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콘서트] 제3의 공간, Millennium Park Chicago 01

글_송명준 오피니언리더(님프Nymph 대표)
라펜트l송명준 대표l기사입력2020-11-06
[정원콘서트] 정원과 문화 02 - 시카고의 공공정원 01 


제3의 공간, Millennium Park Chicago 01


_송명준 오피니언리더(님프Nymph 대표,

전북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콘서트의 사전적 정의는 두 사람 이상이 음악을 연주하여 청중에게 들려주는 모임입니다. 이곳은 거창하지만 독자에게 정원과 식물, 정원과 사람, 정원과 문화, 식물원에 대한 단상, 미국 서부의 국립공원, 미국 동부의 식물원, 호주 4대도시 정원, 기타 등 8가지 주제로 연주되는 정원콘서트입니다. 다음회는 11월 13일 [정원과 문화 02 - 제3의 공간, Millennium Park Chicago 02] 이며 격주로 연재됩니다. 


Crown Fountain


시카고 밀레니엄 공원, Millennium Park Chicago

Millennium Park Chicago는 차고지로 사용하던 장소에 전액 기부금으로 만들어진 공원이다.

주변에 관공서와 은행, 사무실 건물들이 있고, 건축과 공공미술의 도시인 시카고에서 가장 사랑받은 도시민의 휴식처이자 전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새천년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2000년에 개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2004년에 임시로, 2006년 봄에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이곳에는 시카고 플랜 100주년을 기념해 여성 건축가 최초로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하디드(Zaha M. Hadid)의 설계 ‘번햄 파빌리온(Burnham Pavilion)’, 클래식 음악 공연이 열리는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Jay Prizker Pavilions)’이 있고, 정원을 무척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아우돌프(Piet Oudolf) 의 2001년 작품인 루리에 정원(Lurie Garden)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공원에 풍경과 클래식과 대중음악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있는 도심형 공공정원의 백미라고 본다.

정원콘서트 20번째, [정원과 문화 02- 시카고의 공공정원 01 -제3의 공간, Millennium Park Chicago 01]에서는 우선 콩이라고 알려진 구름 문, Cloud Gate (The Bean)과 다양한 인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을 먼저 이야기하고자 한다.











콩이라고 알려진 구름 문, Cloud Gate(The Bean)








Bean

Cloud Gate(이하 The Bean)의 작가는 런던 왕립미술학교에서 살아생전에 개인전을 연 첫 번째 생존작가인 아니시 카푸르(Anish Kapoor)는 인도 출신의 영국 조각가이다. 2006년 뉴욕 록펠러 센터에는 지름 11m짜리 강철 오목거울인 ‘하늘 거울 Sky Mirror’가 한 달 남짓 설치되었었다. 반면 110톤짜리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The Bean은 2004년 Millennium Park Chicago에 영구적으로 설치되었다. 그의 작품 중 영구적으로 장소가 정해진 첫 번째 작품이라 한다. 높이 10m, 너비 13m의 규모, 그리고 110톤이라는 거대한 무게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작품의 왜 The Bean이라 불릴까라는 의문은 그 작품을 보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The Bean의 제작진들은 소재특성으로 온도가 올라가 관람객에 문제가 생길 것을 염려해 스테인리스 철판조각 연결 부분을 없애는 등 끊임없는 실험을 했다고 한다. 특히 스테인리스 철판조각을 완전히 없앴기 때문에 마치 거울과 같은 효과가 있다. 오목과 볼록이 교차해서 서 있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주변 건물과 하늘, 들이 다양한 형태로 일그러져 있다. 이 작품은 외부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작품 중심부에 3.7m 높이로 움푹 패인 곳으로 들어가면 더더욱 다양한 형태로 일그러진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마치 보는 이가 이 작품의 주인공처럼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잠시 자신들도 예술가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만 같은 참여성 작품이다.






Bean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








Millennium Park Chicago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의 작가인 하우메 플렌자(Jaume Plensa)는 한국에서도 그리 낯설지 않은 사람이다. 서울의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한글조각을 사용한 ‘가능성들(Possibilities)’과 제주도 본태박물관 ‘공부라는 현실에서 동심을 잃어가는 어린이의 영혼(Children's Soul. 2012년)’으로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스페인 출신의 공공설치 미술가인 그는 그림과 조각뿐만 아니라 연극무대 제작 등 예술의 전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이다. 

2006년에 완공한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는 미국 일리노이(Illinois)주 시카고(Chicago)에 있는 새천년 공원(Millennium Park) 내에 있는 영상 분수이다. 분수 제작을 위해 천만 달러를 기부한 레스터 크라운(Lester Crown)의 이름을 따서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Crown Fountain

5월부터 10월까지만 LED 스크린과 분수를 볼 수 있다. 그 이외의 계절과 운영되지 않은 시간에는 검정 화강암 광장에 세워진 15.2m 높이의 유리블록 기둥일 뿐이다. 이 유리블록을 자세히 보면 LED 스크린이 설치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LED 스크린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카고 시민 1,000명의 표정이 물과 빛, 그리고 소리와 영상으로 교차하고 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닥에서 4m 되는 지점에 구멍이 나 있다. 그 구멍은 무엇일까? 바로 시카고 시민 1,000명의 입이다. 그곳에서는 이따금 폭포라고 할 수 있는 물이 뿜어져 나온다. 작가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대도시 시카고의 특성을 표현한 듯 하다.

Crown Fountain의 LED 스크린으로 송출되는 시카고 시민들의 얼굴은 신청자 접수를 받고 1,000명을 선정해 특수카메라로 촬영했다. 제작 과정에서도 참여와 공동체를 강조한 작품이다. LED 스크린에 나오는 사람들의 면면은 나도 참여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서민적인 풍모였다.
 
2016년 7월 20일 오후 1시 41분 페이스북에 아래와 같이 글을 썼다.








Crown Fountain

“오후에는 시카고 다운타운의 [Millennium Park Chicago]에서. 공원 그 이상의 공원이라는....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온 [Crown Fountain] 입니다. 이것이 보고 싶어 갔는데 정말 좋습니다.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가 물놀이를 하고싶어 합니다. 어린이와 청춘들은 이미 하고 있고... 하나의 시설을 만들어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기획자의 상상력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냅니다. 화면이 바뀌는 것을 보고 할머니가 나올 줄 알았는데 할아버지가 나와서 이상하다 이상하다...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삶의 여정을 표현한듯 한데... 노는이들 보는이들 모두가 즐겁습니다.”

어느 사회든 화합과 공존을 이야기하며 그것들은 새로운 형태로 포장되고 진화된다. 어느 사회든 분열과 불신이 바닥으로부터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의 작가인 하우메 플렌자(Jaume Plensa)는 이 작품을 통해 ‘물’은 사람 관계에 있어 의미를 바꾸는 메타포라(Metaphora)이며, ‘폭포’를 통해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카고에 많은 화두를 던졌다고 한다. 하지만 대도시는 언제나 그러하듯, 2020년 코로나19와 인종차별로 드러난 미국 사회의 대도시가 가진 치명적인 약점은 이러한 공공성으로 포장될 수는 없는 것 같다.
글·사진 _ 송명준 대표  ·  님프Nym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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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h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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