마형 공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도시숲과 분수, 스마트쿨링포그 같은 수변시설도 함께 설치해 미세먼지와 열섬효과 저감기능도 확보한다. 

넷째, 생활SOC는 「2030 서울 생활권계획」에서 제시한 도서관, 공공체육시설 같은 편의시설은 물론, 창업‧일자리, 판매시설 등을 다양하게 도입한다. 퇴근길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생활의 중심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지역주민들이 꼭 필요로 하는 시설을  도입하고 운영모델을 만들기 위해 사업초기부터 ‘주민협의체’를 구성‧운영한다.

다섯째, 버스차고지의 기능을 더해 ‘버스터미널’ 같은 교통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예컨대, 버스 시‧종점에 승‧하차장과 대합실, 육아 수유공간 등을 설치하고 퍼스널 모빌리티 보관‧충전시설을 확보해 사람이 모이는 환승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버스차고지를 입체화하는 이번 모델이 새로운 시도인 만큼,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설계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동시에 내년 7월까지 설계안을 채택하고, 내년 말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실시설계를 거쳐 2021년 하반기 착공한다는 목표다. 공사기간 중에는 기존 차고지에서 인접한 곳에 임시차고지를 운영해 시민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2024년 이면 실제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장지 버스차고지 입체화 후 오픈 스페이스, 입체 보행로, 생활SOC 및 청신호주택 등이 조성된 상상도 / 서울시 제공

한편, 지난 8월 ‘도로 위 컴팩트시티’와 방치됐던 교통섬과 빗물펌프장 부지를 활용한 ‘청년 맞춤형 컴팩트시티’를 발표한 바 있다. 북부간선도로 상부에 인공대지를 만들어 공공주택 1,000호와 생활SOC를 확충하는 ‘북부간선도로 입체화사업’은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진행 중이며 연내 최종 당선작을 선정할 예정이다. 
경의선숲길 끝 교통섬과 증산빗물펌프장에 총 500명 입주규모의 청년 맞춤형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연희‧증산 컴팩트시티 사업’은 올해 7월 설계자를 선정하고 현재 설계를 진행 중이다. 

박원순 시장은 “취임 후 7년 간 재고량 기준으로 총 14만 호의 공공주택을 공급했다. 더 나아가 공공주택 비율을 OECD 평균보다 높은 10% 이상으로 높여나감으로써 청년과 서민의 주거안전망을 보다 확고히하고, 나아가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공급량을 확대해나가겠다. 단순히 물량만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인 모델을 다양하게 도입해 도시의 입체적 발전까지 이끌어내겠다”며 “주거와 여가, 일자리가 어우러진 자족기능을 갖춘 버스차고지 상부의 새로운 콤팩트시티가 도시공간을 재창조하고 지역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이번 사업은 저이용되고 있는 기존 차고지를 재생해 도시공간을 재창조하고,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생활SOC를 병행 설치해 공간복지를 실현하며, 다양한 도시적 기능이 복합된 콤팩트시티를 조성하는 새로운 사업”이라며 “주택단지 내에 위치한 기존 버스차고지의 문제를 해소하고 입체화를 통해 부족한 기능을 보완해 기존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장지동, 강일동 차고지부지 일대가 젊음이 넘치는 활기찬 도시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_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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