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Kate Orff의 ‘살아있는 방파제’ 프로젝트

토목 공사를 조경가가 이끌 수 있다는 해외 사례
라펜트l김수현 기자l기사입력2021-12-16
지난 2013년 초대형 태풍 샌디가 미국 동부를 강타했다. 이 태풍으로 당시 미국에서는 총 160명이 사망하고 약 650억 달러, 한화로 약 77조에 달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후 미국 정부는 2013년 태풍 등과 같은 자연재해 피해를 최소화 시키고 인구증가,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기관인 Rebuild By Design(RBD)를 출범시겼다.

RBD는 샌디에 의해 많은 피해를 입고, 해안선 침식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뉴욕주에 위치한 스테이튼 아일랜드 남쪽 해안에 위치한 토튼빌의 해안선을 따라 ‘살아있는 방파제(Living Breakwater)’ 프로젝트를 2014년부터 시작했다. 공사는 올해 가을부터 시작됐으며 2024년 봄에 완공될 예정이다. 


살아있는 방파제 조감도 / 뉴욕주 제공

토튼빌 지역은 역사적으로 굴이 많이 채집되는 지역으로 손에 꼽히기도 했지만, 굴 남획과 수로 준설 등이 원인이 되어 그 명맥이 끊기게 됐다. 그리고 기후변화가 겹쳐 이 지역의 해변은 35년 동안 연평균 30cm 정도 침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비한 살아있는 방파제는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를 막으면서, 해변 침식을 방지하고 생물다양성을 복원시킨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이와 더불어 프로젝트를 매개로 다양한 지역 커뮤니티 활동을 증진하고, 특히 지역의 특산물이었던 굴 복원을 주요 과제로 설정한다.

살아있는 방파제를 구성하는 730m의 9개 개별 방파제들은 유체역학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어 수십 년간 지속된 해변 침식을 늦추고 최종적으로 해변이 이전과 같이 복원되도록 설계됐다.

흔히 방파제에 사용되는 테트라포드 대신, 내부에는 석재와 해양 매트리스가 채워져 있고 밖에는 생태친화적인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정육면체 모양의 구조물이 설치된다. 


암초능선과 암초거리 개념도 / SCAPE 팀의 『살아있는 방파제 제안서』  중

생물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 수면 아래 방파제는 ‘암초거리’와 ‘암초능선’으로 조성돼 어린 물고기들을 위한 은신처를 제공하고, 물 위로 노출된 부분에는 바다표범이 쉬고 바다새가 둥지를 틀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이와 함께 굴 복원 사업인 ‘10억 굴 프로젝트(Billion Oyster Project)’를 가동해, 굴 서식지를 확보하기 위해서 특수한 콘크리트 구조물들을 설치하고 공사가 끝나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복원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살아있는 방파제의 생물다양성 개념도 / RBD 홈페이지 

지역 50여 개의 초등·중학교 과학 교과 과정에는 ‘10억 굴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이 담기면서, 방파제 조성사업 생태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공사는 4개의 방파제에 해양 매트리스 배치가 완료된 상태이고, 공사 진행 상황을 시민들이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이는 투명성과 아카이빙이 강조되고 있는 현대 조경의 관점에서 눈 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또한, 토목공사에 가까울 것 같은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대표적인 조경가인 Kate Orff가 이끄는 Scape에서 진행하고 있어 미국에서 조경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_ 김수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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