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치유와 회복이 필요한 시대, 도시재생의 전환을 생각하며

글_최희선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라펜트l기사입력2020-11-19
치유와 회복이 필요한 시대, 도시재생의 전환을 생각하며



글_최희선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제24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에서는 2020년 제2차 도시재생 뉴딜사업 47개소를 선정하였다. 일반근린형 33개, 주거지지원형 4개, 우리동네 살리기형 10개 등 이들 사업들은 2024년까지 총 1.7조원이 순차 투입될 예정이며, 이들 사업을 포함하게 되면 2017년부터 선정된 도시재생뉴딜사업 지역은 총 354곳으로 확대된다. 초기 2014년부터 선정된 도시재생사업까지 포함하면 400여 곳에 이른다.

기존의 도시재생사업을 포함해 현 정부에서 추진한 도시재생뉴딜사업들은 기본적으로는 상권 활성화, 생활환경개선, 지역 거버넌스 기반 확보 등 사회, 경제적 도시환경과 물리적 여건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러한 목표에 근거하여 추진된 사업 중 약 20여 곳은 올해 완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연말에는 그간의 도시재생사업 목표달성 수준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더 나아가 도시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도시재생사업의 보다 발전적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도시재생사업의 발전적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당위성에는 2020년 올해 전 세계가 겪은 코로나19의 큰 충격과 함께, 제5호 태풍 장미에 이어 우리나라를 연달아 강타한 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 제10호 하이선 등의 태풍과 1973년 이후 가장 길었던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54일간의 장마 피해가 크게 작용한다. 최근 들어 매년 계절단위로 재난재해가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미래의 불확실성과 영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도시와 지역의 지속가능성에 있어서 물리적, 사회․경제적 기반과 여건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쇠퇴한 지역을 포함해 모든 도시가 기후변화, 재난재해, 전염병 등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고, 지역사회의 안전성을 확보는 물론 치유력과 회복력을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도시재생사업의 정책적 전환 모색이 필요한 시점으로, 이에 대비해 현재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대학, 연구기관 및 민간기업 등과 함께 2019년부터 ‘쇠퇴지역의 도시공간 위험성 분석 및 도시회복력 향상을 통한 재생역량 강화’ 사업을 통해 쇠퇴지역의 도시회복력(resilience)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재생지역의 도시회복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와 지수를 개발하고 쇠퇴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계획기법 및 기술 등복합적인 솔루션을 발굴하고 있어 정책적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기존 도시재생사업 체계 내에서 적용하기에는 사업규모와 내용적, 절차적 측면에서 여러 한계가 제기되고 있어 보다 발전된 방향으로의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올해 완료되는 사업지역의 도시회복력 평가를 통해 도시재생지역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완결성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즉 물리적, 사회․경제적 측면에서의 성과를 얻은 도시재생사업지역을 대상으로 재난재해에의 취약성을 포함한 회복력 평가를 통해 주민들이 보다 안전한 정주여건 확보가 가능한지를 판단할 수 있으며, 취약한 지역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개선방안 모색이 가능할 것이다. 회복력 평가지표가 현재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한적으로는 재생사업지역 중 재난재해 피해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도시회복력이 고려된 도시재생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도시회복력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도시재생사업 유형 추진도 검토될 수 있다.

다만, 도시회복력을 고려한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현재와 같이 노후화된 주거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설정되는 계획공간의 범위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혁신지구 사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5만㎡이하나 15만㎡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 주거지 중심의 공간적 영역을 설정해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도시의 회복력은 산림과 하천 등 주변의 자연환경의 입지와 관리가 중요하고, 사면의 노출과 급경사지의 여부가 재생지역의 안전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도시의 재난재해 중 특히 영향력이 큰 홍수, 폭염, 붕괴 등의 대응을 고려했을 때, 도시 전체 또는 집수구역이나 유역 등 공간적 영역을 확대하여 영향을 평가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또한, 도시재생사업의 시너지 확보 차원에서 현재 그린뉴딜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스마트 그린도시’ 등 타 부처 사업과의 연계성 확보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현재 추진되는 스마트 그린도시는 환경적 취약성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기후탄력, 물순환, 자원순환, 생태복원, 청정대기 등을 개선하는 계획과 기술적용이 주요 내용이다. 도시재생사업이나 스마트 그린도시 모두 기존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은 사회, 경제적 기반확보와 재난재해로부터의 회복력 확보에 스마트 그린도시는 친환경적 기반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어, 양 부처의 접근이 모두 적용될 경우 지역의 지속가능성은 보다 높아질 것이다. 

2028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인구는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시의 쇠퇴는 앞으로 특정 도시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도시의 과제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도시의 지속가능성은 어느 한 부문의 개선만으로는 완전할 수 없으며 재생의 영역을 확대,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물리적 시설 및 경제․사회 부문의 도시재생은 환경과 자연의 재생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며, 더 나아가 미래의 다양한 영향에 빠르게 대응하고 스스로를 치유함으로써 더 발전된 도시로 전환되는 회복력(리질리언스)을 갖춘 재생으로 그 완결성을 도모해야 한다. 2020년을 계기로, 보다 발전적 정책전환으로 도시재생 시즌2를 준비하기를 바란다. 
_ 최희선 선임연구위원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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