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금호강 산책로 건설…환경단체 “생태파괴 공사” 비판

“버드나무 100그루 벌채로 자연 완충 공간 없애”…웃지 못할 행정
라펜트l주선영 기자l기사입력2022-07-29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9개 시민단체는 '대구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 사업은 생태계 파괴 공사라며 즉시 공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대구 금호강에서 진행 중인 산책로 건설 공사는 생태계 파괴 공사라고 환경단체가 비난에 나섰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9개 시민단체는 28일 대구 수성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시민단체는 수성구청이 대구 도심의 마지막 남은 야생의 공간인 금호강에서 주민도 많이 다니지 않아 실효성마저 의심되는 산책로 토건 공사를 강행해 환경파괴와 혈세 낭비를 조장하고 있다라며 특히 이곳은 대구환경운동연합이 2017대구 10대 환경 보물중 하나로 지정한 곳(반야월습지)이기도 할 정도로 생태계 경관이 아주 우수한 곳으로 보존이 꼭 필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미 진행된 토목공사도 길이 없는 곳에 인위적으로 길을 내려 하다 보니 아름드리 자생버드나무군락지의 버드나무 100여 그루를 벌채해, 그 자체로 제방을 받쳐주는 구실을 하는 자연 완충 공간을 없애버리는 웃지 못할 행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제의 공사 현장은 물길이 들이치는 이른바 수충부에 해당하는 곳으로 아무리 토목공사를 해봐야 큰물이 몇 번 지면 거세고 강력한 수압에 뜯겨나갈 공산이 큰 곳으로 계속해서 복구공사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엉터리 토건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자생버드나무군락지의 버드나무 100여 그루가 벌채되면서 자연 완충 공간이 없어졌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시민단체에 따르면, 반야월습지 일대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삵 그리고 고라니와 너구리 등과 같은 야생생물들의 서식처이자 이동통로로써 이런 곳에 산책로와 같은 길을 낸다는 것은 이들 야생동물의 생태적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다.

 

한상훈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장은 이런 곳에 산책로가 들어서면 야생동물의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사람 출현에 의한 서식 방해, 반려동물에 의한 서식 위협, 길고양이의 진입에 생존 위협, 다른 종 침입에 의한 교란 등등 다양한 영향을 받게 돼 상당한 교란 행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날 시민단체는 수성구청이 문제의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생태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를 꾸려서 이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문제의 공사는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사업으로, 수성구가 지난해 8월 일부 구간 공사를 시행했다. 수성구는 금호강(팔현마을남천합류부) 보행 단절구간에 자연과 어우러지는 산책로를 조성해 보행 안전을 확보하고 주민에게 여유와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_ 주선영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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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e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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