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 Urban Public Lounge

‘오목공원 맞춤형 리모델링 지명설계공모’ 당선작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1-08-19
Urban Public Lounge
박승진 디자인스튜디오 Loci 소장


양천구 제공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 일상이 만만치 않다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살만하다고 위로하면서도, 정말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지 자꾸 묻게 된다.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에 나무가 많고, 길을 나서면 가로수도 울창하지만 왠지 나와는 상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저 스쳐 지나는 풍경이다.

우리 주변에는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복잡한 도시에서 공원이란 무엇일까? 공원은 건강한 자연을 만나는 곳이고, 그 안에 편히 머물 수 있는 도시의 피난처 같은 곳이다. 보통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곳이다. 날씨가 좋다는 핑계로, 마음이 그저 그래서 공원으로 발길을 옮겨보지만 앉을 수 있는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라운지는 편히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얘기 나누고, 차를 마시는 공간이고, 로비는 서성이는 공간이다. 라운지 같은 공원, 로비 같은 광장은 어떨까. 도시의 열기와 강한 햇빛을 피해 편안히 숲을 바라보고, 비 오는 날 든든한 지붕아래서 비 내리는 숲을 보고, 그저 그런 공원 벤치가 아닌 고급 라운지 의자에 기대앉는 작은 호사를 공원에서 누린다면 어떨까. 바로 옆에 맛있는 커피를 파는 카페가 있고, 한적한 공원에서 브런치를 먹는다면...

공원의 중심은 사각의 긴 회랑으로 둘러쳐져 있다. 회랑에 앉아 안쪽을 보면 정원을, 바깥을 보면 숲을 만날 수 있다. 회랑은 공원의 모든 숲과 길을 연결해준다.




오목공원의 가치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공원은 반쪽 공원일 뿐이다. 오목공원은 목동중심축 5대공원 맞춤형 리모델링 사업 중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철역에 인접하고, 주변은 백화점을 비롯한 업무시설 및 상업시설로 둘러싸여 있다. 향후 목동단지가 재건축되면 지금보다 두 배 이상의 인구증가가 예상된다. 국회대로 공원화, 유수지 부지의 복합개발도 예정돼 있어 오목공원의 잠재적 가치는 극대화된다. 공원의 가치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지금까지는 풍부한 녹지가 가지는 장점을 누렸다면 이제는 다양한 이용자들에게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공원의 변신



30년 동안 가꿔온 녹지공간은 그대로 유지하고, 중심부의 선큰과 벽천, 넓은 포장공간을 라운지공간으로 조성한다. 4개의 면으로 만들어지는 회랑공간을 중심으로 안쪽은 정원영역, 바깥쪽은 숲의 영역으로 구분된다. 정원영역은 비워진 잔디마당을 기본으로, 필요에 따라 다양한 쓰임새로 변형되기도 한다. 숲의 영역은 하층식생을 강화하고 바닥으로부터 살짝 들어올려진 동선을 따라 이동을 위한 통로와 머무는 장소로 구분된다. 숲속에 관리동을 신축하고 다목적 코트, 숲속 놀이터, 피크닉 정원, 야외교실 등을 분산 배치한다. 중심부에 놓이는 회랑은 공원의 중심시설로서 공원을 관통하는 모든 동선을 연결하고 모든 공원활동의 중심이 된다.


숲의 영역




기존 오목공원의 공간구조는 크게 중심부의 선큰광장과 외곽부의 녹지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외곽의 녹지영역은 비교적 단순한 구성으로, 키 큰 교목층 외에 하부 식생이 전무한 상태다. 2007년에 보수공사를 거치면서 주요 교목은 8종, 전체 수량은 600여 주로 늘어났으나 생태적으로 건강한 구조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공원 이용자의 활동영역과 하층식생이 생육할 수 있는 공간을 구분해 도시숲의 질을 비약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교목층 아래에서 생육할 수 있는 하층식생을 다층화하면 동일한 면적이라고 녹지의 총량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회랑 프로그램



회랑의 한 변 길이는 60m, 폭은 7.2m, 높이는 3.8m이다. 회랑은 강한 햇빛과 비를 피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이동통로이자 앉아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사색과 차 마시기, 음식먹기, 수다떨기, 아이들의 놀이 지켜보기, 책읽기, 음악듣기, 정원 바라보기, 숲 관망하기, 요가클래스 등 모든 종류의 공원활동이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가설공간을 설치하거나 팝업스토어(꽃집, 이동형 서점 등)를 운영할 수 있다. 마을장터와 같은 특별한 행사장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안쪽의 정원영역과 연계해 공연장의 객석, 야외전시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할 수 있다. 청년창업자들이 주도하는 혁신적 카페공간이 이 회랑에 입주하면 공원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중정 공간의 활용



회랑으로 둘러싸인 정원영역의 면적은 약 2,000㎡, 회랑 바닥면보다 약 50㎝ 낮게 조성해 단차가 형성되는 부분이 자연스러운 앉음벽 기능을 한다. 기본적으로 비워진 잔디마당으로 유지되다가 특정한 기간에 정원페스티벌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다양한 정원작가가 참여하는 공간이 된다. 야외콘서트와 같은 문화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쓰일 수 있다. 강우시에는 일시적으로 빗물을 저류하는 공간이 되기도 해서 수경관 연출과 물놀이가 이루어질 수 있다. 하부공간에는 빗물저수조를 설치해 공원관리용수로 활용할 수 있다.


공원 동선체계



기존 오목공원의 주요 진입동산 6개소를 그대로 유지한다. 비교적 넓은 폭원의 이 동선은 비상차량 및 유지관리 차량의 통행이 가능하다. 공원은 안쪽부터 바깥 숲에 이르기까지 3개의 순환동선을 갖는다. 첫 번째는 정원 내부(W3.6m), 두 번째는 회랑 바깥쪽(W3.6m), 세 번째는 숲속 내부를 지나는 보행동선(W1.8m)이다. 연결동선은 진입동선 및 순환동선과 바깥 가로를 연결한다. 동선의 위계를 다양화해서 공원시설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모든 방향에서의 진입동선 및 순환동선, 연결동선은 모두 중심의 회랑으로 이어져서 회랑이 공원의 프로그램 중심으로 기능하도록 한다.

(자료제공=양천구 제공)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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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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