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정원도시를 꿈꾸는 모두에게

김진수 논설위원((사)인공지반녹화협회 부회장, ㈜랜드아키생태조경 대표이사)
라펜트l김진수 대표l기사입력2021-02-17
정원도시를 꿈꾸는 모두에게
– 부제 The first National Park City London



_김진수((사)인공지반녹화협회 부회장,
㈜랜드아키생태조경 대표이사))



1 많은 도시들이 정원도시가 되기를 원한다. 순천도 그러하고, 전주(천만 그루 정원도시 전주). 원주(걷고 싶은 푸른 공원도시 원주), 광주(삼천만 그루 나무심기), 서울(삼천만 그루 나무심기)도 그렇다. 대부분의 도시들이 그럴 것이다. 왜 정원도시를 꿈꾸는가? 도시열섬현상과 미세먼지, 대기오염 등으로 위협받고 있는 시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나무만 많이 심는다고, 예산만 책정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정책을 추진하지만 많은 문제들이 있다는 것이다. 정원도시를 꿈꾸는 이유와 목표, 비전, 철학 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이 부족하다. 

2 마침 서울시도 시장의 보궐선거를 앞두고 많은 예비후보들이 여러가지 환경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나 단편적이고 다른 공약들에 비하면 중요도에 대한 인식은 빈약한 것 같다. 환경이슈를 통해 표를 얻기보다는 복지공약이나 다른 공약을 통한 표의 확보가 쉽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그러나 곧 그 어떤 이슈보다 환경개선을 통해 시민 건강의 질을 높이는 것이 시장의 역할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3 런던은 2017년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도시”의 정책을 발표하였다. 이런 런던의 사례를 들어 정원도시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다음은 런던이 어떤 철학과 방식으로 이 정책을 실현하려는 지에 대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가) 도시 환경 개선을 위해서 옥상녹화와 벽면녹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으로, 2008년 최초 “Living Roofs and Walls”이라는 기술보고서를 발간하고 ‘런던플랜(LONDON PLAN)’을 시작하였다. 물론 이 기술보고서는 런던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 대부분의 도시에 적용가능한 기술보고서이다.

나) 2017년 ‘최초 국립공원도시 런던’을 발표하고, 새로운 목표와 비전을 수립하기로 하였다. ‘최초 국립공원도시 런던’은 2050년까지 런던의 50% 이상을 녹화한다는 거대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옥상과 벽면녹화, 태양광이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것들에 대한 기술보고서를 보완하여 발간하기로 하였다.

다) 2019년 “Living Roofs and Walls from policy to practice”라는 후속판의 기술보고서가 발간되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그 동안의 성과를 분석하여 차후의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그해 7월 ‘국립공원도시축제’를 열어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였다.

라) 2019년 기술보고서에서 따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주축을 이룬다.

* 환경에너지 부시장인 Shirley Rodrigues는 머리말에서 지난 10년의 성과를 격려하고, 장기적으로는 2050년까지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였다.
지표수관리, 도시온도저감, 생물다양성, 공기질관리, 건강 및 웰빙, 소음감소, 탄소 저감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고 기술보고서에서 다뤘다.
* 이러한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옥상녹화, 벽면녹화, 태양광과 옥상녹화(Biosolar roofs), 빗물저장형 옥상녹화(blue green roofs), 생물다양성 옥상녹화 등으로 잘 분류하여 설명하였다. 기존의 옥상녹화는 대부분 생태형(Extensive green roofs-경량형, 저관리형), 이용형(Intensive green roofs-중량형, 관리형), 혼합형(Hybrid green roofs)으로 분류하고 그 효과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에 비하면 보다 다양한 분류를 통해 옥상공간의 효용성을 높여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 런던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개선하고, 불평등을 줄이며, 도시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또한 런던의 관광객을 위한 정책이라고 표방하고 있다.
* 녹색도시를 조성하여 런던의 약점을 극복하고 강점은 살려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함이다.
도시를 녹색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은 단순한 아름다운 장식의 문제가 아니라 기반시설로 서의 녹화이며,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 런던은 재정적 인센티브가 아니라 토지이용계획을 통해 이 목표들을 달성해 나가고 있다.
4 이것을 보면 정원도시를 꿈꾸는 도시들이 나아가야 할 다음과 같은 방향과 정책이 보인다.

가) 각 지자체에 맞는 적절한 계획의 명칭을 정하고, 기간 내 목표치를 설정하여 진행한다. 지자체별로 각각 시행하기 보다는 함께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것은 한 도시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정책으로 다루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국가지원센터를 만드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필수적인 요소다.

나) 토지는 본디 공공재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일부 ‘공개공지’와 같은 법적개념을 도입하여 토지의 공공성을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 방치되고 있는 옥상에도 ‘공개공지’와 같은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다) 단, ‘공개공지’는 도시민의 휴식 및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제공된 개방해야 하는 장소지만, 옥상의 경우 개방 의무는 없애고 ‘환경공공공지’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라) 최대한 빨리 관련된 제도, 법 등을 정비하고, 관련 기술의 발전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하며, 관련 기술서를 체계적으로 제작하여야 한다. 또한 이 제도의 공익성과 필요성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마) 새로 조성하는 신도시는 물론 공공재개발, 신축건물, 공장 등은 모두 더 강력한 방법을 동원하여 최대한의 녹지를 확보하여야 하고, 이를 유지하여 그 기능이 지속적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대규모 공장들은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예전의 정책으로 대부분 법정조경의 의무가 매우 빈약하다. 오히려 공장들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대규모 공장의 옥상을 녹화하는 것은 효과가 클 것이다. 

바) 현재 적용되는 조경(건축법의 대지안의 조경)법은 적은 비용으로 옥상조경을 조성만 하고 방치해도 된다는 허점이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 기능을 상실한 옥상녹화에 대해서는 기능을 유지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사) 옥상은 최대한의 면적을 녹지로 확보하고, 태양광을 함께 설치하도록 장려하여야 한다. 옥상에 설치하는 태양광은 옥상녹화와 함께 하면 그 효과가 높아진다고 연구되어 있다(태양광 수명의 연장, 전기에너지생산량향상 등).

아) 기존 건물 옥상도 공공재로 인식하여 옥상녹화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금투입 없이 옥상녹화를 확대하면 좋겠지만, 신축건물에만 적용하기에는 너무 늦다. 과감한 정책을 통해 기존건물의 녹화를 추진하여야 한다. 옥상녹화 지원사업이 아니라 옥상녹화 필수사업으로 진행해야 한다. 사유재산인 옥상을 빌려 도시환경을 위해 녹화한다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원금을 지금의 70%보다 상향해야 한다. 대신 생태형 옥상녹화를 추진하면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면적의 옥상녹화가 가능하다.

자) 사유재산 침해에 대한 많은 반발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후위기와의 전쟁상황이나 마찬가지다. 전쟁이 발발하면 공공의 안녕을 위해 사유재산은 의미가 축소된다. 머뭇머뭇하다가 때를 놓치고 후회할 수 있다. 재산침해에 대한 반발은 인센티브를 통해 보상하면 된다.

차) 정부는 환경부총리제도를 두어 정책의 일관성 및 효과성을 도모해야 한다. 지금은 환경부, 국토교통부, 산림청, 농진청, 지자체 등이 중복된 정책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통합해야 한다.

카) 지자체의 경우, 서울시의 예를 들면 기후위기나 환경, 에너지를 담당하는 부시장이나 관련 부서를 만들고 강력한 권한을 주어야 한다. 또한 지금의 순환보직으로는 이런 정책을 실천하기가 어렵다. 관련부서의 전문성을 높이고 강력하고 일관된 정책 추진을 위해 관련 공무원들의 부서 이동을 줄여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이 먼저 더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타) 정원도시의 문제는 조경, 환경의 문제만은 아니다. 도시계획, 토목, 건축, 조경, 환경, 보건 등 모든 분야가 힘을 합해 함께 추진해야 그 성과가 달성될 것이다.

5 특히 인공지반녹화를 통한 도시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인공지반녹화협회는 다음과 같은 일들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가) 옥상녹화의 성공적인 설계와 시공을 위해 옥상녹화와 관련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이를 보급해야 한다. 벽면녹화에 대한 부분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나) 옥상녹화와 벽면녹화와 관련된 법이나 제도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여 이것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 지자체와 협업하여 인공지반녹화를 통한 기후위기대처, 탄소중립실현, 미세먼지를 포함한 도시 공기질의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라) 인공지반녹화의 효과 및 장점에 대해 적극 홍보하여 지속가능한 환경을 유지하고 미래세대에 물려주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우리가 주어진 의무를 다할 때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터전이 남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후손들과 마스크를 쓰고 뿌연 도시를 헤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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