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조경도구·소재로서 4차 산업혁명 기술] 지능정보기술과 조경

김효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시티연구센터 전임연구원
라펜트l김효민 전임연구원l기사입력2020-01-09

지능정보기술과 조경




_김효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시티연구센터 전임연구원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산업, 사회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지능정보기술을 확산시키면서 우리사회를 지능정보사회로 이끌고 있다. 지능정보사회는 고도화된 정보통신기술 인프라를 통해 모든 사물과 객체를 연결하여 정보교류 및 데이터 수집이 용이해지고,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정보기술(ICBMA)이 보편적으로 활용됨으로써 사회전체의 지능화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이다. 이를 위해 활용되는 지능정보기술이란 인간의 고차원적 정보처리를 ICT를 통해 구현하는 기술로 인공지능으로 구현되는 지능과 데이터와 네트워크기술에 기반한 정보/데이터가 결합된 형태를 말한다. 즉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컴퓨팅(Cloud computing),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인공지능(AI)이 이에 포함되며 이 같은 기술이 구현되어 삶의 질이 높아지는 도시가 바로 '스마트도시'이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효율화를 추구해왔고, 그 효율화를 극대화하는 도구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정보를 분석하고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행위의 주체가 인간이었다면, 지능정보 시대에서는 인공지능이 주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미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지능정보시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기계와 사람의 상호작용이 극대화되면서 자동화의 속도와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판단의 주체가 인간이 아닌 기계로 바뀌어 자율적으로 처리-제어-예측이 가능하게 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스마트시티 지능정보기술

최근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횡단보도가 등장해서 눈길을 끌고 있다. IoT 센서가 보행자가 횡단보도 근처로 다가오는 걸 감지하고 동시에 횡단보도 주변 차량의 통행상황도 분석하여, 운전자가 보행자를 보고 정지할 수 있는 거리가 확인되면 횡단보도 가장자리를 따라 불빛이 켜진다. 이외에도 CCTV가 범죄발생이나 응급상황을 자동 인지하여 상황실에 알리면 이를 확인하여 경찰과 구급대원이 바로 출동하는 서비스도 개발되어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시민체감형 스마트서비스가 개발되고 있으며 실제 구현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능정보사회에서 조경분야는 얼마나 스마트해지고 있을까. 다시 말해 ICBMA가 조경산업 내에 얼마나 잘 구현되어 활용되고 있을까. ICBMA를 활용한 지능형 도시수목관리가 이루어지는 사례를 살펴보자. IoT 센서를 통해 식물생장 데이터와 토양 및 환경 정보를 수집하고 실시간 감시할 수 있으며, 수집된 데이터들은 '식물관리 통합플랫폼(가칭)'으로 전송되어 데이터베이스화 되며 쌍방향 피드백이 진행될 수 있다. 토양수분 측정 데이터와 기상청에서 수집한 날씨 예보 데이터와의 연동을 통해 식물 특성에 따른 자동관수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으며, 토양 내 영양분이 부족하여 생장이 어려워지면 경보발령이 내려져 퇴비 등을 자동 주입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지역에서 수집된 수목 종류별 생육환경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수목종류, 지역 환경에 따른 최적의 생육환경 설계와 유지방안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식물의 물흡수, 증발산량, 토양 침투량 측정을 통한 홍수저감 효과, 그림자효과를 통한 열섬저감 효과, 온실가스 흡수를 통한 기후변화 대응효과 등 다양한 도시차원의 녹지조성에 대한 효과를 모델링을 통한 예측이 아닌 센서를 통한 실제 측정을 통해 계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조경수뿐만 아니라 도시 내 모든 인프라의 유지관리 및 서비스 전 과정에서 활용 가능한 알고리즘이다.

프랑스 니스에서는 스마트시티를 위한 최초의 IoE 지능형 플랫폼으로 'Connected Boulevard'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도시 내 도로, 조명, 벤치, 쓰레기통 및 기타 조경시설물에 센서를 연결하여 각 시설물별 발생하는 모든 활동에서 데이터를 추출하여, 교통흐름, 주차, 보행자 및 자전거 교통량뿐만 아니라 야외 카페나 공원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활동까지 데이터로 전송하여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전송된 데이터는 중앙 플랫폼에서 의미 있는 값으로 변환하여 다시 시민들에게 전송되어 다양한 서비스로 구현되며 도시운영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도시 빅데이터는 가로환경, 공원, 오픈스페이스 등의 설계 시 반영되어 '데이터기반의 계획과 설계(data driven planning and design)'를 가능하게 하며, 지자체의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유지보수 예산 결정 시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프랑스 니스의 'Connected Boulevard' 프로젝트
(출처 : https://blog.iiconsortium.org/)

가시권분석, 색채분석, 녹시율 분석, 가로분석 등의 경관분석 시에도 사진을 찍고 색채 팔레트와 비교를 하고 캐드를 꺼내서 라인을 그린 후 면적을 산출하고 하는 등의 원초적인 분석은 이제는 필요하지 않다. 그저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딥러닝 기반으로 학습된 프로그램에 넣기만 하면 자동분석이 된다. 직접 걸어 다니며 주요 공간별 사진을 찍지 않아도 차를 타고 대상지 한 바퀴만 돌면 동영상 수천개의 컷별로 컴퓨터가 자동으로 분석하여 단 몇 초면 분석이 완료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데이터분석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안까지 제시해줄지도 모른다.

조경설계도 마찬가지다. 자연패턴, 가로, 정원, 공원 등의 공간 디자인 형태와 사례를 인공지능으로 학습시킨 후, 대상지 현황과 클라이언트의 요구만 입력하면, 컴퓨터 스스로 공간분석을 자동으로 진행하여 여러 개의 설계안을 조합해서 최적의 설계안을 도출할 수 있다. 시공도면까지 척척 그려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되면 며칠 밤을 새서 그려야 하는 캐드와 포토샵 작업시간은 줄어들 것이고 고객 입장에서도 더 저렴하고 신속하게 원하는 결과물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조경설계가도 기존의 설계도구가 아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입력하고, 컴퓨터가 제시해주는 대안을 일부 수정하여 더 나은 결과물을 도출할 수도 있다. 3D작업을 기반으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을 적용하여 설계안을 실감나게 고객에게 보여주는 가상체험도 보편화될지 모른다.

정보화 사회로 발전하면서 지능정보기술의 발전은 혁신적이고, 초연결과 조경이 접목될 수 있는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직접 발로 뛰지 않아도 자리에 앉아서 손쉽게 도시의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며칠 밤을 꼬박 새지 않아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서 신속하게 분석하고 설계안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지능정보기술이 장미빛 미래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론머스크와 스티븐호킹은 인간에게 이익을 주던 인공지능이 인류의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으며, 개인정보보호 문제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역기능에도 불구하고 지능정보기술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한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_ 김효민 전임연구원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시티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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