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자연에 과학을 입히다! IoT기술을 적용한 시설물

이두열 논설위원(EM디자인 소장, 배재대학교 조경학과 겸임교수)
라펜트l이두열 소장l기사입력2020-09-15
자연에 과학을 입히다! IoT기술을 적용한 시설물



_이두열 EM디자인 소장, 배재대 조경학과 겸임교수



1. 스마트 공원의 필요성

스마트 기술은 편리성, 다양성, 창의성을 앞세워 생활 속 깊이 파고들어 수세기 동안 믿어왔던 방식과 규칙을 하나씩 허물어뜨리고 있다. 미디어콘텐츠를 보는 방식도 과거에는 획일적 공중파방송을 봤다면 현대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개인별 취향에 맞는 다양한 선택으로 변해가고 있다. 공간 조성도 시대 변화에 맞게 다양성을 필요로 한다.

의과대학의 경우 한해 졸업생이 약 3,000명에  내과, 외과, 방사선과 등 약 24가지 전공분야로 나눠지나 약1,000여 명에 달하는 조경분야는 단일전공으로 보아도 무방할 만큼 다양성이 부족해보인다. 이는 전공과 융합된 BIM, IoT, 공간 앱, 공학기술 등 미래를 위한 전문기술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스마트 팜 등 IoT기술을 배우는 농과계열, 미디어 및 키네틱 아트 등을 위해 ICT기술을 도입한 미술계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건설분야는 여전히 4차 산업 발전지수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가 어디일지는 쉽게 상상이 가능하다. 그러한 이미지는 결국 스마트도시 예산부문에서 공원분야 예산은 찾아볼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도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으로 새로운 변화를 거부하는 반응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비교적 개방적인 반응으로는, 신기술 이해를 바탕으로 한 융합이 아닌 외주처리 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유통분야의 배달앱에서 보듯이 정보 분야를 외부에 맡기게 되면 결국 시스템을 빼앗긴 업계전체가 하도급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다. 오랜 기간 외주로 이뤄졌던 측량, 수경설비, 구조 및 수리계산의 예에서 보듯이 외주는 외주로 남을 뿐 노력과 투자 없이 기술을 이해하거나 이전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즉, 스마트공원 기술도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학교별로 분야를 나눠 함께 넘어야할 산이며 관련기술을 습득 후 융합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게 합리적인 방법일 것이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스마트 시설의 유지관리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ICT기기의 특성상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도입 초기에는 관리에 유리한 특정 공간에 한정해 설치 후 이용효과와 관리방안을 확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후 관련학과에 기술과 전체 공원을 스스로 관리하고 교육하는 능력을 보급해 공원에 취업하는 방안도 하나의 답일 것이다.

스마트 공원의 목적 및 필요성을 생각해 보면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대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공중파의 몰락과 유튜브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전문가 중심에서 일반인의 선호를 반영한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이는 다양성의 측면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 공원의 역할이 휴식과 여가, 환경적 측면이 강했다면, 이제는 보다 다양한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공원은 이제 대중이 선호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며, 자연과학 등의 창의적 학습기능, 스마트 텃밭 등의 경제적 생산기능, 이용자가 참여하는 공연 및 문화공간, 실내 피트니스공간을 대체하는 스마트한 운동공간, 유지관리비는 스스로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자생력 확보, 과학적 수치로 증명되는 LID등 환경적 요인 등을 통해 다양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스마트 기술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에 몇 해 전부터 관심이 있는 분들과 함께 국내는 물론 중국, 싱가포르 등 신기술이 도입된 스마트 공원과 스마트팜을 답사하였다. 아울러 스마트도시 연구과제와 3D시뮬레이션 용역을 수행한 경험을 토대로 이제는 스마트 공원의 개념단계를 넘어 실용적 적용을 위해 개인적 노력을 하고 있다.


보행자등록 스마트시설 (베이징)

모션 감지 카메라  (베이징)


공원주행 자율주행 버스 (베이징)

안면 인식 자판기 (베이징)



태극권교육 및 자세교정시설(베이징)

안면인식 사물함 (베이징)



산지형 공원 에스컬레이터 (싱가포르)

미디어 파사드 프로젝터 (싱가포르)



파빌리온내 놀이터 및 카페 (싱가포르)

다목적 파빌리온 (싱가포르)



천정 선풍기 파빌리온 (싱가포르)

그늘막 및 야외 에어컨 (싱가포르)


중국 베이징 스마트공원 답사에서 놀라왔던 점은 기술적 측면이라기보다는 중국 ICT기업들이 다양한 첨단 기기를 공원에 무료로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공원 이용객이 충분하기에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공원은 이용객수를 점검하며, 어떤 장소와 어떤 시설을 선호하는지 IT기술을 활용해 체크할 수 있어 이것이 이용 후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어떤 분야라도 대중의 취향을 분석하고 시대상황에 맞게 변화하지 않는다면 결국 소멸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변화의 시간도 사실상 얼마 남지 않았다.

사실 국내의 대표적인 도시와 공원조성 시 여러 계획안이 경쟁을 통해 전문가들에 의해 선택되고 각종 심의 등으로 다듬어지지만 결국 시공단계에 이르러서는 민원과 시대변화에 의해 특화전문 설계업체에 의해 재설계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한다. 이런 비효율적인 과정은 주민의견과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고정관념의 한계에서 발생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주민설문조사 결과들을 보면 이용자 확대를 위한 상징적 시설과 경관조명 등의 자극적 시설들에 대한 선호도도 상당수 있지만 편리함, 교육체험을 위한 스마트시설의 도입 등 시대변화를 반영한 의견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더욱이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는 곡물가격을 불안정하게 할 여지도 충분하므로 장기적으로 곤충 및 인공육류 등 대체식량 스마트팜이 발전할 것이다. 이를 대비해 조경용 초화, 노지 텃밭형 스마트팜 등 스마트 도시농업 분야도 조경의 한 분야로 성장시킬 충분한 필요성이 있다. 귀농 예비자를 위한 스마트팜 교육시설도 공원에 적합한 시설중 하나일 것이다. 또한 자연에서 시작된 과학을 실내의 한정된 교육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체험했을 때보다 효율적이며 창의력을 높이는데 유리하므로 다양한 학습시설도 스마트 공원에 적합한 시설이 될 것이다.

다양성과 더불어 편리성도 필요한 기능이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그늘막과 선풍기 사례와 같이 실내에 비해 불편한 자연환경도 편리성의 측면에서 어느 정도 개선해줄 필요가 있다.


2. 스마트 공원의 도입시설

스마트공원용역 등을 수행하며 아쉬운 부분은 여전한 옥외 스마트 제품의 부족일 것이다. 태양광벤치 등은 있지만 문화, 운동, 텃밭 등 다양한 공간에 적합한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이에 그간 주민의견, 학생, 관리자들의 의견과 유튜브 선호도 등을 참고로 개인적으로 시설을 구분하고 제작해 보았다. 물론 스마트관련 지원금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최소의 비용과 시간으로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다양한 시설들을 스스로 제작해 보았다.

첫 번째는 공원의 이용자 확대를 목표로 공연 보조 시설을 제작해 보았다. 이퀄라이저와 120여 가지 악기를 지원하는 미디, 접촉형 음악연주 인터렉티브 월이다. 물론 제품 수준은 전문 음악인을 위한 정도는 아니지만 일반인이 스마트폰 영상도 촬영하고 나름의 솜씨도 뽐낼 수 있을 정도이다. 기존 시설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제작하는 이유는 장기간 야외 노출에 견딜 수 있는 시설이 없기도 하고, 궁극적으로는 음악연주에 그치지 않고 공원시설과 연동해 반응해야하므로 그 기초기술을 모두 습득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IoT시설에 전원을 공급하고 각종 반응형 시설에 소규모 전력량을 공급해줄 에너지 발전기이다. 태양광, 풍력, 수차와 압전에너지 변환시설을 개발, 스마트폰의 5V와 220V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릴레이 시설을 제작해 보았다.

세 번째는 상징시설로 최근 자연과 야간 경관조명이 융합된 공간이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하여 단순 조명을 넘어 스마트 센서 기술을 추가한 키네틱아트의 동적인 상징시설과 반응형 조명시설을 제작해 보았다.

네 번째는 편의시설로 다가서면 열리는 휴지통과 선풍기, 접촉하면 정보를 체험하는 인터렉티브 월과 기존 체력단련시설에 칼로리와 운동량을 체크하는 부가적인 시설을 제작해 보았다.

다섯 번째는 스마트팜으로, 기존 실내형 스마트팜과는 차별화되는 대규모 면적을 제어하는 징검다리형 와이파이, 지그비 통신, 토양/습도 감지기와 CCTV 등을 제작 중에 있다. 본인이 강의하는 배재대학교에서 지원받은 학교내 토지에 노지형, 실내형이 복합된 스마트팜 실습공간을 두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예정이다. 또한 환경변화와 관련해 초등학교와 건물에 설치하는 기존의 폐쇄형 백엽상을 스마트유리와 각종 센서를 통해 외부에서 관찰가능하고 중앙 디지털 트윈모델과 정보 입력이 가능한 입력장치로 제작해 보았다.

이외에도 가능성 있는 제품들은 특허 진행 중에 있어 제외하였다. 

1. 문화 및 유희시설


Nature Equalizer

야외공연장 미디



정크아트 뮤직




2. 환경에너지 시설


태양광/풍력 발전

수차와 압전소자 징검다리



센서와 릴레이 전력제어




3. 상징 및 조명시설


Smart Kinetic Art

Smart Flower



스마트폰 무선조정 조명




4. 편의 및 안내시설


Interactive Wall

스마트 휴지통



고주파 유해동물 방지시설




5. 센서 및 스마트팜


스마트 백엽상

습도센서 및 관수



와이파이, Xbee 통신



아래 제작품들은 개인의 비용과 시간, 디자인재단의 일부지원으로 진행하는 시도이다. 아직 시각적인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기초기술의 확보와 활용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임을 감안하여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 이후에는 BIM과 연동된 스마트폰 앱과 인공지능을 탑재한 시설을 목표로 작업 중에 있다.



3. 스마트 공원의 발전 방향

안정적인 직장에 속하는 항공 관련직과 방송직, 목 좋은 카페와 음식점 등도 코로나19의 여파와 배달앱의 등장 등으로 많은 것이 변화되었다. 앞으로 인구감소와 기후변화에 이어 글로벌 IT기업이 무료로 풀어놓은 텐서플로우, GPT-3등의 인공지능은 이 세상에 상상도 못할 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전공기술과 융합한 BIM, 공학, 그래픽, 코딩, IoT 등 나름 준비는 하고 있지만 새롭게 나타나는 신기술을 습득할수록 준비해야 할 것들이 줄어들기보다는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 현실에 새로 시작하겠다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권할 여유조차 없는 삶이지만, 소소한 노력의 결과가 예상한 대로 반응할 때 보람을 느낀다.

공원에도 조금씩 스마트 공간과 시설물이 도입되면 하나의 통합시스템의 필요성도 대두될 것이므로 이를 고려한 준비도 필요해 질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자연과 IoT기술이 연동되어 스마트안경 하나로 모든 것을 이용하는 창의적인 기술이 공원에 구현되길 기대한다.


제작지원: (재)서울디자인재단,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글·사진 _ 이두열 소장  ·  EM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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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y2210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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