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건강도시, ‘녹지’와의 관계 중요 [라펜트 조경뉴스]

노인을 위한 건강도시, ‘녹지’와의 관계 중요

이진희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 ‘노인을 위한 건강도시 가이드라인’ 제시

라펜트l이형주 객원기자l기사입력20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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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전경 / 출처 kaboompics

노인 인구의 건강 유지를 위한 도시 조성에 ‘녹지’와의 관계성을 고려한 설계방향이 제시됐다.

이진희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노인 인구의 신체활동 증진을 통한 신체적·정신적 건강 증진과 사회활동 촉진을 위한 건강도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3일 밝혔다.

노인 인구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도시환경이 자연스러운 신체활동을 촉진해 도시민의 건강한 삶의 질을 높이는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이에 이 연구는 노인 인구의 특징과 최근 활동적 노인 인구의 증가 추세를 파악하고, 여러 나라 및 도시에서 개발한 고령친화형 도시공간 조성을 위한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검토했다.

사람은 노화가 진행될수록 신체 능력을 상실하고 다양한 장애와 관련 질병을 얻게 되어 일상적인 생활이 힘들어지며, 사회적으로 단절되면서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등 신체적, 사회적, 정신적 문제에 직면한다.

하지만 노년기에 건강 약화 등에 따라 활동이 감소한다는 기존 주장과 달리, 최근 노인들은 다양한 전자기기 사용에 익숙하고 사회적으로도 보다 잘 교류하고 있어 이전의 환경설계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를 포함한 여러 기관과 세계 여러 나라의 정부에서는 노인들의 활기찬 노후를 지원하기 위해 노인의 신체활동 증진과 생활 지원을 위한 환경설계 기법을 개발·제시하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고령친화형 환경설계 기법들을 검토한 결과, 노인을 위한 건강도시는 초고령사회에 발생 가능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기찬 노후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본 연구에서는 사례검토를 토대로 노인을 위한 건강도시 가이드라인을 ▲토지이용 및 배치 ▲녹지 및 오픈스페이스 ▲도로 및 대중교통 ▲보도 및 자전거도로로 구분 제시했다.

각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가이드라인을 구분하는 네 가지 요소에 모두 ‘녹지’가 접목되는 설계방향이 제안되고 있다. 이를 통해 노인을 위한 건강도시는 ‘녹지’와의 관계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토지이용 및 배치’ 부분에서 광장 및 녹지공간 주변으로 건물, 카페를 배치를 제안하고 있다. ‘녹지 및 오픈스페이스’와 관련해서는 도시 단위의 보도 이용이 가능한 대규모 녹지공간을 개발할 것과 근린 단위의 소규모 녹지공간 개발 및 연계, 다양한 식물을 식재해 오감을 자극하는 설계방향이 제안된다. 아울러 녹지 주변으로 대중교통 정류장을 배치할 것, 자전거도로는 주변 녹지 및 광장 등과 통합할 것 등이 제시된다.

가이드라인은 구체적인 설계방향을 제시하되, 해당 가이드라인 적용을 위한 적절한 공간 위계와 필요로 하는 노인의 특성을 표시해 지역에 따라 차등적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공간 위계는 ▲지역 ▲도시 ▲근린 ▲개별 주거단지로 구분했으며, 지역은 시·군·구 이상을, 도시는 읍·면·동 단위를, 근린은 마을 단위를, 주거단지는 아파트 단지 정도를 의미한다.

근린이나 주거단지 단위의 설계방향은 주택단지 신개발이나 도시재생사업, 새뜰마을사업 등 마을 단위 이하의 정비사업, 재개발 및 재건축사업 등에서 활용 가능하다. 지역 및 도시 단위 가이드라인은 도시기본계획이나 관리계획, 생활권계획 등에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다.

노인 특성에 따른 단계는 건강 상태와 질병 유무, 장애 정도, 독립적 생활의 어려움 등에 따라 ▲무증상 ▲경증 ▲중증으로 구분했다.

무증상은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해 일상생활 및 신체활동 등에 어려움이 없는 사람을 위한 환경설계 방향으로, 이는 노인뿐만 아니라 지역 내 모든 사람들의 신체활동 강화와 삶의 질 제고를 위해 활용할 수 있다.

경증은 건강 약화가 시작됐고 질병과 장애 등이 있으나 심하지 않아 어느 정도의 독립적 생활이 가능한 사람에게 적합한 설계 방향으로, 어린이 등을 위한 환경 조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중증은 질병과 장애가 심하거나 휠체어를 타는 등 일정 수준 이상의 돌봄이 필요한 사람으로, 노인 이외에 장애인을 위한 환경 조성에 필수로 적용해야 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