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공문발송,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

공문발송 이후, 미세먼지저감숲 조성사업 조경배제 100%
라펜트l기사입력2020-03-27

지난 2월 말, 각 지자체로 공문이 발송된 이후 ‘도시숲 조성사업’을 두고 산림청과 지자체, 조경업계가 혼란을 겪고 있다. 도시바람길숲, 미세먼지 저감숲 조성사업 발주 시 조경업체가 제외된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에서 발송한 「도시바람길숲·미세먼지 저감숲사업의 설계, 시공, 감리 입찰참가자격 관리 철저 요청」이라는 공문의 주요 골자는 지자체에서 산림사업으로 예산을 신청했거나 보조금으로 교부된 도시바람길숲, 미세먼지 저감숲 사업에 대해 조경식재공사업 또는 조경공사업은 입찰 참가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올해 발주된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사업은 총 19건이며, 이중 공문발송 전에 발주된 건이 9건, 공문발송 이후 발주된 건은 10건이다. 바람길숲은 1건으로 공문발송 전에 조경공사업으로만 발주됐다가 관내 조경공사업이 1곳뿐이어서 유찰됐고, 공문발송 이후 산림조합을 포함해 재공고됐다.


총 19건의 미세먼지 저감숲 사업의 업종참가자격을 들여다보면, 공문발송 이전의 9건 모두 ‘조경식재공사업’으로 발주됐다. 심지어 1건만이 조경식재공사업과 산림조합(지역조합), 산림사업법인(도시림등조성)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나머지는 조경식재공사업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지자체 담당자들에게 미세먼지 저감숲 사업은 공원녹지 사업과 기술, 내용면에서 다름이 없으며, 국민안전, 시공능력 등에서 우수하다고 판단한 업종으로 발주되던 것이다.


그러나 공문발송 이후 양상이 달라졌다. 총 10건 중 ‘조경식재공사업’이 포함된 사업은 단 한 건도 없다. 산림청으로부터 교부된 공문대로 이행한 것이다.


지자체에 하달된 공문에는 해당 ‘사항을 철저히 이행하여 향후 상반기 예산집행 점검에 지적되지 않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위 사항을 미이행하여,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사업자가 참여하여 사업 추진, 지적될 경우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는 보조금 반환, 보조금 교부 결정 취소 등 조치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피해를 보는 쪽은 오랫동안 사업을 수행해왔으나 갑자기 사업 참여가 제한된 조경업체와 문의 및 민원에 공문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지자체 공무원들이다. 물론 도시숲의 혜택을 받는 국민이 최종 피해자이기도 하다. 총 19건 중 3건의 사업이 취소됐으며, 이중 경기도 안성시의 사업은 빗발치는 민원으로 인해 사업이 미뤄진 케이스다.


입찰참여제한으로 인해 조경계는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일선 지자체에서도 괴로움을 토로하고 있다.


A지자체 공무원은 “산림청의 지시이고, 도청은 신속집행을 요청한다. 업체는 생사가 걸렸으니 반발할 수밖에 없다. 지자체로서는 입장이 난처하다”고 말했다.


B지자체 공무원은 “공문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기에 지자체로서는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다만 일선에서는 현실적인 것들을 판단할 뿐이다. 무언가가 바뀐다면 과도기가 필요한데 완충기간 없이 한순간에 바꿔버린다면 당하는 업체나 지자체 입장에서는 황당할 것이다. 중앙부처에서는 지역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중앙정부는 규정을 만들어서 교부하면 그만이겠지만, 지방공무원은 민원 총알받이가 되어 산림청의 입장을 계속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지자체 공무원에 의하면 “타 지자체에서도 민원과 문의가 많은지 산림청으로 질의를 한 모양이다. 이에 대한 회신공문이 다시 왔고, 공문에 따라 답변하고 있다”고 한다.


C지자체 공무원은 올해 사업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나무심는 시기는 보통 3월부터 4월 사이이다. 도시숲 조성사업 자체가 교목이 1000주가 넘어가고, 관목은 몇 만 본이 들어가다 보니 한 달은 나무만 구해야 하며, 공사기간이 두 달은 필요하다. 3월에 입찰공고를 하면 4월은 나무를 구해야 하고, 기온이 올라가 활착률이 떨어지는 5월에 식재를 해야 한다. 조경계에서 소송을 하겠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을 집행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사업 시기를 늦춰 식재적기를 놓치는 것 또한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반면 D지자체 공무원은 “조경업역에 ‘숲 조성’이 있고, 도시숲은 숲조성 범주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당연히 조경업체가 할 수 있다. 그동안 조경공사업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에도 ‘법제처 법령해석(2009년)’이라는 근거가 있다. 그런데 돈을 준다고 갑자기 참여를 제한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자기들의 밥그릇을 지키려는 산림청의 억지”라며 분개했다. 아울러 “이런 내용은 전화로 당부할 사항이지, 공문으로 내려 보내는 것은 무지막지한 처사이다. 예산을 쥐고서는 힘없는 지자체를 잡고 흔드는 치사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지자체에서는 뒤에서 괴로워하면서도 나서질 않는다. 예산이 걸려있으니 꼼짝 못할 수는 있지만 순진하게 가만히 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 궐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수많은 지자체 담당자들과 통화한 결과 예산을 집행하는 부처에서 지시하는 대로 이행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과 말을 아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재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도시숲 조성사업에는 조경공사업과 조경식재공사업 등이 여전히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자체는 국민을 위한 도시숲 조성을 위해 업역 구분보다는 기술력을 강조한 자발적 선택을 이어가고 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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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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