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마스터플랜, 좋은 경관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제3차 AURI 경관포럼’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9-12-10


좋은 경관이란 무엇일까? 좋은 경관을 만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건축도시공간연구소(소장 박소현, 이하 아우리)은 11월 15일(금), 공공일호 001스테이지(서울특별시 종로구)에서 ‘제3차 AURI 경관포럼’을 개최했다.

‘좋은 경관이란 무엇인가? : 통합마스터플랜과 경관’을 주제로 열리는 포럼에서는 경관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이고 좋은 경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경관 우수사례를 발굴, 널리 소개하고 공유하고자 2009년부터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아우리가 모니터링했던 ‘국토환경디자인 지원사업’을 통해 수립된 ‘통합마스터플랜’을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마련했다.

사례발제로는 ▲철원 철새평화타운 조성과정(조경진 서울대 교수) ▲행복한 도시어촌 청사포 만들기(우신구 부산대 교수) ▲파장초등학교 주변 안전마을 만들기(이석현 중앙대 교수)가 있었다.

이상민 아우리 경관센터장은 “경관에서의 좋은 사례는 비포, 에프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과정이 중요한 것이기에 좋은 경관을 조성하려했던 사례로 꾸렸다”며 “국토환경디자인 지원사업의 목적은 지역의 디자인관리역량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지역특색에 맞는 경관을 제공하자는 것이었으며, 구체적 툴로 통합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총괄계획가를 두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지자체에서도 사업을 진행할 때 시각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에서 벗어나 과정부터 바꾸려는 노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통합마스터플랜의 힘과 이를 유지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서수정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통합마스터플랜의 도입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통합마스터플랜은 2007년 건축기본법 제정 후 국가가 수행한 ‘국토환경디자인 지원사업’에 적용된 개념이다. 장소중심의 기획, 전문가의 지원하는 기존 사업의 프로세스가 실제 현장에서는 실현되지 않음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건축도시공간연구소는 ‘통섭’에 기반을 두고 마스터플래너 1인이 아닌 여러 전문가가 통섭을 실현하는 거버넌스 구조로 사업을 수행하는 프로세스의 성격을 지닌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한 것이다.

국토환경디자인 시범사업은 사업비를 지원받고 계획을 세우는 기존 사업과 달리, 장소중심으로 미래비전을 수립한 뒤 추후 다양한 국비지원사업을 통해 실현시키는 유기적 사업구조이다. 여기에 활용된 통합마스터플랜은 법정계획이 아니기에 유연성을 담보하고 있다. 새로운 것을 넣기도 하고, 고치기도 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혜정 SH서울주택도시공사 공간복지전략실 실장은 “국토환경디자인 지원사업에서는 ‘통합마스터플랜’이 제시하는 기획의 힘이 크다”며 “통합마스터플랜을 통한 초기 기획을 통해 비용대비 효과를 확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마스터플랜을 ‘사업비 중심의 물리적 플랜’으로 한정짓다보니 기획이 가지고 있는 확장성이 좁아지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통합마스터플랜’은 프로세스의 계획, 역할, 과정상 커뮤니티 방법 등 방법론을 포함한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합마스터플랜은 좋은 경관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이며, 이 과정은 전부 지역자산에 근거하기 때문에 총괄계획가의 역량과 발굴된 지역자산의 합”이라며 “통합마스터플랜 수립의 과정은 지역의 경관자산을 찾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기에, 이것이 주는 주요한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신구 교수는 “주민 전체가 같이 인정하고 공유하는 마을에 필요한 것들의 총합이 마스터플랜이라 생각하기에 이를 잘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스터플랜은 여러 사람과 기관에 의해 승인된 공적인 계획이기에 중간 중간 사업이 멈추어도 나중에 보면 수립한 마스터플랜과 비슷하게라도 실행되고 있더라”고 설명했다. 공적인 틀 안에서 마을주민의 희망을 넣는다면 언젠가는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획단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현 교수는 유연한 계획을 위해 “답을 금방 내지 않고 지역의 상황과 조건에 맞춰 같이 해나갈 수 있으며, 주민의 의견이 반영된 계획이 행정처리 등으로 쉽게 바뀌지 않도록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서는 전문가가 상황에 맞게 계속 수정해나가고, 협의를 해나가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통합마스터플랜의 지속성에 대해 서수정 선임연구위원은 “통합마스터플랜은 공무원, 계획가가 바뀌더라도 시스템으로서 작동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방안도 고민해봐야 할 것임을 짚었으며, 김혜정 실장은 “사업마다 특성이 다르고 총괄계획가들의 전공이 다르기 때문에 지인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 또한 한정적이기에 확산에 대한 문제도 있다”며 많은 전문가들이 이 시스템을 공유하고 이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관을 바라보는 시각과 경관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과 함께 고민해봐야 할 화두를 던지는 시간도 있었다.

이민아 건축사사무소 협동원 소장은 “경관은 시간의 문제인데, 사업으로 다루게 되면 시간이 아닌 기간의 문제로만 인식되고 있다”며 “경관은 과거부터 앞으로도 쭉 이어지는 것이고, 전문가들이 점적으로 일정기간의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경관사업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그 체계 안에서 주민협의체, 전문가 모니터링 등 인공적인 평가방법들에서 부족한 결과가 나온다면 그 경관사업은 실패한 사업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경진 교수는 이에 공감하며 “경관은 들려다보는 것이 아닌 누적된 것”이라며 사례로 발제했던 양지리를 들었다. 철새와 주민이 어쩌다가 함께 공생하고, 이를 관심 있게 보는 사람들이 와서 공유하는 형태이다. 철새가 오는 것이 경관이고,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문화경관이며, 이를 사업화하고 행정적, 정책적 용어로 변환하는 것이 사업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사업화 과정이 과도해진다면 문화의 외피만 건드릴 뿐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업 이후에도 사업지에 지속적으로 방문하면서 의미가 생기고 새로운 관계가 설정되는데, 이러한 구조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은 ‘일하는 사람의 개인적 열정에 치우쳐야만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우신구 교수 또한 “경관은 공동체의 사는 모습이 외면화되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공간을 만들어 사는 방식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공감했다.

일례로 ‘벽화만들기’의 경우, 조성 당시는 좋아 보이지만 벽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그릴 수 있는 사람이 마을에 없다면 그냥 5-6년 지나고 없어지는 사업이 되는 것을 들었다.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시의 관문경관과 마을의 생활경관이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우신구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관사업이 좋은 점은 주민 모두가 마을과 마을의 경관자원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고, 경관자원을 통해 문제를 스스로 생각하면서 풀어나간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석현 교수는 “셉테드, 안전디자인, 마을만들기 등 이런저런 이름이 많지만 경관을 개선하는 사업의 대부분은 기획이 10%면 90%가 협의하는 과정이다. 풍경을 만드는 모든 부분을 경관이라고 이해해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경관사업이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전수되고 레퍼런스가 되기 위해서는 아카이브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사업완료보고서 같은 형태가 아닌 해당 사업만의 적절하고 다양한 기록방법들이 필요하며, 담당자들마다 각자 다른 기억을 담고 있을 테니 미시적 기록화 과정을 거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아우리 경관센터는 국토경관 정책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맞추어 그간의 국토경관 정책 성과와 한계를 짚어보고,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 청취 및 인식 공유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올 해 총 4차례의 경관포럼을 기획, 진행하고 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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