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로텐부르크 성 주변의 전원지대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2-04-29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80
독일 중남부와 오스트리아편 - 11
로텐부르크 성 주변의 전원지대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성곽도시 로텐부르크는 아담한 지역이지요. 이곳에서만 머물다 보니 주변의 농촌지역이 궁금하여 조심스럽게 나들이를 나갔답니다.
초행이지만 풍광이 아름답고 시골스런 분위기가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개울도 건너고 비포장 시골길을 따라 개척자의 의지로 전진합니다.
이렇게 한적한 시골마을에 캠핑카가 보이네요.
가끔씩 농가주택 같이 보이지만 제법 규모가 있는 가옥들도 만나게 됩니다.
특별한 볼거리나 시설은 없다지만, 한적한 시골길을 여유롭게 걷는 묘미가 좋습니다.
교회를 중심으로 공원묘지가 있는데, 큰 나무는 없고 주로 잔디로 가꾸어진 단순하고 소규모입니다.
이 지역은 목축업이 많은가봅니다.
복잡하고 시끌벅적한 도시와 달리, 시골의 풍요롭고 한적함이 좋아 더욱 여유를 부려봅니다.
항상 여유도 없이 빨리빨리가 너무 익숙해진 처지라 마음은 금세 분주해집니다.
방향 감각을 최대한 유지하며, 숙소가 있는 방향을 확인하지요.
시골길을 걷는 재미를 즐기는 사이에 다소 먼 거리를 이동하였답니다. 그래서 가던 길을 멈추고 야산으로 올라 숙소방향으로 가늠하여 봅니다.
아직 오후 해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이런 소소한 모험과 행동들이 자유여행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생각됩니다.
야산을 오르니 평야같은 농경지가 끝없이 펼쳐지네요.
익어가는 밀밭도 만나고 푸른 목초지도 보입니다. 농토가 비옥해 보이고 엄청난 면적이네요.
경작지가 참 아름답네요. 일부 작물에는 꽃을 함께 파종했는지 자연스럽게 멋진 조화를 이룹니다.
그래서 전원 풍광이 더욱 아름답고 여유롭게 다가오네요.
방대한 경작지의 농로를 따라 걸어보는 경험도 쉽지 않지요.
30분 정도를 걸으며 어린 시절의 고향 마을을 떠올려봅니다.
경제적으로 힘들고 어려웠지만, 때 묻지 않은 순박했던 인심과 순수한 자연이 그립습니다.
개오동나무.
경작지를 관리하는 농가마을입니다.
주택은 규모도 아담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보이네요.
하지만 마을은 조용하며 예쁘게 가꾸어진 모습입니다.
독일 사람들의 성실하고 검소함이 묻어납니다.
숙소를 나와 2~3시간 동안 시골 마을과 경작지를 산책하며 독일의 전원적 분위기를 경험했답니다.
다시 정든 성곽도시의 시가지로 돌아왔습니다.
이곳의 골목과 성곽길은 이미 3~4차례 답사한 곳이지요. 하지만, 카메라를 그냥 놀릴 수 없답니다.
곳곳을 샅샅이 뒤졌는데, 또 다른 모습의 장면들이 나옵니다.
몇 차례 반복하여 둘러보아도 전혀 실증나지 않은 구도심의 옛길입니다.
숨어있는 소담스런 카페도 매력적입니다.
보고 또 보고 기록하는 반복된 이상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임하는 자신이 고맙기만 하답니다.
건강과 열정은 자신의 의지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지요. 그래서 종종 자신에게 다짐을 해본답니다.
이런 열정이 쉽게 식지 않고 오래토록 이어져야 할 텐데...
이곳은 주민 1만 2천여 명에 불과하지만, 한해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랍니다.
성곽도시 주변의 농경지에서 공급되는 신선하고 양질의 식료품도 관광산업에 큰 몫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배후 지역이 있기 때문에 성곽도시가 위축되지 않고, 지속가능한 관광지로 이어가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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