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구공원의 3일, 최초 정원박람회가 남긴 것

2010경기정원문화 박람회 되짚어보기
라펜트l나창호l기사입력2010-10-11


▲마당, 그리고 담 너머 이야기(문현주, 시흥시)

“조경가로서 설계개념을 대중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는데 좋은 기회였다.” 정원설계에 참여한 한 조경가는 이렇게 말한다. 대중들과 주고받는 말 속에서 설계자는 새로운 영감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10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되짚어보고 의미와 과제를 알아본다.

시민들 벌써부터 “내년 정원박람회 어디?”
“나무와 꽃이 있는 정원을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세대를 초월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정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사장을 찾은 한 시민이 말했다. 소풍을 나온 어린이부터 가족, 연인들의 행렬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가든(Garden)문화에 흠뻑 취했다. 곳곳에 휠체어를 탄 사람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조가비무대에서 열린 특강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도도 높았다. 강연자 중심으로 모여 눈을 반짝이며 내용을 받아 적었다. 아파트 조경관리 실무 특강을 진행한 김광두 교수(상명대 환경조경학과)는 뜨거운 열기 속에서 경청하는 청중들의 모습에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직접 찾아가 수목관리 전문실무를 강의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전했다. 조경관리에 시민들의 늘어난 관심도를 느낄 수 있었다.

지역민들은 옥구공원의 변신에 ‘선물’ 받은 기분이라고 한다. 경기도 조경가든대학과 시흥시  주민은 정원설치에서 자원봉사까지 일손을 거드는데 힘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 고장을 살기좋게 만든다는데 당연히 해야 할 우리 책무가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하루에 5번씩 시민대상으로 진행했던 ‘정원 투어 서비스’는 정원문화의 공감대를 끌어내는데 유효했던 프로그램이라는게 많은 사람의 의견이다.






▲자원봉사자의 참여는 성공적인 정원박람회 개최에 큰 힘이 되었다

행사 끝나도 정원은 남는다
국내 최초의 정원박람회라는 수식만큼이나, 이목을 끌었던 것이 정원 ‘설치’에 포커스를 맞춘 관계기관의 방침이었다. 경기도와 경기농림진흥재단은 정원문화박람회장의 기본계획 수립과 박람회 행사운영에 관한 전반사항을 수행하였고, 시흥시는 행사장 기반조성을 시행했다. 옥구공원의 유지관리는 시흥시가 맡는다.

여기에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사전행사로 유지관리에 초점을 맞췄던 ‘도시숲 정책담당 공무원 워크숍’(라펜트 조경뉴스 10월7일자)의 개최는 시기적절했다. 정원박람회 이후 옥구공원의 지속적인 유지관리는 이제부터 고민해야 할 실질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워크숍에서 이강오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은 ‘시민참여, 민간위탁, 민간위임, 파트너십 을 통한 지역활성화를 꾀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김선희 서울시의회 전문위원은 공공시설관리를 민간의 아이디어 공모나 기획방식을 도입하는 일본의 ‘지정관리자 제도’를 제안했다. 공공부문, 민간사업자, 시민이 유지관리에 합심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한편 박람회 기간 중 ‘한일 우정의 정원’을 추진했던 전효중 박사(한국산업인력공단)는  “‘한일 우정의 정원’에 설치된 대나무 울타리는 일본 전통의 형태와 소재를 사용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이것들을 교체하게 되면, 공간의 의도가 재연될지 궁금하다.”는 말을 전했다. 민과 관 이외에 설치자를 포함한 조경전문가의 참여도 유지관리에 빠져선 안된다는 것이다.  


▲한일 우정의 정원(고스기조원)


▲정원 안내표지판에는 그림과 같이 2차원 바코드라 불리는 QR코드 표시가 돼있어, 스마트폰으로 그때그때 정원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관람객 편의시설 부족은 아쉬워
“밥은 어디서 먹나요?”
정원박람회가 개최된다고 아침부터 하루일정을 잡고 옥구공원을 찾은 한 가족단위 시민은 먹는 문제 때문에 곤욕이라고 했다.
주최 측에서 간단한 부식을 판매하는 부스를 마련했지만, 과자로는 끼니를 해결할 수 없지 않겠냐는 말이다. 공원주변에 식당찾기도 어려워 결국 자동차를 몰고 먼 곳에서 먹고오는 사람까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10월초 가을햇살도 뜨거워 방문객은 좁지않은 박람회장을 돌며 음료판매대를 찾았다.
“음식과 음료를 미리 싸오면 좋다고 사전에 홍보가 원활히 이루어졌으면 좋았을텐데.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이 아쉽네요”

쾌조의 스타트, 중요한 건 이제부터
처음이라는 것은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2회, 3회... 개최하게 되면 금년도 행사는 하나의 척도이자 비교대상이 될 것이다. 이것뿐이 아니다. 내년에는 (사)한국조경사회 주최로 운북지구에서 조경전람회가 개최되고, 2013년에는 순천에서 국제정원박람회가 내정되어있다. 물론 규모나 프로그램 면에서 이번 경기정원문화박람회와 조경전람회, 그리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각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설치된 시설과 식재된 식물이 공원인프라로 남는다는 설정은 이번 박람회와 다르지 않다. 2010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남긴 공공부문, 시민, 기업, 학생 그리고 전문가의 참여유도 형태와 구성방법이 추후 관련행사 진행에 소중한 모티브가 될 수 있다.

정주현 한국조경사회 수석부회장도 “이번 정원박람회는 공간성격에서 구성에 이르기까지 상상이상의 모습으로 구현되어 고무적이다. 2011년 운북 조경전람회를 준비하는데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경문화, 정원문화의 가능성을 타진해보았던 2010경기정원문화박람회. 조경분야가 만들어 가는 ‘공원도시’를 그려보며, 2011년 운북 조경전람회에서도 그 열기를 이어가길 바래본다. 

모델정원

▲지지배배 정원(황용득, 경기도, 경기농림진흥재단)


▲해피 어반 키친 가든(임춘화, 농협중앙회 시흥시지부)


▲자연이 숨쉬는 정원(그린컬쳐, 에코드림)


▲갤러리 가든(경기도시공사)

실험정원

▲달빛 담는 마당(상명대 환경조경학과)


▲가을의 사색정원(나사렛대학교 플라워조경디자인학과)

시민정원






참여정원




사진: 나창호, 손석범, 손미란 기자

나창호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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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20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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