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후안 카를로스 1세 공원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1-08-24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40


스페인 편 - 完
후안 카를로스 1세 공원
(Parque Juan Carlos 1)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으로 이베리아 반도의 중앙부 해발 650m에 자리한다지요. 1561년 펠리페 2세가 톨레도에서 천도한 이래 급속한 성장과 발전을 이룬 모습을 겉핥기로 둘러보았습니다. 

지난 달 6월 30일 바르셀로나에서 시작한 스페인 답사는 오늘('19. 7. 25.)로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되네요. 매일같이 10~12시간을 쉼 없이 걸으며 흘린 땀과 함께 맞바꾼 맥주도 엄청날 겁니다.

스페인에 머무는 동안 날씨는 다소 더웠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 비가 오지 않아 알차게 답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실로 감사할 따름이지요.











지난 호에서 소개한 기울어진 쌍둥이 건물을 답사하며 주변에 큰 녹지대가 존재함을 확인하고 스페인 마지막 답사지로 이곳을 정하였답니다. 목적지 공원에 가는 도중에 멋진 분수와 녹지를 살펴봅니다. 이곳은 마드리드의 북쪽편이지요. 오늘은 여기서 동쪽으로 이어진 공원지대로 향하게 됩니다. 유럽은 일광욕을 즐긴다지만, 저는 햇볕을 무척 싫어하지요. 오직 그늘나무(녹음수)에 관심과 매력을 갖게 된답니다. 이는 우리나라 여름의 뜨거운 햇살에 괴롭힘 당하고 지친 피해의식 때문으로 이해하고 싶네요. 이런 현상은 조경을 전공한 이후 더욱 심각합니다. 덩굴시렁의 그늘 쉼터가 반갑네요.





오늘의 경관 사냥터에 도착하였습니다. 개오동나무가 넓은 주차장을 식혀주고, 조형물이 공원을 알려줍니다.



또 다른 조형물인가? 하고 자세히 봤더니 자전거 대여소(무료)랍니다.











입구의 주차장과 편익시설 그리고 광활하게 펼쳐지는 잔디광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실 이 공원은 우연하게 알게 된 경우랍니다.

‘후안 카를로스 1세 공원’은 1992년 개장하였으며, 면적이 160ha(약 48만평)로 마드리드에서 2번째로 큰 공원이라고 해요. 이 공원은 스페인의 현 국왕인 펠레페 6세의 아버지인 후안 카를로스 1세(1938년생, 1975-2014년까지 국왕으로 재임)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공원입니다. 카를로스 1세 국왕은 전임왕의 군사독재체제를 바꾼 장본인으로 민주화를 정착시킨 역사적이고 상징적 존재로 평가받아 왔지만, 최근 뇌물 스캔들에 연루되는 등 부정적 이미지로 뉴스의 중심에 서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어떻든 한 국가의 수도에 이렇게 규모 있는 멋진 공원을 만든 통치행위에 대하여는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공원은 바라하느 국제공항과 안접해 있고 메트로폴리타노 축구 경기장과 가깝습니다. 공원 내부로 하천이 통과하며 크고 작은 호수를 품고 있으며 유람선이 운항된다고 하네요. 하천변을 따라 산책로와 여러 시설들이 배치되어 있지만 물이 맑거나 풍부해보이지는 않습니다.

















평일 낮이라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시설을 이용한 흔적을 살펴보면 꽤 많은 이들이 즐겨 이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공원이 조성되어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 지 이미 30년이 지났건만, 아직 안정되지 못한 분위기입니다. 아마 토양과 기후의 영향이 클 것으로 생각되네요. 서울의 올림픽 기념공원과 비슷한 연륜인데... 지금 추세로 공원과 녹지를 조성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면 50~100년 뒤 우리나라의 녹색문화도시들을 보고 배워가기 위한 답사 행렬이 기대됩니다. 확인은 곤란할지언정 결과는 확실하게 믿고 싶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녹음이 부족하여 아쉽지만, 그래도 어린이 놀이공간을 비롯한 여러 편익시설이나 조형물들이 잘 배치되어 있네요. 오늘이 스페인 답사의 마지막이라 서운하고 아쉬운데, 날씨는 더운데 주유소(생맥주)는 보이질 않아 녹음수 타령을 반복하게 되나봅니다.






















답사는 우선 수확(새로운 기록물 등)이 좋아야 재미있고 힘이 납니다. 교통이나 기동력은 물론, 더위나 기후는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적절한 충전소는 필수임을 스페인 답사의 마지막 날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그동안 많은 도시들이 하나같이 저의 답사용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기반시설(카페)을 갖추고 있었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큰 행운이고 축복이었음을 깨닫게 되네요. ‘철이 들자 회갑’이라 했습니다. 내일이 귀국이니 그래도 다행이지요.





모험놀이 시설로 이용되는 환경조형물. 아이의 용기도 돋보이지만 지켜보는 부모의 심장도 대단하네요.

















척박하고 건조한 지역에 잘 견디는 올리브나무가 곳곳에 식재되어 있습니다. 대묘들도 많이 식재하였지만, 제법 큰 나무(근원직경 40~50Cm) 들도 강전정하여 이식했네요. 너무 건조하여 잡초도 없고 지피식생도 없어 황량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더욱 덥지요.



주변이 대부분 평원인데 인위적으로 산을 조성하였네요. 우리도시 주변의 병풍같은 자연 산야는 실로 보배랍니다.



































마드리드는 기후변화와 도시오염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시 주변에 녹색벽(Green Wall)을 조성하고 있답니다. 무려 75㎞에 이르는 구간에 50만 그루를 식재하는 프로젝트랍니다. 도심에서 발생하는 열섬 효과를 대비하고  온실가스를 흡수시킬 목적으로 하며 숲의 연결을 도모할 목적이라네요.

남유럽의 사막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마드리드 주변지역까지도 이미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지요. 그래서 마드리드도 도시녹화와 환경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고민하고 있답니다.



개를 위한 별도의 안전한 공간도 확보하였네요.





입구가 가까워졌네요. 자전거 대여소가 보입니다.





바라보는 위치나 빛의 방향과 강도에 따라 공간이나 시설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달라지지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흔히 활용되는 상록활엽수 광나무입니다. 잎에 황금색 반점이 있는 무늬종이지요. 무늬가 너무 선명하고 색상이 밝고 좋아 조경소재로 활용할 가치가 높은 품종으로 보입니다. 멀리서 보면 꽃이 핀 느낌을 주지요.



철구조로 된 나무모형의 조형물이 나무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호소하는 듯 합니다.





무료 개방되는 공원이지만 굳건한 철문이 있네요. 오늘 하루가 끝나며 20여일에 걸친 스페인 답사의 긴 여정이 막을 내립니다. 스페인은 머지않은 미래에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랍니다. 건강이 허락해야 하고 열정이 식지 않길 간절히 바라며 기원해봅니다.





숙소가 있는 Sol 광장 가까이 위치한 나의 단골집입니다. 종일토록 시달린 갈증문제를 말끔하게 해소하는 일도 건강관리에 퍽 중요합니다. 중세시대 부터 마드리드의 상징이었던 곰도 작별을 아쉬워하는 듯 빛을 거두고 어둠을 품기 시작하였습니다.

스페인은 힘들었지만 행복했습니다. 항상 부족하지만 독자 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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