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茶人), 정원을 만나다

부산대학교 대학원 국제차산업문화학과, 정원답사 진행
라펜트l김경록 녹색기자l기사입력2021-11-16

부산대학교 대학원 국제차산업문화학과 대학원생들과 최송현 교수가 정원답사를 실시했다.

우리나라 정원과 차 문화는 깊은 관계를 가진다.

부산대학교 대학원 국제차산업문화학과는 차 문화 강의의 일환으로 지난 11월 6일부터 7일까지 1박 2일간 담양 및 나주 일대 답사를 진행했다. 차산환경론 강의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답사에서는 정원과 차 문화에 대해 알아보고 경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국제차산업문화학과는 사회와 산업 현장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 차 산업 및 차 문화 전문가의 육성에 중점을 두는 산업대학원이다.

처음 방문한 곳은 담양 관방제림으로, 담양천변의 제방인 관방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숲이다. 관방제를 따라 1.2㎞이어져 있으며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 다양한 종의 낙엽활엽수가 자라고 있다. 여름철, 가을철에 방문한다면 녹음 및 단풍과 함께 걷는 것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관방제를 따라 늘어선 나무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1991년 11월 27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어 오구균 호남대학교 조경학과 명예교수의 삼인동숲을 방문했다. 오구균 명예교수는 “좋은 정원에서는 자연과 더불어 차를 마신다. 차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원의 발전이 필요하며, 정원 분야와 차 분야의 지향점은 ‘자연’으로 같다”고 전했다.

관방제림에서 최송현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최송현 교수와 대학원생들


관방제림 산책로의 모습


오구균 호남대학교 조경학과 명예교수의 삼인동숲

이튿날에는 죽설헌 원림을 방문했다. 박태후 화백과 아내 김춘란 씨가 가꾸는 개인정원 ‘죽설헌’은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약 40여년을 넘게 가꾸고 있다.

죽설헌은 전라남도 나주시 금천면 구릉지대의 약 4000평(1,300㎡) 대지에 수백 종의 자생 꽃과 토종 나무, 과실수와 화초 등이 우거져 있다. 죽설헌은 철저하게 자연의 섭리를 따라 조성한 한국정원의 모습이다. 잔디를 까는 대신 키 작은 야생화들이 스스로 피어나도록 하고, 가지치기 등 인위적인 수형 변형을 하지 않는다. 자랄 수 있는 주변 환경만을 조성해 주는 최소한의 관리를 하고 있다.

답사자들은 한국정원을 지향하는 자연정원 죽설헌에서 정원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곳에서 차담을 가졌다. 죽설헌은 박태후 화백의 또 하나의 작품으로 사진 촬영을 금하고 있다.

마지막 답사지는 담양의 식영정이었다. 식영정은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지곡리 성산에 위치한 조선시대 정자로, 전라남도 기념물 제1호로 등록돼있다. 조선시대의 문인 정철과 관련된 유적으로 환벽당, 송강정과 함께 정송강유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답사자들은 양재혁 전라남도종가회 총무이사를 만나 식영정의 역사를 배우고, 무등산이 보이는 경치를 따라 차 대접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답사를 통해 답사자들은 차와 정원의 관계와 의미를 파악하며 앞으로 이어나갈 차 문화의 지향점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도윤 대학원생은 “‘茶(차)와 造景(조경)’. 언뜻 그 연관성을 떠올리기 힘들지도 모르나, ‘茶室(다실)과 庭園(정원)’으로 바꾸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차를 공부하는 만학도들이 ‘우리의 정원’을 찾아간 곳은 ‘죽설헌’이었다. 가꾸었으나 손대지 않은 숲, 죽설헌 원림을 걸으며, 이상향처럼 꿈꾸어 오던 찻자리를 만날 수 있었다. 가을 숲에 홀로 놓인 의자는 폐교에서 가져온 오래된 걸상이라고 한다. 주인의 자리이지만 스치는 객의 자리처럼, 자연 속에서 작은 하나의 점이었다. 죽설헌의 박태후 화백은 자정을 넘긴 깊은 밤, 그만의 자리에 나와 앉는다 했다. 차인이라면 지극히 부러운 극상의 찻자리였다”고 소회했다.


죽설헌 원림 책 표지


양재혁 전라남도종가회 총무이사와 식영정 답사를 실시했다.



글·사진 _ 김경록 녹색기자  ·  부산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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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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