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포근함 속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정원이길”

[인터뷰] 류홍선·박준 작가(플레이가든스·㈜플레이웍스)
라펜트l기사입력2020-10-23
음악분수가 있는 광장, 짚라인이 도착하는 곳, 주 동선의 초입, 잔디광장. 이 모든 곳과 연결되는 곳에 위치한 정원이 있다. 정원 한쪽에서는 유아가 모래놀이를 하고, 보호자는 데크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한쪽에서는 어린아이들이 뛰어놀고 한쪽에서는 벤치에서 휴식을 취한다. 사람들은 어느 방향에서든 자유롭게 정원을 드나들며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제8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정원작품 공모전’ 문화정원 부문에서 류홍선·박준(플레이가든스·㈜플레이웍스)의 ‘꿈으로의 소풍’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플레이가든스는 특화공간을 디자인하고 직접 시공까지 하는 회사로, 주요 건설사 및 상업공간, 주택정원, 옥상정원 등의 업무를 실시해왔다.

조경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두 사람은 더 나이 들기 전에 정원 공모전에 꼭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꿈으로의 소풍’은 그렇게 탄생했다. 두 사람의 정원 조성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류홍선, 박준 작가

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정원공모전에 꼭 도전해보고 싶어 처음으로 참가하게 됐습니다. 기존에 하던 일들에 더해 디테일한 것들을 찾아내는 작업들을 공부하며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오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 도움이 있었습니다. 현장에 매일 오시던 자문위원님들과 의왕시 주무관님들, 조경신문사에서 열심히 도와주셨습니다. 특히 주무관님들께서는 필요한 것이 생기면 바로 대응해주셔서 정원박람회에 대한 시의 의지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정원 조성 콘셉트를 ‘꿈으로의 소풍’으로 정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8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정원 공모 주제가 ‘정원으로 떠나는 소풍여행 레솔레파크’였고, 그것을 가지고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레솔레파크 자체가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 공원이기도 하기에 엄마, 아빠, 친구, 자연과 함께 ‘꿈을 찾아 떠나는 소풍’으로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소풍 나온 가족을 위한 정원입니다. 아이들은 뛰어놀고, 어른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쉬며, 어린 시절의 꿈을 다시 찾아가는 행복한 정원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어릴 적 소풍을 가면 가기 전날 내일 비가 오는지, 뭘 하고 놀지, 뭘 싸가는 지 등등에 대한 설렘에 잠도 설치고 하잖아요. 아이들의 맑은 꿈이 담긴 정원이라면 어른들도 그 안에서 잠시간이라도 맑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연령층의 가족이 꿈을 찾아 떠나는 정원은 고귀함과 숭고함을 꽃말로 가진 팽나무와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조형 데크를 중심으로 모래놀이정원, 작은 돌담, 잔디광장으로 이어지는 잔디언덕, 다양한 지피초화 및 유실수가 있는 정원입니다. 멋진 풍향계들, 코르텐강으로 만들어져 빨갛게 물들 작은 동물오브제, 새집 등 정원 곳곳에 숨어있는 20여 가지의 작은 정원 속 오브제를 보물찾기 하듯 찾아 떠나는 어린 시절 소풍을 주제로 하는 모두가 행복한 정원입니다.


작품을 조성하시는데 있어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공원에 조성되는 공공정원이다보니 많이 이용되는 정원이길 바랐습니다. 적극적으로 쉬거나 차를 마시기도 하고, 아이들이 뛰어놀고 유아들이 모래놀이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습니다. 소풍가서 하는 보물찾기 놀이에서 착안해 20여 가지의 오브제를 정원 여기저기에 숨겨두기도 했죠. 코르텐강으로 만들어 시간이 지나면 빨갛게 물들을 작은 오브제들입니다.


정원 곳곳에 다양한 오브제들이 숨어있다

많은 이용을 원하는 만큼 주변 공간과의 연계를 고려해 방문객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입구를 5개 정도로 많이 만들었습니다. 입구가 한두 개라면 입구를 중심으로 포인트를 주고, 정원의 주제를 함축할 수 있는데 저희는 입구가 사방에 있으니 어느 방향에서 보든 식재, 오브제, 길 등 모든 것의 조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짚라인에서 내려오는 곳이 메인일 수도 있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는 곳이 메인일 수도 있고, 잔디광장에서 들어오는 곳이 메인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정원 외부의 이용하지 않던 그늘공간이 정원과 연결됨으로써 피크닉장으로 새롭게 이용되는 반가운 결과도 얻었습니다.

저희정원 자체만으로는 캐빈 데크, 팽나무, 20가지 이상의 오브제들, 모래놀이정원, 산책포장, 돌담, 게이트, 목재 울타리 등등의 소재들이 같이 균형 있게 어우러져 재미를 더하는 정원이 되는 것에 신경을 썼습니다. 정원이기에 시설물, 산책로와 마운딩, 식재가 주는 아늑함도 중요했지만 공공정원이기에 동선폭도 확보해주어야 했습니다. 결국 공공정원 속에 사적인 정원의 느낌을 주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저희 둘이 결정하고 모든 것들 해나가야 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사업으로는 감독하는 건설사 관계자와 조율을 통해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처음부터 저희 둘의 결정에 따라 조성되는 정원 작업은 저희가 시공자이자 나름대로의 감독관이기도 한 것입니다. 잘하고 싶은 욕심도 더욱 생기니 의사결정에 끝이 없었죠. 그 의견조율과정은 치열했으나 거기에서 보다 더 디테일하고 나은 의견이 나오니 결국 저희의 에너지가 되고 자산이 되었습니다.


작품 조성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류홍선 : ‘꿈’이 주제이니 꿈의 고귀함과 숭고함을 지켜주는 정자목 개념으로 제주 팽나무를 넣고 싶었습니다. 제주 농장에서 나무 사진 몇 장을 받아 크기와 형태를 고민했고, 무엇보다도 파고라와의 조화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숙고했습니다. 

결국엔 직접 눈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에 박준 작가가 집에서 막 신던 슬리퍼 신은 채로 비행기타고 제주 농장 다녀온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만큼 열의와 절박함도 있었지만 단시간 진행되다보니 즉흥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기에 그런 결정을 내렸던 것이죠. 그것이 짧은 기간 동안 만들어야 하는 정원 시공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준 : 나무들을 직접 보니 사진상으로 봤을 때보다 더 좋았습니다. 다 너무 좋은 나무들인데 저희 정원에 맞는 것인가가 관건이었기에 보면서도 고민을 계속 했던 게 떠오릅니다. 계속 영상으로 찍고 상의에 상의를 거쳐서 선정한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식재공사 전까지도 확신이 서질 않았습니다. 그 절박한 상황들이 지금 돌이켜보면 좋았던 기억입니다. 그렇게 선정한 나무인 만큼 시설물과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듣는 것이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경기도청에서 오신 분께서 팽나무를 보고, 원래 있었던 나무 아니냐는 말씀에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류홍선 : 원하는 나무를 찾으려고 사방팔방 다니고, 양은 많지 않지만 정원소재를 찾으러 가는 일련의 과정이 전부 재밌었고 좋았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많은 분들에게는 정원박람회와 참가가 큰 기회이기도 하고 큰 전환점이기도 할 텐데요, 저희는 이번 참가가 지금까지 해 오던 저희의 모습 중 일부를 잘 펼쳐 놓은 느낌입니다. 공동주택, 상업공간, 개인주택 프로젝트를 접할 때 데스크톱 앞에서 밤새 가며 해결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현해보고 현장에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저희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특별한 계획은 사실 없습니다. 3주 동안 의왕에 상주하느라 밀린 프로젝트들에 당분간은 치여서 살 것 같네요.


정원을 찾는 이들에게 어떤 정원이 되었으면 하시나요?

류홍선 : 정원에서 많은 행동들이 벌어졌으면 합니다. 그러면서도 정원이 가진 본연의 느낌들, 감성적이고 포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신기술이 결합된 시설이나 소재들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정원은 따뜻함이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원을 찾는 분들이 그것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박준 : 화려하진 않지만 정원이 찾는 이에게 예전부터 있었던 느낌을 주는 정원이길 바랍니다. 이용자도 모르게 편안히 머무르는 정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 속에서 느끼고 즐기고, 노는 행복한 정원이었으면 합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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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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