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선 조경가: “땅을 돌보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전시 개막식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4-04-05

정영선 조경가가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전시 개막식에서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땅을 돌보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전시 개막식이 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교육동에서 개최됐다. 이날 개막식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전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60여 개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 대한 정영선 조경가의 아카이브 대부분이 최초로 공개되며 파스텔, 연필, 수채화 그림, 청사진, 설계도면, 모형, 사진, 영상 등 각종 기록자료 500여 점을 한 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다.


정영선 조경가는 “일제강점기, 6.25 등 나라가 심한 고통에 시달리다 새롭게 도약하게 된 시점에서 국가에서 새로운 학문으로 환경대학원을 설립해 지도자를 양성했고, 이를 통해 고속도로, 국공립공원, 주요 문화재 등 수없이 많은 일을 하게 됐다. 박정희 대통령께서 직접 고속도로 식재 스케치를 했고, 청와대 조경담당비서관이었던 오휘영 교수께서는 그 많은 일과 문제를 해결하며, 저희들을 기르셔 오늘에 이르게 하였다. 은사님의 노고는 멋진 열매가 되고 싹이 되어서 조국 강산이 나날이 좋아질 것이고, 앞으로도 점점 더 발전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오전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경분야로 전시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저에게 황홀한 기적이다. 후배들의 길을 열어준다는 생각으로 임하게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반세기에 걸친 정영선 조경가의 작업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하자라는 독특한 철학이 녹아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지점들에 작가의 손길이 어떻게 담겨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표현돼 있는지 방대한 양의 그림과 설계도, 사진과 영상, 모형 등 다양한 매체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롭게 조성된 정원은 여러 차례 방문할수록 더 풍성한 작품세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사를 건넸다.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올림픽 선수촌, 예술의 전당, 선유도 공원 등 대한민국의 역사적 명소에 대한 정영선 조경가의 깊은 고민이 담긴 스케치와 설계 도면을 보면서 우리 삶을 쾌적하게 해주는 공간 이면에 조경 설계자의 세심한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우리의 땅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평생에 걸쳐 연구하고 가꿔온 선생님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전시 개최를 축하했다.


오휘영 한양대 명예교수는 “반세기 전, 우리나라에는 조경이라는 말이 흔치 않았다. 조경학과도, 조경기술자도, 조경회사도 없던 시절, 정영선 조경가는 조경의 불모지에 제일 먼저 뛰어들었고 가장 오랫동안 조경을 하고 있다. 도전을 거듭하며 늘 새로운 발상으로 시대정신을 보여주고 있다”며, “정영선 조경가의 발자취는 나이테가 되어 한국 조경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그의 손길이 깃든 공간들은 이 땅의 많은 이들에게 편안함과 새로운 힘을 줄 것”이라며 이번 전시 개최에 찬사를 보냈다.


이지회 학예연구사는 “‘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선조들의 철학을 바탕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디자인해 온 정영선 작가는 반세기에 걸쳐 수많은 유형의 작업을 낳았다. 그중 전시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하고 미술관 관객에게 울림의 요소가 있다고 여겨지는 총 60개의 프로젝트를 엄선, 총 51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전시는 계절에 따라 매 순간 변화하는 공원과 정원의 시간성을 담는 것이 관건이었다. 전시장 위쪽에는 파노라믹 영상이 움직이는 시간을 담았고, 시선이 맺히는 벽에는 사진 작가의 앵글에 담긴 절경이 펼쳐진다. 전통정원의 ‘방지’에서 영감을 얻은 바닥장과 테이블 장에는 각 프로젝트의 설계 과정과 세부 내용을 엿볼 수 있는 기록 자료들이 담겼다. 땅을 읽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정영선의 작업처럼 관람객도 마치 조경가가 되듯 땅과 가까이 몸을 낮추어 작품을 감상하도록 유도했다”며 “마치 정원을 거닐듯 천천히 경관을 바라보며 그 내용을 음미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전시는 4월 5일부터 9월 2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오휘영 한양대 명예교수 축사 대독(최자호 라펜트 전무)



이지회 학예연구사



전시 개막식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교육동 2층에서 내려다 본 전시마당 정원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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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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