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중심 15분 도시 ‘파리’의 정책공약

국토연구원, 국토이슈리포트 발간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1-01-28
프랑스 파리가 변화하고 있다. 안 이달고 시장의 정책공약은 ‘생태’를 중심으로 평등·연대성·근거리서비스(15분 도시)에 기반한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를 추구한다.

국토연구원(원장 강현수)의 허동숙 부연구위원은 국토이슈리포트 제32호 ‘프랑스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시장의 ‘내일의 도시 파리’정책공약‘을 통해 2020년 파리시장에 재선한 안 이달고 시장의 흥미로운 정책공약을 소개했다.

안 이달고 시장은 사회당 소속으로 ‘노동법’ 및 남녀평등과 사회관계 분야가 전문인 여성 정치인이다. 베르트랑 들라노에 전 파리시장의 재임 13년 동안 파리 부시장을 역임하며 양성평등과 도시계획 분야의 정무를 담당하였다.

안 이달고가 내세운 공약 슬로건은 ‘모두의 파리(Paris en commun)’로, 도시 이용에 있어 모든 시민의 권리 존중과 주택공급정책 다양화 등의 정책공약을 내세워 서민층의 지지가 두터우며 이를 바탕으로 2020년 파리시장 재선에 성공했다.

‘내일의 도시 파리’에 담긴 공약은‘15분 도시(La ville du quart d'heure) 파리’에 대한 구상이다. 15분 도시란 근거리 서비스에 기반한 도시로, 도시 내 지구(혹은 동네) 주민끼리 길에서 서로 만나기가 쉽고, 함께 생활환경을 가꾸며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도시를 지향한다.

도시를 15분 생활권으로 조직하기 위해 집에서 도보로 15분 이내에 서점, 식료품 상점을 비롯한 다양한 소상점, 학교, 문화시설, 의료시설, 공공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새롭게 조직한다. 모든 길에 100% 자전거 통행이 가능하며, 장애인의 이동이 자유로운 도시로 전환하고, 파리 어디에 살든지 200m 이내에서 녹색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근거리 생활기반 15분 도시의 개념 / 국토연구원 제공

근거리 서비스 강화를 위해 초등교육기관(3~6세 유치원, 6~11세 초등학교) 운동장(혹은 학교 정원)을 녹색공간으로 재정비, 주말에는 주민의 녹색 쉼터로 개방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녹색도시로 변모하되 하나의 장소를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한다.

‘시민의 창구’를 마련해 키오스크에 착안해 시청직원이 상주하여 생활에 필요한 질문에 상담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조성하고 쓰레기 재활용, 고용·구직 공고, 소규모 녹색공간 만들기, 퇴비 만들기 관련 교육을 시행한다.

두 번째 정책공약은 ‘도보와 자전거로 통행하는 푸른도시, 파리’에 대한 구상이다.

이 공약은 푸르고 쾌적하며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도시 내 공원, 텃밭 및 하천 수영장 등을 계획하고, 건강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 친환경 로컬푸드 이용과 일회용 쓰레기가 없는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또한, 파리를 자동차 중심에서 도보 중심으로 변화하기 위해 도보전용구간 마련과 자전거도로망 정비가 추진된다. 

세 번째 정책공약은 ‘연대(solidarité)의 도시’를 지향하여 다양한 소득계층을 위한 차별화된 주택 공급, 파리시민의 구매력 증대, 모든 세대를 위한 기반서비스 확충을 추진한다.

우선 ‘차별화된 주택 공급’이다. 지나치게 높아진 주택임대료 안정을 위해 건축 연도, 생활공간(거실·침실)의 수, 가구 유무 여부, ㎡당 평균 임대료, 상한가, 하한가를 일드프랑스 임대료 제한 홈페이지에 게시하는데, 파리시가 시범 시행하고 있다. 또한 중산층을 위해 시세보다 20% 저렴한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토지와 건물을 분리하는 개념의 자가 소유형 반값 주택 6천 호도 공급한다.

‘구매력 증대’를 위해서 한부모가정에 아이 돌보미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도움 수표’를 제공하고, 의료 부분에서는 파리시민이 기본진료비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사를 모든 지구에 배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반서비스 확충’을 위해서는 ‘동반자 파리’(Paris en compagnie) 서비스를 확대하여 65세가 넘는 노인의 고립을 방지, 시민 이웃 네트워크를 만들어 고립되고 취약한 독거노인 보호, 특히 극서(極暑) 현상이 나타나는 여름을 대비하여 건물별로 최소 3명 이상이 이 조치에 참여하면 ‘연대적 건물’(immeuble solidaire) 인증을 부여한다.

마지막 정책공약은 ‘모두가 평등한 파리를 위한 약속’이다. 
남녀 간 평등 보장을 위해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해 관련 기관 간 협조를 강화하고 시 경찰 5천여 명을 배치하여 성차별 및 폭력에 대처한다.

모두를 위한 통행권 보장을 위해 2024년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를 계기로 장애인의 통행권을 보장하는 시설(특히 지하철)을 재정비한다. 

성차별과 인종차별 없는 도시를 위해 반유대인주의 배척, 성 소수자를 포용하는 정책 등을 시행한다.

건축문화유산의 보호을 위해 노트르담 성당 지하 예배당, 뤼테스 원형경기장, 클뤼니 수도원 주변등 고대 유산 가치 제고를 위한 재정비를 위해 공사한다.

균형개발을 위한 노력을 위해 시의 투자계획 사업비의 25%를 서민 지구에 할애하여 서민 지구에도 공평한 권리와 기회를 부여하고, 서민 지구에 안전보장, 청결, 고용을 위해 추가적으로 지원한다.

허동숙 부연구위원은 파리는 사회적·환경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결속과 연대의 가치를 중시함을 강조하고 코로나19의 위기, 지역·계층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사회·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행위자가 참여해 도시의 혁신성을 발현하고 촉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허 부연구위원은 집값 상승, 고용 불안 등의 이슈에 대해 개발과 공급 중심의 정책을 지양하고, 생태·공동체의 가치 회복과 미래세대를 염두에 둔 장기적인 사회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 ‘파리는 모두의 도시’라는 대전제하에 다양한 사회계층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도시를 공유하여 가능한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시설과 제도를 갱신하고 있는 것이 안 이달고 시장의 정책의 핵심이며,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한 정신이라고 평가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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