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연기·취소되는 봄꽃축제···‘기획조경’업체 어쩌나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책 절실해
라펜트l기사입력2020-03-25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각종 봄꽃축제 등 행사들이 줄줄이 연기·취소되면서 관련 업체와 농가, 주변상권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농가를 살리기 위한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양재화훼공판장의 점포 임대료를 6개월간 50% 인하하고 화훼 370만 송이를 구매한다. 특수학교 대상 1교실 1꽃병 지원책도 내놨다. 18일부터는 정상적 경영활동을 못한 것으로 인정되는 농가에게 농가당 최대 5000만 원(총 600억)의 재해대책경영자금 융자를 지원한다. 몇몇 지자체에서도 1테이블 1플라워 운동, 기념일게 꽃 선물하기 운동 등 꽃 소비 촉진을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량의 식물을 활용한 거대한 조형물과 아름다운 정원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기획조경’업체의 경우 어떠한 대책도 없어 막막한 상황이다.

A업체는 “4~5월에 열리는 봄 행사의 발주는 1~2월에 나고, 식물은 1년 전부터 미리 준비를 한다. 몇 천 평의 농장에 식물들을 다 키웠고 설계도 끝났고 계약까지 했는데 취소됐으니 이 하늘만 쳐다보고 한숨만 푹푹 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기획조경에 쓰이는 대부분의 식물은 일년생 초화류이기 때문에 수목과 달리 시기가 지나면 전량 폐기처분해야 한다.

축제지역의 농가에서 식물을 공급받는 B업체는 더더욱 큰일이다. “우리 업체와 관계를 맺고 있던 농가들에게서 매년 소화해주던 몇 백만 본의 물량이 있으니 그대로 받아 최대한 다른 형태로 소화해내려고 하고 있다. 식물이 필요한 다양한 사업을 찾아 수주하고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노력이 더 들어가지만 그렇다고 힘든 농가들을 나몰라라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C업체는 농장에 폐기상태에 놓인 식물에 더해 구조물까지 다 완성된 상태에서 행사가 취소돼 완전히 무용지물이 됐다. “올해 봄 시기 목표 이익으로 세웠던 것의 15%도 못했다. 마음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부나 지자체도 손 놓고 있어 그저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축제시기에 맞춰 대량으로 초화류를 공급하는 한 농가는 “축제를 하나도 하지 않으니 큰일이다. 온라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그나마 낫고, 주변 농가가 다들 힘들어 한다. 바이러스가 무섭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축제가 가을로 연기돼도 문제는 여전하다. 가을에는 또 가을행사 계획이 이미 잡혀있어 두 배로 일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업체는 가을분위기에 맞춰 설계안을 수정하기도 했고,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재입찰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곳도 있다.


8천평 규모에서 키워진 축제용 초화류가 폐기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뾰족한 지원책이 없어 답답한 가운데 어떻게든 지역농가나 조경업체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몇몇 지자체도 있다.

평택시는 4월 중순부터 농업생태원 일원에서 개최하는 ‘평택 꽃 나들이 행사’의 성격을 조금 바꾸어 진행한다. 개막식을 비롯한 부대행사나 체험, 공연 개최는 취소됐으나 식물연출을 통한 볼거리는 그대로 진행해 조경업체와 지역농가, 그리고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려는 의도다.

평택시 관계자는 “농업생태원은 시민들이 공원처럼 찾는 곳이다. 올해는 관람위주로만 진행되겠지만 관내 농가들의 꽃을 활용해 볼거리들을 많이 꾸미려고 한다. 각종 꽃탑과 꽃터널 등 아름다운 구조물들도 요소마다 조성해, 축제 취소로 어려운 업체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평택시는 관내 화훼농가 리스트와 농가에서 기르는 품종에 대한 데이터를 조경업체에 제공하고, 업체는 리스트에 있는 식물을 설계에 반영하는 형태로 진행 중에 있다.

구리시는 시립양묘장에서 시민들이 키워낸 60만 본의 계절꽃들을 활용해 도심 전역에 식재해 꽃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팬지, 비올라, 디기털리스 등 20여종 15만 본의 꽃을 장자대로, 아차산로, 경춘국도, 갈매중앙교 등 36개소의 주요 도로변, 교량, 가로등, 공터 등에 식재하고 있다.

동 주민자치센터, 주민자치위원 및 시민이 함께 도심의 불량·유휴 공간을 한평정원으로 조성하는 ‘게릴라 가드닝’ 사업도 실시한다. 식물과 정원 가꾸기에 참여를 원하는 시민과 시민정원사 50여명을 모집해 도시녹화 및 마을환경 정원분야 자원봉사자로 활용하는 등 시민이 자긍심 속에서 함께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꽃의 도시가 되도록 운영키로 했다.

특히 오는 2021년 10월 개최 예정인 경기정원문화박람회 대비 꽃 생산량을 증가해 워커힐 시계 등 시 일원에 더 많은 꽃을 식재할 예정이다. 명실공히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정원같은 도시 분위기를 연출하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양국제꽃박람회’ 가을 연기로 인해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는 “화훼 소비를 활성화하고 농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화훼 농가와 함께 어려운 국면을 타개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작년 가을에 식재를 완료한 튤립이 만개하는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호수공원과 원당화훼단지에서 화훼 소비문화 활성화 및 화훼 농가 돕기 운동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고양시는 일산 서구 대화동 일원의 킨텍스 유휴부지인 C4 부지에 청보리·유채밭을 조성한다. 봄의 전령사인 청보리와 유채밭은 2만6400㎡(약 8천 평) 규모로 조성되며, 5월경에 초록과 노란 물결 바다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킨텍스 도심 속 이색적인 장관으로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평택 꽃나들이 / 평택시 제공


구리시청 앞에 조성된 화단 / 구리시 제공


킨텍스 유휴부지에 조성될 청보리와 유채밭 / 고양시 제공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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