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중장년재취업···건설업계 인력수급 불균형, 해법은?

‘건설기술인의 청년 고용 확대와 중장년 재취업 지원 방안 정책 세미나’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20-02-20



일자리를 못 찾는 2030세대, 취업률 급감이 가시화되고 있는 불안한 4050세대, 무엇이든 일만 있다면 뛰어드는 6070세대. 건설투자는 늘지만 인력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다.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인력 수요 감소, 기대 수명 연장으로 경제활동기간 연장, 기술인 수요의 선순환 사이클 붕괴 등으로 건설업계는 인력수급의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건설기술인의 청년 고용 확대와 중장년 재취업 지원 방안 정책 세미나’가 18일(화)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과 미래통합당 송석준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건설기술인협회가 주관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복남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산학협력중점교수는 건설투자는 늘지만 인력 수요는 오히려 줄고, 지방소재 중소기업와 해외시장 진출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이유는 “시장은 많으나 역량을 갖춘 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기술자의 글로벌 역량 혁신의 장벽요인으로 ▲특급기술자나 기술사 자격취득자 등 만점자 양산 ▲PQ 만점자 우선 채용 등 PQ용 인력 확보에 올인 ▲역량보다 등급과 자격 등 절대평가로 역량 한계선을 설정하는 것 등을 꼬집었다.


건설기술‘만’을 필요로 하는 시대는 종식되고 빅데이터, AI, ICT 등 외생기술과의 융합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기술인의 직무 역량이 다변화되고 있다. 두뇌 기반 기술 일자리는 늘고, 생산기술 중심 일자리는 줄어든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국내시장만으로는 건설기술인 수용이 불가능하다. 산업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과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인재확보 없이는 2030년 약 15.5조 달러 시장 기회를 상실한다는 전망이다.


이에 이 교수는 “시장창출인재인 4050세대 양성에 올인하고 글로벌 시장과 산업이 요구하는 2030세대를 양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장과 산업이 찾는 직무능력자 양성기반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건설기술자 재교육 프로그램은 등급 유지, 승급, 자격증 유지 등을 위한 의무 보수교육으로 시장과 산업 수요보다는 전통적 기술 기반의 반복교육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1% 미만의 대기업군을 중심으로 역량 향상 재교육을 자체 시행하고 ▲NSC 중심의 교과목을 글로벌 수요 맞춤형으로 혁신하며 ▲당분간 평균 인력 양산보다는 리더급 인재양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가 제시하는 건설기술인 활용의 세대별 기본 방향은 이렇다. 2030세대는 현장중심의 실무와 생산 역할 및 실무를 통한 기술습득이, 4050세대는 시장과 산업 기술 리더그룹 역할과 동시에 청년층 멘토역할, 글로벌 인재화가 필요하다. 6070세대는 경험 지식의 상품화 및 청년층과 팀을 구성해 건설 프로세스+외생기술로 신기술 개발을 주도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해법으로 우선 정책차원에서 ‘인적 자원’을 ‘인재’로 전환해 글로벌 경쟁의 핵심이 ‘인재확보’에 있음을 선언하고 인재개발에 국가 R&D 예산의 10% 이상을 할당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제도적으로는 ▲제경비율을 조정해 산업체 채용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8조에 의한 제경비율은 ‘최대 6/100’에서 ‘최소 9/100’로,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은 제경비율 ‘110~120%’에서 ‘최소 120%’로 조정할 것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입찰평가시 기술인 배점을 최대 30%에서 최소 50%로 확대하고 ▲간접비는 원가와 연동해 공기지연 등 외생변수 발생시 자동보상을 원칙으로 하며 ▲기업보유인력 평가에서 사업 투입인력평가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산업체는 ▲여유인력을 10~15% 충원하거나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성과평가제와 분리된 객관적 직무역량평가제 도입이 필요하며 ▲기술인 직무 다변화 및 역량 훈련 강화교육으로 인력 운영 패러다임의 혁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인력 활용에 대해서는 대기업군의 경우 ‘실무경력 8년 이상’부터 채용해 사업전략/기획/관리/기술디자인 중심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전문공사업 포함)은 청년층을 우선 채용해 생산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청년층의 고용을 확대할 것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과기정통부가 국가기술혁신체계에서 ‘인적자원’을 최우선으로 둔 것처럼 국토부 또한 ‘사람’에 투자하길 바란다”며 건설기술인 스스로도 평생학습의 필연성을 인정하고 융합기술의 트렌드를 읽는 습관을 들여 직무역량을 강화해 시장과 산업, 기술 수요 변화해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도 다양한 제도/정책적, 교육적 실행방안들이 제시됐다. 특히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제도가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돼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김정호 한국건설기술관리협회 회장은 ‘건설기술용역 적정대가 지급’을 강조했다. 기재부, 국토부 등 부처별 각기 다른 대가와 예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준도 미흡하기에 적정대가를 과감히 개선해야 산업체에서도 여유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청년고용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가 현업에서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PQ용 기술인”이라며 PQ제도 개선으로 일하는 기술인이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며, 선진국과 같이 프리랜서 제도의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실무능력도 없고 언어도 못 하지만 PQ점수가 만점이거나 기술사이기에 해외현장에 투입되는 현실이 혁파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격제도 또한 분야별 칸막이가 심하기에 기술사 종목을 통폐합해 멀티 엔지니어 양성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적으로는 국토부에서 4개 대학에 실시하는 국제적인 매니지먼트 교육 프로그램 등 인재양성프로그램의 상시운영을 통해 낮은 수준의 보수교육에서 중간관리자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높은 수준의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PPP, PMC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하한기 신한종합건축사사무소 부사장은 “건설기술인 역량지수와 NCS가 맞지 않으니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계 고등학교 졸업자(기능사)인 경우 역량지수가 최대 33점으로 초급기술자 등급(35점) 미만이라 진입이 어렵다. 4년제 대학교 졸업자 또한 공학인증 트랙을 이수했어도 교육포함 33점으로, 자격증 없이는 초급기술자 등급(40점)으로 진입할 수 없다. 


주택법 감리에 대한 신규감리원(초중급기술자) 배치 인원을 확대도 제시했다. 현재 1000세대 이상, 1500세대 미만인 경우 2명 이상, 1500세대 이상 2000세대 미만은 3명 이상, 2000세대 이상은 4명 이상의 신규감리원 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주택물량 중 1000세대 이상은 10% 남짓으로, 신규감리원 배치 고용률이 현저히 적다. 이에 세대수 관계없이 배치하는 것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초급기술자가 실무에 투입되더라도 중급기술자로의 PQ평가에서 실무경력 10년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단계적 기술자 활용이 불가능해지기에 초급기술자의 단계적 성장을 위해 경력평가 기준을 하양조정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적으로는 건설산업 선진화를 위해서 드론, 로봇, BIM 등 신기술과의 융복합기술이 가능한 전문가가 요구되기에, 대학 특히 전문학사과정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한 사업비 산출 전문가, 공정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공정전문가 등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대학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070세대의 경우, “관할 지자체별로 특히 중소건설사 현장을 대상으로 안전패트롤, 품질패트롤팀을 구축하고, 현장별 월 1,2회 방문해 중소건설사의 부족한 기술인력을 지원하는 정책을 통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며 구축중인 각 지자체의 ‘건축안전센터’를 중심으로 적정현장을 배분하고 관리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윤강철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역량지수 산정에서 특정 직무와 전문에 대한 등급산정뿐만 아니라 n개 이상의 직무 및 전문분야 학력, 경력, 자격을 함께 평가받는 ‘통합 기술능력 평가’가 가능해져야 한다”며 실제 수행 업무를 중심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건설기술인의 인정범위 개선을 제안했다. 그래야 다양한 분야에서의 업무 경력을 인정받으면서 적극적 자기계발을 할 수 있으며, PQ나 건설업 등록요건에도 대형건설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중/소규모의 프로젝트에도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보유한 건설기술인을 참여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건설업 통합고용 지수 시스템 개발’도 제안했다. 선진국은 세대별, 성별, 사회적 약자, 전문분야별, 사업분야별, 4차산업기술 건설기술인, 해외 건설기술인 고용지수, 방재/재해지수, 안전지수 등을 통해 건설인들의 처우, 복지, 안전, 고용을 평가하고 관리하고 있다.


대학에는 국내 건설인들의 취약분야인 기획/타당성분석, 건설 PF, PMC, CM, 사업비 관리, PPP 등 글로벌 건설업계에서 인정하는 고부가가치의 다양한 전공들을 적극 도입해야 하고, 나아가 경력관리 수탁기관은 은퇴 건설기술인을 활용한 멘토링 교육제도를 신설해 청년기술인이 졸업 후대도 1:1 단지 전문가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4차 산업기술을 포함한 미래기술 전문가 양성 차원에서 ▲건설기술인 계속교육과 승급교육에 포함하거나 민간에서 받은 관련 교육시간 및 경력도 인정할 수 있는 방안 ▲4차 산업혁명기술을 보유한 건설기술인이 실제 건설프로젝트에 활용한 경우, 기술 활용에 대한 경력신고가 가능하도록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개정 ▲미래기술 및 글로벌 기반 자격증 개발을 제안했다.


한창섭 한국건설기술인협회 부회장은 청년층 유입을 위해 ▲입낙찰시 청년층 고용정도에 가점부여 ▲건설업 면허 기준에 초급 기술인 확보 규정 강화 ▲현장 초급기술인 배치 기준 강화 ▲4년제 졸업자에 자격증 없이 초급기술능력 부여(자격증 소유자는 중급 승급가점 부여) ▲자격, 경력, 학력 중심으로 등급화된 기술능력을 특화된 전문성 위주로 관리 ▲건설분야 청년진출자에 주택청약 가점 부여 등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주52시간 정착을 위해 정적 공사비와 공기산정, 직업안정성을 위한 건설기술인 공제제도 도입 등 이미지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장년층은 ▲실직자 중 구직자에 대한 경력 별도관리 ▲경력증명서 세부 자료로 나만의 특화된 경력서 첨부 ▲협회와 지자체 등 구인구직 네트워트 이용 ▲해외경력 별도관리 ▲시민단체와의 협력으로 은퇴자 재능활용 ▲건설기관의 안내, 상담 등 건설기술이 유용한 일자리에 배치 등을 제안했다.


이청호 한국기술대학교 IPP센터 교수는 대학교육은 전통적 기술 기반의 반복교육이며 NCS 중심의 기본 교과목에 한정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융합 가능한 외생기술을 교과과정에 도입하고, 이를 위한 교원확보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Co-op 프로그램 확산으로 집중적 실무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기현장실습을 통해 이직률을 낮추고, 기업은 비용절감와 안정적 인재확보 취업자는 직무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플로어에서는 “청년고용 확대를 위해 정부에서 제시하는 것은 PQ가점이나 장기적으로는 업계에 부담을 주는 처사이기 때문에 PQ가점 보다는 세재혜택을 줄 것”, “인력이 부족한 안전진단분야를 산업으로 인정하고, 건설기술자를 유지관리 기술자로 직무 전환하는 교육과정 신설”, “국가가 은퇴기술자를 기업에 초빙해 경험과 기술을 전수하는 제도 마련”, “제도를 통한 획기적 일자리 창출”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날 전문가들은 3D산업으로 인식되는 건설산업의 인식 개선을 통해 청년에게 건설산업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며, 각종 제도개선을 통해 건설기술인의 보다 나은 처우가 정착되고, 건설산업이 규제대상이 아닌 육성산업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장순재 국토교통부 기술정책과장은 “지속가능한 건설산업 성장을 위해 논의된 내용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 시작 전 김연태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수출은 반도체가 하고 일자리는 건설산업이 만들어 낸다고 할 만큼 건설산업은 대표적인 일자리 산업이다. 82만 건설기술인이 등록된 협회는 계층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업계 공동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홍의락 의원은 “건설수주와 투자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임에 따라 신규고용 및 재취업 여건은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건설분야는 점차 확대되고 전문화 되어가고 있는 반면 관련 분야의 기술을 주도하는 기술인들의 자격과 역량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며 세미나를 통해 건설기술인 고용 확대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송석준 의원은 “최근 건설산업은 수년간 침체기가 이어지면서 건설기술인들의 고용이 불안정한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건설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워라벨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흐름도 건설기술 재취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인프라 투자 감소·노후화에 대응해 시설물 안전확보와 유지관리로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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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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