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직면한 조경계의 대응 전략] 팬데믹 시대의 중국 대학 조경교육의 방향

글_장림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박사
라펜트l장림 박사l기사입력2020-10-04

팬데믹 시대의 중국 대학 조경교육의 방향




_장림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박사



유네스코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2020년 3월 25일까지 전 세계 184개국의 학교에서 휴교를 실시하였고, 15억여 명의 학생들이 영향을 받았다(www.unesco.org). 중국 교육부는 “강의는 멈춰도 가르침과 배움은 멈추지 않는다(停課不停教, 停課不停學)”는 방침을 내놓으며 각 대학에 온라인 강의 개설을 지시했다. 각 대학은 위챗(微信), 딩딩(釘釘), 줌(zoom), 텅쉰(騰訊) 등 다양한 네트워크 플랫폼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교[教: 가르침]’와 ‘학[學: 배움]’을 진행했다. 팬데믹 시대의 중국 대학 조경교육의 경우도 위와 같은 방침을 따라 전국적으로 온라인 교육을 진행해왔다. 올해 4월 25일 중국 풍경원림학회가 ‘풍경원림과 공공위생의 안전성’이라는 주제로 주최한 한 인터넷 포럼에서, 칭화대학교 정효적(鄭曉笛) 교수는 ‘팬데믹 시대의 중국 대학 풍경원림 전공 온라인 교육’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의 진행 상황과 장단점을 보고했다. 필자는 이번 인터넷 포럼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 팬데믹 시대의 영향으로 향후 중국 대학 조경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그림1] 칭화대학교와 우한의 화중과기대학교와 화중농업대학교의 위치

표 1. 칭화대의 지방대학 지원 과목

학부 과정의 3개 과목

대학원 과정의 3개 과목

경관과 기술

경관과 기술

풍경원림 시공

경관 지학(地學) 기초

풍경원림 설계

경관 생태학


표 2. 칭화대학의 지방대학 과목지원 수강현황

과목명

경관과 기술

경관 그라운드 설계

원림예술원리

학교명

칭화대학교

화중과기대학교

화중농업대학교

학년

1학년

1학년

1학년

수강 인수(명)

18

19

200

과목명

풍경원림 시공

원림시공

풍경원림시공1

학교명

칭화대학교

화중과기대학교

화중농업대학교

학년

2학년

4학년

3학년

수강 인수(명)

9

19

70



2020년 3월부터 6월 말까지 칭화대학교는 우한에 있는 대학에 21개 온라인 강의를 지원했다. 이 중 풍경원림 전공에 대하여 칭화대학교는 우한에 있는 화중과기대학교(華中科技大學)와 화중농업대학교(華中農業大學)에 학부 과정의 3개 과목, 대학원 과정의 3개 과목을 지원했다. 학부 과정의 세 과목은 경관과 기술, 풍경원림 시공, 풍경원림 설계이고, 대학원 과정의 세 과목은 경관과 기술, 경관 지학(地學) 기초, 경관 생태학이다. 예컨대, 경관과 기술은 칭화대학교 학부 1학년으로 신청한 학생은 18명이고, 화중과기대학교 학부 1학년의 ‘경관 그라운드 설계’ 강의를 맞춰 신청한 학생은 모두 19명이다. 동시에 화중농업대학교 1학년의 ‘원림예술원리’ 강의를 맞춰 신청한 학생은 모두 200명이다. 세 대학의 총 수강생 수는 18-228명이다. 또한, 풍경원림 시공의 경우는 칭화대학교 학부 2학년으로 신청한 학생은 9명, 화중과기대학교 학부 4학년의 ‘원림시공’ 강의를 맞춰 신청한 학생은 모두 19명이며, 화중농업대학교 3학년의 ‘풍경원림시공1’ 강의를 맞춰 신청한 학생은 모두 70명이다. 세 대학의 총 수강생 수는 9-98명이다. 강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설계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역사이론, 시공기술, 자연과학의 세 가지 부분을 아우른다. 정효적(鄭曉笛) 교수의 보고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가 중국 풍경원림 전공에 미친 영향은 크다. 먼저, 인터넷 강의는 교육 자원이 충분히 활용되고 좋은 교사가 수만 명의 학생에게 강의를 할 수 있다는 ‘열린 플랫폼’으로서의 장점이 있었다.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제외한 이론수업을 영상으로 재시청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학생들이 각자 자유롭게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일상의 등하굣길로 인해 낭비되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 강의에서는 부모님이 학생들의 학습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학생들의 작품에 대해 소중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풍경원림 전공은 실천성이 매우 강한 학과인데 학생들이 집에서 도면을 그릴 수 있는 도구와 인쇄 장비 등이 편리하지 않았던 탓에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다. 특히 공원 및 오픈스페이스 설계 스튜디오 강의의 경우 학생들이 현장 답사를 하지 않아 현장의 물리적 요소와 인문적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이전 학생들에 비해 작품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론 강의에 비해 실습이 필요한 강의의 경우 교사들의 어려움들이 많이 호소됐다. 학생들 편에서는 학생과 학생 사이의 상호 작용성이 결여되었고,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는 시간이 베이징 시간으로 통일된 것도 불편을 초래했다. 예를 들어 티베트 등에 있는 일부 학생들은 날이 밝기도 전에 일어나 강의를 들어야 하는 등 시차 문제가 커서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학생들은 이번 3개 대학의 온라인 협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으며, 특히 우한에 있는 지방대학교의 학생들에게는 중국 최고인 칭화대학교 교수들의 코멘트를 직접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도 큰 기쁨과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팬데믹 시대에 수도권에 있는 대학과 지방대학 간의 상호 협력은 교육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어느 정도 향후 대학 교육의 형평성(equity)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19는 아직 완전히 통제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중국 대학들은 다음 학기에 정상 개학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교육 차원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무엇을 가르치느냐’와 ‘어떻게 가르치느냐’라는 두 가지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와 관련하여, 이번 온라인 강의 과목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앞날에 내용상으로는 다소 변화가 있었다고 본다. 이번 온라인 강의의 내용을 살펴봤을 때도 화중농업대학교(華中農業大學) 까오츠(高翅) 교수는 수강생들에게 ‘한운류경(閑雲柳境)’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강의를 개설했고, 강의의 주요 내용은 ‘류지승경(柳之勝景)’, ‘원림류경(園林柳境)’, ‘류와 문화(柳與文化)’, ‘시어류경(詩語柳境)’ 등 버드나무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펼치며 자연과 조화롭게 지내야 한다는 점, 녹색과 건강에 대한 미래 사회의 필요가 강조되었다. 이 밖에도 학생들은 설계 콘셉트 선택에서 미래 인프라의 편안함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에 향후 중국 대학 조경교육의 내용이 시대에 맞게 조정·변화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특히 ‘녹색, 건강, 행복’이라는 주제가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적극 추진 중인 신기건(新基建, 새로운 인프라 건설)이 주목을 받으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이 전통적인 조경설계에 많이 응용될 것이다. 신기건의 주목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와 밀접하다. 비록 온라인 교육이 오프라인 교육으로 완전히 전환하기는 어렵지만, 위와 같은 새로운 정보기술이 활용되면서 ‘교사 강의 방식’과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 능력’의 상호 협동이 도전되고 있다. 특히 중국 대학 풍경원림 전공은 실천에 매우 치중하는 과목이라서, 향후 새로운 정보기술과 온라인 네트워크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하여 교사, 학생, 부모를 온라인 교육에 적응하도록 할 것인지가 현재 교육계의 새로운 중점과 난점이 될 것이다. 이는 교육 발전 과정에서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글·사진 _ 장림 박사  ·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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