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초고령사회 진입···노인건강 위한 ‘노인놀이터’ 필요해

‘유럽형 노인놀이터 도입방안’ 주제로 ‘2020년 시니어콘텐츠포럼’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20-02-13

Taavetti Park at Pikku Huopalahti, helsinki, Finland ⓒLAPPSET / 포럼책자 제공

우리나라도 5년 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노인놀이터’가 조성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의 현재 걱정 및 고민사항으로 건강 및 기능악화가 51.3%로 경제적 어려움 18%보다 월등히 높다. 2025년에는 치매 환자가 1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건강보험 자체 추산결과 부채비율이 2023년 약 133%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인 건강이 사후 질병 관리에서 벗어나 예방 차원의 실질적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사)재미있는재단이 주최하고 김부겸 의원실, 전현의 의원실, 김성식 의원실이 주관한 ‘2020년 시니어콘텐츠포럼’이 ‘유럽형 노인놀이터 도입방안’을 주제로 지난 11일(화)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고민정 (사)재미있는재단 이사장은 “노인들의 적극적인 생활체육 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으며, 쉽고 편리하며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 ‘노인놀이터’”라고 강조했다.

이미 고령 사회에 접어들었고, 2025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는 대한민국에서 ‘노인놀이터’는 매우 유용한 복지 프로그램으로, 건강보험 지출 확대, 고독, 대인예민성, 사회 불만 등 고령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놀이문화를 통해 수혜적 노인복지에서 능동적 노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인놀이터 놀이기구는 일반적으로 근력 증진이나 다이어트와 같은 목적이 아니라, 노인 스스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움직임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놀이기구뿐 아니라 그늘, 벤치, 탁자 등 휴식 공간을 두어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쉬운 노인들에게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이점이 있다.

기구는 ▲근력 운동 보다는 균형과 유연성 운동 중심 ▲관절의 운동성을 확보해 일상생활 영위에 도움이 되는 기구 중심 ▲노인의 안전을 확보하며, 기구 활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부속품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손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멀티제네레이션(Multigeneration)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재 놀이터 기구가 유럽향인 만큼 한국인의 습관이나 체형을 고려한 한국형 노인 놀이터 기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LAPPSET / 포럼책자 제공

유럽 전역에 1000개 이상의 노인놀이터를 건설한 페이 루(Fei Lu) LAPPSET 대표는 핀란드의 노인놀이터 사례를 소개했다.

핀란드 운동 기구 제작사 LAPPSET은 지난 10년간 시니어 스포츠 콘셉트를 연구 개발했다. 놀이터를 통해 미취학 아동 및 60~81세 노인을 대상으로 근육의 작용과 운동발달을 측정한 결과 체중조절과 만성질환, 신체능력, 수면, 심리, 뇌건강 등에 도움을 준다는 결론을 얻었다.

주요점은 노인놀이기구 개발을 위해 구상 단계부터 노인들과 대학, 지역유치원, 물리치료사 등 전문가들이 참여했다는 점이다. 놀이시설들은 높이를 낮추고 안전한 환경에서 다목적 운동이 가능한 기구로 만들어 노인과 아이들이 같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노인을 위한 운동은 빠르고 반복적이며 경쟁을 유도해야 효과적인 일반 운동과 달리 ▲느린 동작 ▲자연스러운 동작 ▲신체 균형, 조정력, 행동추적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어야 한다. 따라서 운동기구 또한 이에 맞게 제작됐다.

특히 핀란드를 비롯한 스페인, 스웨덴,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는 물리치료사들이 노인에게 운동지도를 하고 있으며, 익숙한 환경에서 올바른 운동기구를 사용해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유바스큘라 대학의 연구결과 몇 달간의 체육관 운동은 낙상사고 또는 부상 방지에 있어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으며, 낙상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특정 근육에 집중해 다방면으로 강화하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목적 운동은 80세 이상 노인의 낙상사고 위험을 15~60%까지 줄일 수 있다. 72~74세 여성그룹이 2년 6개월간 점프운동 후 골절이 비료그룹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치로 나타나기도 했다.

핀란드 보건복지연구소는 예방활동을 위해 1유로를 투자하는 것이 10유로의 비용절감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체적 운동이 노인사고를 예방하는데 있어 가장 큰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입증됐으며 동시에 다른 위험요소를 함께 관리한다면 최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최희수 상명대학교 교수는 “유럽이나 많은 국가들이 숲이나 녹지공원을 이용해 노인놀이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공간확보가 쉽지 않다. 도시재생이나 건물 재건축시 정원공간 확보 등을 통해 노인놀이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헌 상명대학교 교수는 “노인놀이터의 본질적인 역할과 가능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한 후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며 과거 농촌진흥청 중심으로 농촌의 노령인구를 대상으로 실버콘텐츠 개발이 여러 차례 시도됐으나 프로그램보다는 기술시연 중심으로 변했던 사례를 꼬집었다. 아울러 “지속가능성 담보를 위해 운영주체를 주민으로 보고, 협동과 소통, 의미 확산에 초점을 맞추고 운영원칙과 방안이 정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미영 서경대학교 교수는 “노인놀이터는 노인 만성질환 및 건강보험료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질병의 예방을 위한 기구뿐만 아니라 관련 문화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한다”며 “스포츠는 문화이기에 노인놀이터는 이용자의 능동적 참여로 이루어지는 한계점에서 벗어나 향유자를 확대하는 문화적 차원에서 노인스포츠를 구현하는 공간으로 인지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군(WEI QUN)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는 “중국의 경우 독거노인은 건강관리와 옥외활동은 부족한 현황이고, 노인부부가정일 경우 관광과 체험 등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거주구역에서의 생활시설을 많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시설의 부족과 시설 품질, 그리고 활용 방법에 대한 지도와 설명이 미비함으로 인해 사고가 자주 난데서 찾을 수 있다”며 노인놀이터 조성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한편 행사 시작 전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생산성과 노동력 중심의 노인정책들은 생산성이 떨어지고 노동력이 상실됐다는 이유로 경로당에 격리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며,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인구 증가를 청년 세대의 재정적 부담 증가라는 편향적 시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격리형 노인정책에서 놀이형 노인정책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됐으면 한다. 아울러 유럽의 노인놀이터사업은 노인 자살방지와 노인 자활 관련 재정이었다는 점을 눈여겨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부겸 국회의원은 “노인놀이터는 노인을 염두해두고 설계하지만 노인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어린이와 젊은이도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고려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노인놀이터를 통해 소통과 공존으로 발돋움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전현희 국회의원은 “고령인구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개념의 노인복지시설 도입이 필요하다. 유럽형 노인놀이터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국내 도입을 위한 다양한 법적, 제도적 방안이 논의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식 국회의원은 “노년세대가 취약계층이나 돌봄의 대상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이다. 노인놀이터가 좋은 정책적 대안이 될 것”이라며 법령 정비, 제도마련보다 공감대 형성이 선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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