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문화산업학과, 다양한 분야가 모여 더 큰 시너지 내”

[인터뷰] 박은영 중부대 원격대학원 정원문화산업학과장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0-11-10
코로나19의 여파로 우리 생활의 다양한 것들이 변화됐다. 모든 분야에서 비대면이 일상화가 됨에 따라 학업이나 일, 각종 행사들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외부공간으로 나가는 것이 줄어듦에 따라 녹지공간에 대한 요구도가 상승하고 있기도 하다.

정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이 때, 이것이 문화가 되고 산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리더’를 길러내기 위해 올 초 중부대학교 원격대학원에 ‘정원문화산업학과’ 석사과정이 신설됐다. 대학원에 석사학위 과정을 개설한 것은 중부대가 처음이기도 하다.

원격교육이 필수가 된 시대에 ‘정원’이라는 공간의 전문가를 길러내는 이 교육에 어떠한 비전이 있을까? 정원의 ‘문화’와 ‘산업’을 리드하기 위한 학과의 역할은 무엇일까?

박은영 중부대학교 원격대학원 정원문화산업학과 학과장


중부대학교 원격대학원에 정원문화산업학과가 개설되고 한 학기가 지났다. 최초의 정원전공 석사과정이며 원격대학원이라는 특성이 있다. 학교나 학생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학교에서는 굉장히 좋아한다. 그동안 교육학분야에서만 진행이 됐었던 원격대학원이 새로운 분야로의 첫 시도가 정원문화산업학과인데,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시대의 니즈를 잘 읽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 학과에 조금 더 집중해도 되겠다는 언질이 있기도 했다.

학생들은 매우 의욕적이다. 원격대학원이기에 그동안은 학생증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정원문화산업학과의 경우 답사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학교측에 학생증 발급을 요청하기도 해 학교에서도 놀라워한다.

학생들 중 직장인들은 일과 학습을 병행하기가 힘든데도 불구하고 에너지가 나쁘지 않다고 얘기한다. 정원 자체가 주는 편안함이 있기에 직장에서 일하고 돌아와서 정원에 대한 강의를 듣는 것 자체가 새로운 에너지가 생긴다고들 하신다. 저도 그렇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만족감이 크다. 시민정원사를 교육을 받으셨던 분들의 경우는 보다 높은 수준의 강의를 들으실 수 있기에 만족해하신다.

또한 원격강의로 진행되기에 강의시간에 매이지 않아도 되면서, 동시에 메신저로 활발히 소통하고 있어 소속감이 높다. 누군가 답사를 다녀오면 사진을 공유하거나 자신이 했던 사업을 소개하기도 하고, 정원관련 각종 정보를 빠르게 제공한다. 기존에 사이버대학을 다니셨던 분들은 소통 없이 듣기만 했기 때문에 지식은 쌓이지만 소속감이 없어 과목을 소비한다는 느낌이었다고 하시기도 한다.

등록금이 많이 비싸지 않고 원격대학을 20년 동안 운영해오면서 쌓였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원격강의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이 있다.


원격교육의 장점도 있겠지만 공간을 다루는 정원의 특성상 한계도 있을 것이다. 내년에 계획하고 계시는 일들이 있다면?

물론 현장실습에 대한 요구도가 있다. ‘정원교육이 원격으로 가능할까?’에 대한 고민은 학과를 설치할 때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계속 고민을 하다보면 방법이 생기 더다. 처음에는 컴퓨터 실습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는데 결국에는 실시했고, 사실 그 과목이 만족도가 가장 크기도 했다. 

학교에는 프로그램이 깔려있지 않으니 프로그램 구매부터 강의방식 등을 계속 고민을 했었는데 학교측에서 상황을 인지하고 학과의 의견을 수용해 집에서 강의 촬영이 가능하도록 허가함으로써 해결됐다.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이 어려웠던 분들의 경우에는 아침 눈 뜨자마자 컴퓨터를 켜서 팔목이 시큰거릴 정도로 연습하셨다고 하더라. 자신이 생각하는 정원을 그림으로 만들어내고 색깔을 입혀가는 과정이 재미있고, 또 조감도를 그릴 수 있게 됐으니 공모전도 나가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한다.

현장실습 또한 산림청 ‘2021년 생활밀착형 숲(실외정원)’ 조성 사업지로 선정됨에 따라 정원을 설계도와 시공과정을 학교에서 직접 보거나 날짜별로 휴대폰으로 찍어 영상으로 공유하는 방법도 있다. 식재공사시에는 같이 모여서 작업을 할 수도 있다. 완공 후에는 학과의 실습장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니 교육에 필요한 것들은 전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다.

옴니버스강의도 계획하고 있다. 옴니버스강의란 하나의 강의과목에 교수를 비롯해 실무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이 돌아가면서 강의하는 방식이다. 현장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요구가 반영된 내용으로, 충청캠퍼스에서는 옴니버스 강의시스템이 마련돼 있기도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도 하다. 여러 정원 실무자분들께 요청을 드렸고,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셨다.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답사계획도 있다. 갈 곳은 무궁무진하다. 이밖에도 공모전 준비, 인턴제 실시, 박사과정 신설 등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들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학과는 한국수목원관리원, 국립수목원과의 MOU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생활밀착형 숲 조성과 정원연구에 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2021년 생활밀착형 숲(실외정원)’ 조성 사업지로 최종 선정됐다. 선정 과정과 이 공간의 의미, 진행계획 등이 궁금하다.

정원은 직접 조성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교내 실습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방안을 찾아보다가 ‘생활밀착형 숲(실외정원) 조성 사업‘에 지원하게 됐다. 사립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많지 않았고, 내년도 사업비가 올 초에 다 정해진 상황이었음에도 그린뉴딜이 시작이 되면서 운 좋게 사업공모가 열린 것이다. 사업 조건자체가 대상지의 공공성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대학이 가지고 있는 공공성이 있기 때문에 지원할 수 있었다.

제안서에 ‘녹색의 역설’이라고 썼던 기억이 난다. 고양캠퍼스를 중심으로 지도를 살펴보면 학교 주변은 전부 녹색이지만 산이기에 편하게 갈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학교에는 등교하는 대학생, 기숙사에 살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은 물론이고 주변에 장애인이나 노인요양원이 생각보다 많이 분포돼 있다. 특히 고양캠퍼스에는 사범학부가 있고 유아부터 중등까지 특수교육학과가 설치돼 있기도 해 학과와 지역에 정원의 기여도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기도 했다. 대학이 가진 개방성과 주민과의 네트워크에 초점을 맞췄던 것이다.

두 번째는 고양시 자체가 갖고 있는 메리트에 중점을 두었다. 고양시는 고양국제꽃박람회를 개최하고 있고, 화훼농가도 많기 때문에 정원과 연계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기존 고양시민정원사가 있기는 하지만 크게 활성화돼있지는 않은 상황에서 정원문화산업학과에서 배출된 인원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유지관리인력 또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기에 선정되지 않았나 싶다.

생활밀착형 숲 조성은 내년 1월부터 설계에 착수한다. 최초로 대학원에 신설된 정원분야 학과인 만큼 대표성이 있다고 보기에 우리학교의 정원을 우수사례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이 정원이 문화 및 산업과 연결된 많은 프로젝트들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생활밀착형 숲 조성 대상지


고양시, 경기도 등과 협력해 시민정원사, 조경가든대학의 운영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하셨다.

시민정원사나 조경가든대학의 조건을 봤는데, 100㎡의 부지가 필요하더라. 이번에 조성되는 생활밀착형 숲은 2300㎡이기에 실습부지확보는 가능하다. 이밖에도 교사가 확보돼야 하고,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 그리고 강사의 조건이 석사학위 이상이더라. 그렇다면 우리학과 석사과정을 밟은 학생들의 일자리와도 연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과 구성원들을 보면 실제 업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공동체 정원이나 시민정원사로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실무에서는 저보다 강한 분들이 많다.

계획단계이고 추후 선정이 돼야하는 일이지만 조건들이 이미 갖춰져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원문화산업학과는 정원의 문화와 산업을 모두 생각한다.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정원문화산업학과에 대한 비전은?

처음 학과 명칭을 지을 때 고민이 많았다. 그냥 정원학과로 할까에 대한 고민도 했었다. 그러나 정원분야가 커지기 위해서는 문화와 산업 둘 다 활성화돼야 한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생활밀착형 숲 조성사업에 선정이 되고 가장 관심을 보였던 것이 고양신문이었다. 고양시는 ‘고양건강도시’를 추구하고 있기에 정원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대화과정에서 느낀 것은 정원에 문화가 있다고 생각을 하신다는 점이었다.

학교 주변에 소외된 계층이 많기에 이들이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물론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무궁무진하게 기획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양시민과 함께하는 가을정원음악회’, ‘장애인이 하나 되는 정원봄소풍’, ‘고양경제포럼과 함께하는 가든파티’ 등 여러 재밌는 아이디어를 통해 문화로 재생산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크다. 이에 지자체도 정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정원은 결국 누려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화가 중요한 것이다.

또한 정원분야가 생명력을 가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산업이다. 산림청에서 수립하고 있는 정원기본계획의 첫 번째 단계가 법제화였다면 두 번째 단계는 산업이다. 산업이 살지 않으면 겉돌 수밖에 없다. 뿌리를 내려야 생명력이 오래 갈 수 있다.

어느 것이 먼저랄 것은 없지만 어느 하나가 커지면 다른 하나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 애완동물분야가 어떻게 커왔는지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정원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양산이 됐다. 그러나 산업은 아직 탄탄하지 못하다. 이러한 상황에 필요한 것이 전문가이다. 학과에는 조경전공자와 비전공자가 함께 있다. 처음에는 타깃 설정이 불명확한 것은 아닌가하는 고민이 있었으나 한 학기를 지나고 보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였을 때의 시너지가 훨씬 크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학생들은 정원을 매개로 모였으나 각자의 분야가 다르고 이것들이 합쳐져 영역이 확장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마을숲, 생태교육, 공무원, 언론, 사업, 교육, 공동체정원, 지역개발, 정원시공, 도시재생, 수목원 등 각자의 방식대로 정원을 이해하고 있던 이들이 만나서 또 다른 시너지들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들은 무엇을 전공했든, 어느 분야에 있든 전문가로서의 역량강화를 지향한다.

정원문화산업학과는 교수의 힘만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들 개개인의 역량이 모이고 시너지를 내면서 정원의 영역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믿는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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