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분야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과제 ; 안계동·(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

조경분야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과제
안계동·(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
라펜트ll기사입력2008-08-31

환경조경 전문포털사이트 Lafent의 오픈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직도 개인적으론 컴퓨터와 그리 친하지 않아, 익숙한 아날로그적 생활에 머물러있다 보니, 전문 포털사이트의 구체적인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수준이 못 됩니다.
그러나 인터넷에 의해 비롯된 사회적 변혁과 그 영향력에 비춰 볼 때, Lafent의 개설이 우리 조경분야와 조경인들의 생활에 일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학업과 업무에 관련된 지식정보의 광범위하고 빠른 공급은 여타 정보매체들을 통합, 대체 할 수도 있겠고, 참여와 소통의 장으로서의 기능은 조경인의 교류를 획기적으로 확대하여, 그동안 학회와 협회 등 여러 단체가 해오던 역할보다도 더욱 영향력 있는 존재로 등장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의 구축이 곧 조경분야의 발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정보를 빨리, 쉽게 얻는다는 것이 환경을 잘 가꾸는 것과 다르고, 인터넷 상의 많은 소통과 교류가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조경분야는 지금이 유사 이래 최대의 호황기인 것 같습니다. 국가에서 전국적으로 벌이고 있는 여러 도시개발사업과 환경개선사업, 민간에서 쏟아내는 아파트사업, 소득증대와 여가시간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각종 레저시설사업 등 온통 조경이 해야 할 일들이 넘쳐납니다.
설계사무소는 그렇게 늘어나도 계속 바빠 죽을 지경이고, 시공현장에는 오죽하면 나무가 없어 죽을 지경이랍니다.
문제는 이제 시작입니다. 일이 많다보니 일이 귀한 줄 모르고 소홀해지기 쉽고, 당장 바쁘니 미래를 준비할 겨를이 없습니다. 서비스업이 손님에게 콧대 세우고, 열매따기 바빠서 나무가 병드는 것을 모르는 형국입니다. 선진국 사례를 볼 때, 이런 호황은 앞으로 10년을 가지 못합니다.
조경을 조경가라야만 할 수 있는 시절도 지나고 있습니다. 요즘 가로환경정비계획은 공공디자인을 앞세운 환경디자인 분야가, 공원계획은 건축분야에서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습니다. 경관계획은 도시설계분야에서 선점하고, 생태복원사업은 공평하게 스스로 토목하도급에 안주하고 있습니다.
학업은 기초기술을 익히고 소양을 닦는 것보다 감각적 표현과 화려한 수사, 개념적 유희에 치우쳐 갑니다. 나무를 잘 몰라도 조경전문가로 먹고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토양위에 우리나라 조경이 자라고 있습니다.

분야가 커짐에 따라서 공론화가 더욱 힘들고, 조경인들의 긴밀한 교류가 적어지는 듯 합니다. 점차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상에 아날로그적 따뜻함이 필요합니다. 그러고 보면 Lafent의 역할과 기능은 빠르게, 쉽게, 많이 하는데 두지 말고, 조경을 차분하게, 더욱 힘들여서, 적게 제대로 하는 풍토를 만들어 가는데 두어야 하겠습니다.
아날로그적 포털사이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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