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몬트리올 시내를 배회하다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1-09-26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47


캐나다 동부편 - 7
몬트리올 시내를 배회하다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나는 어떠한 낮선 도시를 방문하면 우선 호텔 명함을 챙기고 숙소 주변의 특징을 익힙니다. 오래전 로마에 처음 갔을 때 경험한 사건입니다.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하며 고풍스런 분위기에 놀라고 흥분한 나머지, 아무 생각 없이 시가지로 발길을 독촉하여 이곳저곳을 살피며 정신없이 다녔습니다. 긴 해가 저물어 숙소로 돌아오는데, 골목길이 비슷비슷하여 숙소를 찾지 못해 2~3시간을 방황한 적이 있답니다. 삐삐도 없었고 휴대폰도 보급되기 이전이지요. 이국땅에서 깜깜한 밤중에 얼마나 골목길을 헤맸던지...
 
지금 생각하여도 등골이 오싹하답니다. 그 이후부터는 숙소 비즈니스 카드를 가장 먼저 챙겨두는 습관이 생겼지요. 이곳 호텔은 규모도 크고 대로변에 위치하며 차이타운 입구라 아무런 염려가 없습니다. 바람 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마음껏 다니는 방랑자 모드도 무방하지요.















숙소 앞 대로를 따라 이동하며 거리의 표정과 건물들을 살펴봅니다. 소공원 잔디밭에 식재된 조경수도 정성이 묻어나네요. 지주목이 필요하지 않은 소경목을 식재하여도 잔디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Wood Chip으로 피복하여 보호하네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추리도 만개하였습니다.















거리에서 만나는 조형물이나 경관요소들이 주변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이듭니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관련법규 때문에 억지로 설치하였구나하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가끔 볼 수 있지요. 환경조각이나 조형물은 주변 환경과의 자연스런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가로변 쉼터 기능의 의자도 특이하네요.

















거리 장치물의 모습과 분위기도 기록 대상이지요. 한편 재료나 형태, 색상으로 개성미를 강조하는 건물들도 만나봅니다.

우리나라와 색다른 이국적 모습들이 발길을 재촉하여 쉼 없이 발길을 옮겨갑니다.

















특별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거리를 이동하며 닥치는 대로 사냥감을 구하는 것은 저의 주특기이자 일상이랍니다. 그래서 제가 소개하는 이미지들이 특정 주제나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격이 전혀 다른 요소들이 섞여 소개되지요. 

이 도시에서는 특이한 건축물도 많이 보이지만, 건물 벽면의 특이하고 요란스런 화장도 눈길을 끕니다.















다양한 벽화와 건물들이 거리를 장식합니다. 도시가 참 재미있네요. 도로에 차량도 많지 않고 공기도 맑은 편이라 걷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프랑스의 도시를 닮았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도시 곳곳에 예술적 향취가 묻어나네요.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이동하며 소득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축제를 준비하는 광장과 보행자 공간도 지나고, 꽃으로 장식하여 호객하는 거리의 예쁜 카페도 만나지요. 개성이 넘치는 거리가 번갈아 등장하니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새로움이 없고 경직된 분위기라면 쉽게 지치겠지요.





















동화의 나라에 온 느낌이네요. 참 재미있는 도시입니다. 숲에 둘러싸인 소공원의 시설과 기능은 물론, 맵시도 예사롭지 않네요. 멋스런 건축물도 저를 유혹합니다. 제가 조경가로서 건축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됨은 1980년대 국내에서 꽤 유명한 건축연구소에 파견되어 ‘아시안게임 선수촌과 기념공원’ 그리고 ‘한국종합무역센터 건설현장’에서 감리업무를 경험한 덕분(영향)이라 여겨집니다. 지도 교수님의 배려 덕분에 특별한 현장에서 건축분야 대가들을 만나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지요. 이런 값진 경험들은 저의 조경인생에 자양분이 되어 음양으로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거리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며 계속 유인합니다. 도시가 복잡하지 않고 조용하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분위기라 좋습니다. 끝없이 새로움을 찾아 탐색하며 걷고 또 걷는 일과가 즐겁고 만족스럽네요.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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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hul19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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