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전국 최초‘ 도시공원재생’의 문을 열다

‘노후 도시공원’ 주제로 수원시정연구원-한국조경학회 공원녹지연구회 공동 심포지엄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20-01-16


우리나라 도시공원은 1만5975개가 조성돼있다. 이중 조성된 지 20년이 넘은 도시공원들은 변화하는 시대의 패러다임에 발맞추지 못해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원시정연구원과 (사)한국조경학회가 ‘도시공원재생’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수원시정연구원(원장 최병대)과 (사)한국조경학회(회장 이상석)가 공동으로 ‘노후 도시공원, 이대로 좋은가?’ 심포지엄을 15일(수) 오후 2시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3층 낭트룸에서 개최했다. (사)한국조경학회 공원녹지연구회(회장 안승홍, 한경대 조경학과 교수)가 주관했다.

안승홍 (사)한국조경학회 부회장(한경대 교수)은 “노후 도시공원에 대한 관점과 논의 방향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도시공원 재생’ 개념을 제시했다. 도시공원 재생은 생태나 환경가치의 구현, 기념성 및 상징성 강화, 수익성과 기능성의 개선 등의 이유로 공원을 개조하는 것으로, 유지관리나 보수보다는 개수나 개조가 필요한 공원을 대상으로 한다. 재생 대상공원 선정기준은 시간적 경과, 공간적 기능 저하, 시대적 요구, 생태적 건강성 등으로 제안했다.

도시공원 재생전략도 제안했다. 재생공원의 목표는 ▲도시 문화적 효용성 ▲경제적 효용성 ▲녹색기반 시설 ▲공원의 지속가능성으로 두고, 재생 대상공원 선정기준은 ▲시간적 경과 ▲공간적 기능저하 ▲시대적 요구 ▲생태적 건강성으로 제시했다.

안 교수는 “공원의 사회적 역할이 강화되면서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과 함께 운영해야 한다”며 그린트러스트나 도시공원 관리단체를 활성화하는 등 시민참여 확대를 강조했다. 아울러 “생태환경이나 문화예술, 건강체육, 도시농업 등 다양한 시민 이용프로그램을 통해 가고 싶은 공원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아가 지역 역사문화시설과 연계해 문화재로서의 가치발굴 및 평가작업이 필요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회복탄력적 시스템으로서의 역할을 해내며 스마트기술과 융합하는 등 현대도시에서의 요구와 문제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도록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공원일몰제 이후 대책으로, 기 조성된 공원이라도 살기 좋은 도시의 환경조건으로서 기능하기 위해 도시공원 수준을 인증하고, 비표-평가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승홍 (사)한국조경학회 부회장, 정수진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최신현 (주)씨토포스 대표

정수진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는 공원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원시 노후도시공원 재생방안 연구’를 수행, 노후 도시공원에 대한 진단기준을 제시했다.

정 연구위원은 “기존 공원은 중앙광장과 조형물이 중심으로 설계됐으나 공원이용행태가 산책과 휴식 활동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이용자의 요구와 일치하지 않는 공간구조에 의해 ▲경계녹지 하부 산책로화 ▲횡단보도와 공원입구 불일치 ▲중앙광장 사용빈도 저하 등의 현상들이 발생했다”고 진단하며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이 제안하는 공원의 노후도 진단은 평가를 통해 도시공원의 관리 등급을 판단한다. 1단계로 조성연도 20년 이상의 ‘노후도 평가’, 2단계 생태적 노후도와 시설물 노후도를 보는 ‘기능성 평가’, 3단계 민원건수 등 ‘이용자 만족도 평가’, 4단계 주변 인구와 타 시설공급, 브랜드 가치, 장소성 등을 보는 ‘공원 서비스 평가’를 거치며, 3단계까지는 일반관리나 관리강화, 부분재생 등 ‘관리등급’, 4단계부터는 전체재생이 필요한 ‘재생등급’으로 구분했다. 재생등급의 공원은 지역재생과 연계시키는 방안이다.

‘일반관리’의 경우 기존 관리체계를 적용한 공원관리로, 도시공원의 기초데이터 구축이 중요하며,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 기본법에 준한 ‘공원관리기본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관리강화’ 등급은 해당 부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수원시는 시민참여형 공원모니터링 ‘원스톱 공원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다. Green Flag Award와 같은 공원 평가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링을 정교화할 필요 또한 있다고 덧붙였다.

‘부분재생’은 일부 공간에 대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지역밀착형 생활SOC사업 중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 일상생활 속 경관개선사업, 생태놀이터 지원사업 등 국비공모사업과 연계해 예산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어린이공원이나 소공원의 경우 민간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체재생’ 등급은 공원 서비스 강화를 위해 공간 전체의 개선이 필요한 공원으로, 국가도시공원이나 국가정원 지정 등 국비사업과 연계해 공간을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으며, 사전 의견수렴이나 설계공모 등 단계적 사업 추진방안을 별도로 수립해 예산 확보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공원은 조성연도가 오래될수록 생태자원이 풍부해지므로 해당 공간의 기능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기능성 평가, 이용자 만족도 평가 등의 내용을 모니터링해 공원관리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체계적인 노후도시공원의 관리 및 재생을 위해 공원관리재단 설립을 통한 민간자본 유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수원시정연구원 제공



최신현 ㈜씨토포스 대표는 “공원의 주인은 살아있는 생명체이기에 도심에 남아있는 생명체의 가치를 발굴하고 유지해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공원재생은 ‘물과 흙이 건강한 공원’이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대부분이 포장지대인 도시에서 공원만큼은 물을 빠르게 배수하는 것이 아닌 최대한 머물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이 스며듦으로 땅에 미생물이 살게 되고 지력이 회복돼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는 공원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21세기 공원에 대해 “도시가 공원이 되고, 공원이 도시가 되는 곳”이라며 지난해 10월 개원 10주년이 된 북서울꿈의숲 사례를 들었다. 북서울꿈의숲은 10년 전 도시와 공원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 고민에서 탄생한 공원이다. 북서울꿈의숲 또한 모든 지형이 공원 구석구석에 미치는 물의 흐름을 유도하기 위해 설계됐다.

이밖에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건축물은 숲에 안기도록 디자인해 생명체가 눈에 더 많이 보이도록 하고, 입구광장을 두어 포장면을 늘리는 대신 공원에 입구를 많이 내고 길로써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도시과 공원이 하나가 되고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했음을 설명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노후도시공원 재생 실현방안 대한 다양한 제언들이 나왔으며, 공원을 새롭게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토론자 모두가 동의했다.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소장은 “노후도시공원은 공원의 성격이나 규모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대형공원과 어린이놀이터는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어떤 가치를 가지고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공원을 바꾸는 일은 지역사회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공원 리노베이션을 통해 주민조직이 꾸려진 사례들이 있다. 시민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린 플래그 어워드나 중앙정부에서 공원 리노베이션 시 예산편성의 기준에 주민참여가 기준이 되기도 하니 시민이 참여하고 주인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경관센터장은 “노후도시공원은 오래됐다는 것뿐만 아니라 본래의 기능이 쇠퇴하고, 시대적으로 기능이 다 했기에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미들이 있다”며 “만든 공원을 어떻게 잘 관리할 것인가의 관점으로 변화하는, 공원의 발전단계 중 하나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설물 안전관리법이 전면개정되면서 대형공공인프라를 대상으로 하나 공원은 빠져있고, 소규모 공공시설물 안전관리법에도 공원이 빠져있다. 건축물의 경우는 건축물 유지관리법이 시행되면서 다 포함될 예정이다. 공원은 어디에도 들어갈 데가 없다. 그 부분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앙정부는 공원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직접적으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원시가 연구를 실현해주길 요청했다.

한편 “‘재생’이라는 단어를 공원에 붙이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도시재생이 정치적으로 부각되면서 재생이라는 말이 색이 변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속가능한 관리전략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용호 도시공원협회 이사장은 “기존 공원의 관리를 잘 해서 이용객이 두 배로 는다면 그것은 실제 공원조성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새로운 공원을 하나 더 만든 것과 같다”며 예산을 최소투입하면서 재생으로 이용자 수를 늘리는 가성비 높은 전략이라는 면에서 도시공원 재생이 유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가장 중요하며, 공원재생예산을 얻기 위해 정책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이민우 공주대 교수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조성예산도 없는데 노후공원 재생예산이 얼 만큼 지원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추후 지자체별로 경쟁적으로 조성될 수 있으니 기본자료를 충실히 만들어두길 당부했다. 아울러 이 주제에 대해 조경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논의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기영 수원시 공원관리과장은 “노후도시공원 재생의 전체적 맥락 속에서 수원에도 국가공원이라는 틀을 연구과제에 담아줬으면 한다”며 시는 ‘2030 공원녹지 기본계획’에 국가공원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조세환 한양대 명예교수는 “최초의 도시는 도시의 절반이 정원, 지금의 공원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정원이 점점 작아졌다가 산업혁명 이후에 다시 커졌다. 공원은 정원에서 출발해서 시대에 따라 규모와 내용이 진화한다. 공원이 관리가 아닌 재생이 돼야 하는 것은 공원에는 생명이 있기 때문이며,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새롭게 시작되기 때문이다”라며 공원재생에 대해 부연했다.

아울러 “동시대의 공원이 동시대적 사회의 패러다임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으니 공원의 노후와 관리를 넘어 새롭게 재생해야 하며, 이는 수원지역의 브랜드와 수원다움의 가치와 직결된다”고 전했다.


최병대 수원시정연구원 원장, 최광열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장

한편 행사 전 최병대 수원시정연구원 원장은 “도시를 같이 고민하고 만들어왔지만 만들어진 공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전제가 세미나의 주제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안고 있는 도시공원의 모든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고 더 나은 도시공원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승홍 부회장이 대신 전한 이상석 (사)한국조경학회 회장의 개회사에서는 “우리사회는 인구감소,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도시공원의 양적 성장에 기여해 온 신도시 시대에 폐막이 예고된다. 시대적 요건이 변화됨에 따라 조성된 1600개의 도시공원은 새로운 변신이 요구되고 있다. 도시공원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시각과 비전을 제시할 때”라고 전했다.

최광열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장은 ”시민들의 공원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짐에 따라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의 디자인이 요구되고 있다. 공원에 대한 미래 수요를 예측해보고 질 높은 공원으로 가기 위한 논의가 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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