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ESG경영과 생물다양성

홍태식 ㈜수프로 부사장(농학박사, 한국생태복원협회 고문)
라펜트l홍태식 부사장l기사입력2023-07-14


ESG경영과 생물다양성



_홍태식 ㈜수프로 부사장

(농학박사, 한국생태복원협회 고문)



‘ESG경영’이라는 게임체인저


전 세계에서 8조6800억 달러 규모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블랙록(BlackRock)의 래리핑크 회장은 지난 2021년 연례 서한에서 기업의 ‘ESG경영’에 대한 자신의 요구를 밝혔다.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사업계획을 공개하라고 요청하고, 향후 투자 의결권 행사를 통해 기업의 ESG경영에 직접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 세계가 팬데믹(Pandemic)으로 고통 받던 시기에도 “기후 변화는 큰 위기이지만 역사적인 투자 기회”라고 주장하며 기후위기를 탈출하기 위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금 운용 권력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ESG경영’이 글로벌 기업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계기가 되었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말하는데 ‘ESG경영’이란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및 사회적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환경 및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기업 경영 패러다임이 변하는 추세에서, ESG경영은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핵심적인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와 유럽 ESG펀드의 큰 손실 때문에 ESG경영 중시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ESG경영’과 관련한 여러 제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발등의 불


글로벌 기업들의 ESG 관련 정보의 공시 의무화가 2025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ESG 공시의 국제 표준안을 만들고 있는 ISSB(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는 올해 6월까지 공시 기준안을 완성하고, 유예기간을 거쳐 2025년부터 공시 의무화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의 금융위원회도 2025년부터 ESG 정보공시를 대기업부터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대기업부터 중견기업까지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환경부문에서 핵심적인 사안은 기후변화와 탄소배출 관련 이슈이다. 지속가능성과 생존을 위해 앞으로 기업은 과감한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고 궁극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


ESG경영 평가기관별로 다른 평가기준으로 발생하는 혼란을 막기 위하여 정부는 2021년 말에 《K-ESG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진단항목체계를 제시하였다. 다만 환경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폐기물·오염물질 배출량, 재활용률’ 등을 평가요소로 하였으나 국제적으로 중요한 기준인 ‘생물다양성’ 요소는 계량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배제하였다.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고 그린 워싱(green washing)과 같은 녹색 위장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을 별도로 제정하여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 달성을 위한 친환경 경제활동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였다. 여기에는 ‘온실가스 감축’이나 ‘기후변화 적응’과 함께 ‘생물다양성 보전’ 분야가 포함되어 있다. 생물다양성 경제활동으로는 산림청에서 주도하고 있는 ‘산림생태계 복원’과 ‘도시 내 탄소흡수원 조성’이 있으며, 생태복원 분야로는 ‘육상 및 해양 생태계보전’ 및 ‘생물종 보호보전’ 분야가 있다. 이러한 녹색사업으로 분류되는 경우 녹색채권 발행 시 큰 규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스탠다드


ESG경영평가보고서를 공시하는 것과 별도로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는 기후변화 리스크를 정량적으로 수치화하고 이를 재무적으로 통합 공시하는 것을 말한다. 주요국 정부와 기업들은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하겠다며 TCFD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재무정보인 지배구조, 전략, 리스크 관리, 목표나 지표 영역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서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TNFD(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자연자본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가 등장했다. TNFD는 기업 활동으로 인한 자연파괴 자체를 재무정보로 만들고 공개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후 관련 공시 프레임워크인 TCFD와 유사한 틀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2023년 9월에 TNFD는 최종 공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는 TNFD와 협의해 기후공시와 생물다양성 등 이슈를 연계하는 안에 대해서도 검토에 들어갔다. GBF(Global Biodiversity Framework 국제 생물다양성 체계)의 채택과 TNFD 공시안 추진에 따라 앞으로 자연을 보호하고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은 엄격한 기준에 따른 틀 속에서 진행하게 될 것이다. 결국 ESG의 환경 대응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시급한 생물다양성 계량화


생물 다양성이 파괴될 경우 자연은 더 많은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고, 이는 자연의 붕괴로 이어진다. 기후위기와 마찬가지로 자연이 붕괴될 경우 금융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TNFD같은 글로벌 스탠다드가 만들어 지고 있다. TNFD는 과학 기반 접근법이나 자연 자본 의존성 등에 대한 통합 접근법을 기반으로 공시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태계서비스 및 자연환경보전사업에 대한 계량화에 대한 연구와 자료가 부족하다. 자연환경을 훼손하는데 부채의식이 없는 편인 우리 사회를 설득하려면 자연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가치를 과학적인 분석을 통한 계량화가 필요하다. 이는 관련 학계와 업계가 협업하여 이뤄내야 할 것이다.

_ 홍태식 부사장  ·  ㈜수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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