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도시 발달 속 서울과 베를린 근교 녹지의 가치 재조명

상징적 역할부터 지역의 공공 여가 공간으로
라펜트l장정은 녹색기자l기사입력2022-03-11
기후위기와 펜데믹 상황 등으로 도시 녹지 공간의 중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도시 발달 과정 속에서 변화하는 녹지의 가치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허윤경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조경건축가(Byak Landscape Architect)와 국립산림과학원의 채진해 박사, 김성학 박사는 ‘역사적 변천에 따른 서울과 베를린 근교 녹지 특징 비교’ 연구를 통해 서울과 베를린의 근교 녹지에 주목해 도시 발달에 따른 산림 및 도시숲의 공익적 가치가 어떻게 구축되어왔는지 통시적 관점에서 근교 녹지의 잠재성을 재조명했다.

<서울과 베를린의 도시 변화와 근교 녹지>

출처: 채진해, 2016

출처: Berliner Zeitung, (2020.4.14)



산업화가 일찍 시작된 독일의 베를린과 비교적 뒤늦게 산업화를 이루었지만 단기간에 고도의 도시화를 이룬 서울의 20세기를 중심으로 비교해 근교 녹지의 가치 변화에 집중했다. 

평지로 이루어진 베를린과 산으로 둘러싸인 서울은 지형적 차이는 있지만, 녹지의 가치 변화에 있어 도시 경계와 상징적 역할이 두드러졌던 과거에서 공공의 가치를 담아내는 공간으로 변화했음에는 공통적인 모습을 보였다.

<동양과 서양의 근교의 개념>

전통사회와 현대사회에서 근교의 개념 / 자료: 채진해, 조경진(2021), 『데이터,근교산의 가치를 찾다-관악산편』, 한국학술정보,p.43.

서울과 베를린의 근교 녹지는 환상형으로 도시의 경계를 이루고, 남북생태축(서울) 및 십자형 녹지축(베를린)을 중심으로 생태적 연계의 역할을 수행함과 더불어, 도시민의 요구를 반영해 녹지를 보호함과 동시에 일상 여가 문화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서울과 베를린의 경계 및 축으로서 근교 녹지>

서울의 근교산

처: 채진해

베를린의 근교숲

자료: Senatsverwaltung für Umwelt, Verkehr und Klimaschutz Berlin 



<서울의 그린벨트계획 및 베를린의 근교산림 현황>

서울특별시 그린벨트 지정

자료: 『서울지도』(2006), p.28.



1916년 대베를린 연합의 항속림계약 부지:

도심지로부터 20km이내와 25km이내

 자료: Bodenschatz, 2019 『100 Jahre Gross-Berlin 3: Grünfrage und Stadtentwicklung』, p.52.



두 도시의 근교 녹지는 제도적 장치로 녹지를 보호하는 공통된 과정이 있었다. 서울은 개발제한구역과 도시공원 지정 등 강력한 규제로 도시 개발 과정에서도 녹지 보전을 이어가고 있고, 베를린은 ‘항속림 계약(1915)’으로 현재까지 약 2만 9,000ha 규모의 근교숲 보호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베를린 사례는 시민운동의 발현으로 이루어진 최초의 환경운동의 결과라는 점이 주목할 만한 차이점이다. 

<조선시대의 산림의 이용>

조선성시도
자료:『서울지도』(2006), p.19.
겸재의 필운대상춘
자료: 간송미술관


<프로이센 시대 숲의 이용>

축에 기반한 도시 구조 발전 18세기-19세기
자료: Landesdenkmalamt Berlin, Königlich Preussischen Landesaufnahme-Glaeser, Bibliothèque nationale de France–Gallica  

서울의 근교 녹지는 서울둘레길과 유아숲체험장 등을 통해 시민의 여가문화 및 건강증진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베를린의 근교 녹지는 각각 차별회된 8개의 광역공원화를 통해 지역적 특성을 강조하고, 자전거 도로 등의 연계로 일일 관광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활용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 주의 경계에 있는 녹지를 지역 간의 행정적 협력을 통해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준다.


<일상 여가 활동 공간으로서의 근교 녹지>

근교산에서 바라보는 서울
독일 근교숲의 일상 산책

서울과 베를린 근교 녹지의 시대적 가치 변화 비교를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서울의 근교 녹지가 가지는 잠재성과 시사점을 알 수 있었다.

허윤경 조경건축가는 “이번 연구를 통해 도시녹지공간 뿐만 아니라 근교 녹지 설계의 필요성을 발견하게 됐고 이는 광역적 조경 설계를 통해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지속적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성학 박는 최근 우리나라의 근교녹지 이용패턴이 변화되고 있는 현상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독일의 사례처럼 관광목적지로서 역할과 지역사회의 플랫폼으로서 기능이 부여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야한다고 전했다.

연구를 총괄한 채진해 박사는 “해외 주요 도시와 우리나라의 근교녹지 연구를 통해 근교녹지를 구성하는 한국산의 물리적이고 인지적인 가치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한국 자연의 대표공간으로서 산의 유무형적인 가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은 그 동안 녹지의 가치가 기능적 측면에서 부각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회문화적 가치가 부각됐고 이에 따른 다양한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므로 앞으로 근교 녹지의 이용행태에 대한 연구 등의 구체적 연구를 통해 조경의 새로운 영역 또한 확장하는데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과 베를린의 근교산과 숲을 대상으로 고지도, 계획지도, 정책자료 등을 기반으로 형태, 기능, 이용적 측면에서 분석했고, 연구 결과는 서울시립대학교 부설 서울학연구 85호(2021년 겨울)호에 게재됐다.

<19세기 후반 감상 목적의 근교 경관> 

베를린 근교 지역에서 근교 숲과 경관을 감상하며 여가를 즐기는 모습 / 자료: Steenbergen 외, 2011,  『Metropolitan Landscape Architecture Urban Parks and Landscapes』, p.170.

_ 장정은 녹색기자  ·  랜트아키생태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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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키워드l도시, 근교, 녹지, 서울, 베를린,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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