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스카이라인 규제가 사라질 예정이다.

서울 전역에 적용됐던 ‘35층 높이기준’을 삭제하고, ‘용도지역제’도 개편되며, 지상철도는 지하화해 새로운 공간으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위의 내용을 포함한 계획안을 지난 3일 디지털 대전환시대 미래공간전략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계획안에는 6대 공간계획을 담고 있다. ▲‘보행 일상권’ 도입 ▲수변 중심 공간 재편 ▲중심지 기능 강화로 도시경쟁력 강화 ▲다양한 도시모습, 도시계획 대전환 ▲지상철도 지하화 ▲미래교통 인프라 확충 등이다.

용도지역제 개편과 스카이라인 규제 폐지

큰 틀은 ▲용도지역제 ▲스카이라인 관리기준의 획기적 개편이 핵심이다.

도시를 주거와 공업, 산업, 녹지로 구분하는 ‘용도지역제’는 새로운 도시계획인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으로 전면 개편되는데, 용도 도입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복합적인 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도시계획의 패러다임 대전환, “Beyond Zoning” / 서울시 제공 

‘용도지역제’는 도시 공간의 기능이 중복되지 않도록 땅의 용도와 건물의 높이, 용적률 등을 규제하는 제도다. 때문에 동일 용지에 같은 허용용도‧밀도가 적용되고 있지만 비욘드 조닝이 적용되면 다양한 업무·여가·상업·주거 등 복합 도시공간 조성이 가능해진다.

스카이라인 또한 35층 높이 기준이 없어진다고 해도 건물의 용적률이 상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동일한 밀도(연면적‧용적률) 하에서 높고 낮은 건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는 새로운 용도지역체계인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을 선제적‧주도적으로 구상하고, 중앙정부, 학계, 전문가 등과의 공감대 형성과 공론화를 통해 ｢국토계획법｣ 개정 등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실현 단계에 접어드는 2025년부터는 서울 전역에 단계적으로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도시경관 관리를 위한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 / 서울시 제공

동일 용적율에서 슬림한 건축 배치로 통경축 및 개방감 확보 / 서울시 제공

보행 일상권 도입과 수변 공간 재편

기존에 ‘주거’ 위주로 형성된 일상생활공간을 전면 개편해 도보 30분 이내 보행권 안에서 일자리, 여가문화, 수변녹지, 상업시설, 대중교통거점 등 다양한 기능을 복합적으로 누리는 자립적인 생활권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전역에 흐르는 61개 하천 등 물길과 수변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지역과 시민생활의 중심으로 만드는 도시공간 재편을 본격화한다. 각 수변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명소를 조성하고, 특히, 여의도‧압구정 등 한강변 대규모 정비사업과 연계해서 계획 단계부터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보행일상권 구축과 서울 3도심 기능 고도화 / 서울시 제공

3도심 기능 고도화해 도시경쟁력↑…서울도심 ‘4+1축’으로 활력 확산

성장이 둔화된 3도심(서울도심‧여의도‧강남)은 기능을 고도화하여 서울의 도시경쟁력도 높인다는 목표다.

특히 서울도심의 경우 보존 중심의 규제, 정비사업 제한으로 떨어진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정책방향을 재정립하고, 남북 4대 축(광화문~시청 ‘국가중심축’, 인사동~명동 ‘역사문화관광축’, 세운지구 ‘남북녹지축’, DDP ‘복합문화축’)과 동서 방향의 ‘글로벌산업축’의 ‘4+1축’을 중심으로 서울도심 전체를 활성화한다.

서울도심 조성방향 / 서울시 제공

지상철도 지하화와 미래교통 인프라 확충

서울 내 지상철도 및 차량기지 현황 / 서울시 제공 

지상철도를 단계적으로 지하화하고, 다양한 도시기능을 담당할 공간을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높은 토지가치는 공공재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재원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단계적 추진을 위한 정부와의 논의구조를 마련해 실현성을 높일 계획이다.

UAM 상용화 노선(안) / 서울시 제공

▲자율주행 ▲서울형 도심항공교통(UAM) ▲모빌리티 허브 ▲3차원 新물류네트워크 등 미래교통 인프라 확충도 실시한다.

자율주행은 본격적인 자율차 운영체계를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서울형 도심항공교통(UAM)은 2025년 기체 상용화에 맞춰 도심형 항공교통 기반도 마련된다. 대규모 개발시 용적률 인센티브도 준다.

UAM 등 미래교통수단과, GTX, PM(개인이동수단)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계하는 복합환승센터 개념의 ‘모빌리티 허브’를 서울 전역에 조성한다. 공간 위계에 따라 유형별(광역형‧지역형‧근린형)로 설치해서 교통수단 간 접근과 환승을 지원하고 공공서비스‧물류‧업무‧상업 등 다양한 도시기능을 복합적으로 제공해 입체교통도시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드론 배송(공중), 자율형 물류로봇 배송(지상), 지하철 활용 배송체계(지하) 등과 같이 공중-지상-지하를 활용한 ‘3차원 물류 네트워크’ 구축도 내년부터 시작한다.

서울시는 이번에 수립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에 대해 공청회,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부서 협의, 시의회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청취하고 시민 공감대를 형성해 연말까지 최종 계획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간 간 기능의 경계가 사라지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공간은 시민의 삶을 규정하고 도시의 미래를 좌우한다”며 “향후 20년 서울시정의 이정표 역할을 할 이번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는 비대면·디지털전환 및 초개인·초연결화 등 최근의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요구를 수용했으며, 미래지향적인 고민 또한 충분히 담아냈다. 차질 없이 실행해서 서울시민의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