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종상 교수, 신진조경가대상에 주목한다.

라펜트ll기사입력2008-12-23


올해로 두번째를 맞은 신진조경가대상 설계공모전에 찬사를 보낸다.
우리는 이 공모전이 대한민국 조경 분야의 내일을 비출
희망의 메세지가 될 것이라 믿으며,
아직은 미약하지만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조경분야의
대표 공모전으로 발전되어 가길 기대한다.

-LAFENT.COM  NEWS 편집자주 

지난해부터 치뤄지고 있는 대한민국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공모전은 치뤄지는 의의만큼 그 작품수준도 높아 많은 조경설계 디자이너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공모전의 개최에서 부터 힘써온 성종상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를 만나보고 왔다.



Q. 대한민국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공모전의 탄생배경은?
A. 대한민국 신진조경가 대상 공모전은 한국 조경설계계에 가능성 있는 신진조경가를 발굴하여 육성하고자하는 취지에서 탄생되었습니다. 2005년부터 올해 1월까지 본인이 활동하였던 대통령자문 건설기술 건축문화 선진화위원회에서 한국 도시환경문화를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실천과제로서 신진설계가 발굴 및 육성을 주요의제 중 하나로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의제를 대통령께 보고하는 위원회에서 당시 건교부장관과 김진애 위원장에게 "조경설계 분야에서는 신진조경가 공모전을 통해 먼저 실행하겠다고 구두로 동의를 받고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건축, 도시, 토목 등 인접분야 위원들의 이해를 바탕으로 국토해양부(당시 건교부) 담당 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은 것도 공모전의 개최와는 별개로 얻은, 감사하고 의미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현실은 젊은이들의 이상을 받아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주 그 꿈을 갉아먹기까지 하는 괴물이기도 합니다. 한국 조경설계계에 프로젝트는 많으나 일할 만한 설계가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은 여전한 듯합니다. 그것이 어려운 한국 조경설계계의 환경여건 탓이건, 선배 조경가들이 비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탓이건 또는 설계가 지망생들의 부재 탓이건 간에 우리는 그 현실을 개선하고자 합니다.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공모전의 탄생은 그와 같은 결코 만만치 않은 한국 조경설계 환경에 대한 상황적 인식을 절감하고 그로부터의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문제의식에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좁게는 열악한 현실 속에 파묻힌 채 꿈과 이상을 가슴 속에 묻어 두고만 있는 젊은 조경가들에게 새로운 활동의 장을 제공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보다 넓게는 좋은 디자인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디자인이 단순히 보기 좋게 하는 것 이상으로 무얼 의미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대조차 제대로 정착되고 공유되지 못한 한국 조경계에서 조경설계의 참다운 가치를 고민하여 생산하고 전파하고자 합니다. 특별히 예로부터 강한 가부장적 질서가 사회전반의 기본 가치로 작용해 온 한국에서 젊다는 것은 결코 유리한 조건이 아닙니다. 나무람보다는 칭찬이, 비난 보다는 격려가 한국 조경계의 미래를 위해 더 요망되는 시점이라는 인식에서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공모전 개최의 당위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신진 설계가를 발굴하려는 대표적인 사례를 우리는 뉴욕시의 ENYA (Emerging New York Architects) competition이나 The Museum of Modern Art과 P.S.1 Contemporary Art Center가 운영하고 있는 MoMA/P.S.1 Young Architects Program 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공모전은 일체의 관행적 제약이나 퇴행적 답습을 거부하고 젊은 조경설계가들의 참신함과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지향합니다. 자유로운 발상과 창의 정신을 권장하고 새로운 방향 전환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모색하는 일은 젊은 조경가들에게서 특별히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올해까지 2번에 걸쳐 개최된 공모전은 이제 겨우 첫걸음마를 뗀 셈입니다. 꿈과 희망으로 가득한 유망한 젊은 설계가들이 한국 조경설계계에 더 많이 넘쳐 나기를, 그리하여 대한민국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 공모전이 이름 그대로 유능한 조경가의 등용문으로 자리잡게 되기를 고대해 봅니다.

Q. 신진조경가 공모전을 주관하고 있는 (사)한국조경학회 조경설계연구회는?
A. 조경설계연구회는 한국 조경설계의 내적 역량을 함양하면서 외적 환경을 개선하고자 데에 하는 뜻을 가진 몇몇 조경가들이 지난 2004년 발족시킨 조경설계가들의 모임입니다. 그 동안 산발적, 개별적으로 있어 온 한국 조경설계계에 젊은 조경가들의 모임을 보다 정례화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구성원들은 한국조경설계계의 중진 조경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나, 특별한 회원 요건이나 별도의 임원진을 두고 있지 않는 느슨한 구성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분히 조경설계계의 쟁점 및 담론의 발굴과 공론화를 주도하면서 조경설계의 대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조경가들의 자발적 모임이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따라서 주요 활동반경과 그 지향은 조경의 대 사회적 역할, 조경설계의 문화적 의미, 그리고 조경 본래의 고유한 가치 모색 및 그를 통한 조경의 의의와 자부심 고양 등의 범주에 모아집니다. 그 동안 조경설계 실무현장에서 제기된 핵심 이슈를 찾아내어 공개리에 논의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조경설계포럼과, 작년부터 개최해온 대한민국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공모전이 연구회 활동영역의 주축을 이루어 왔습니다. 조경설계포럼은 국내외 저명 설계자와의 만남과 설계 작품의 설명 및 토론, 설계경기 제출작의 공개적 리뷰, 설계 현장의 주요쟁점 발굴 및 공개 토론, 설계이론의 소개와 토론 등을 통해 조경설계 문화의 건강한 담론을 생산하고 소통시키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겨우 2회째를 맞이한 대한민국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공모전은 한국 조경설계공모의 사각지대에 존재하고 있는 젊은 조경가들에게 설계가로서의 꿈과 열정을 표출할 수 있는 유일한 장이면서 동시에 유력한 등용문으로 자리잡아 나가길 고대합니다.

Q. 제1회 신진조경가 설계공모전과 비교해서 제2회 신진조경가 설계공모전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1회와 2회 공모전은 주어진 설계과제부터 다릅니다. 이는 주최측이 의욕과는 달리 아직 명확한 준비(특히 자금과 조직)를 갖추지 못하고 있음에 연유된 것으로 매회 후원을 받아서 개최되고 있기 때문에 발생되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1회는 부산백만평문화공원조성 범시민협의회에서, 2회는 한국토지공사가 각각 후원해 주었고 이에 따라 공모 대상지는 각각 부산시 백만평공원 1단계사업부지와 평택시 고덕국제지구 근린공원이 제시되었습니다. 전자가 낙동강 하류의 충적지로 구성된 섬으로서 강과 섬, 그리고 경작지 등 대상지로 하여 전혀 다른 새로운 공원 용도로 전환시키는 설계과제였다면, 후자는 잘 정지된 긴 선형의 택지 개발지를 새로이 들어설 주거지와 공존해나갈 근린공원으로 조성하는 과제였습니다.
구태여 구분하자면 살아있는 자연환경의 영향권 내에서의 생태적 작동성의 해석 및 구현이 지난 해 과제의 주요 이슈였다면, 다소 중성적이기까지 한 신개발지 정형적 필지에다 정작 정체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주민들의 일상성을 어떻게 담아 펼쳐낼 것인가가 올해 공모전의 만만치 않은 과제였습니다. 이 같은 대상 과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제출된 작품들은 기대 이상의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공모전 개최의 의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회에 비하여 설계업계에서 실무를 하고 있는 젊은 조경가들의 참여도가 높았다는 점도 2회 공모전에서 얻은 의미있는 성과라고 봅니다.

Q. 이번 공모전의 공개심사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높았는데, 앞으로의 심사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A. 기본적으로 앞으로의 심사방식은 추후 본 공모전을 기획하여 운영하실 분들이 정해 나가실 사안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심사과정의 공개방식은 공명정대한 설계 작품 경연의 장이기를 지향하는 본 공모전의 기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 다소 무리를 감안하여 도입한 것으로 당분간 더 시행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사실 기획과정에 처음으로 심사과정을 공개하기로 결정하였지만 염려가 적지 않았지요. 결정 후 일방통보식으로 심사위원들께 양해를 구하는 과정에서 일부 심사위원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정작 문제는 심사현장에서의 예측불가한 사태가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염려였지요.
심사현장에 출품자들의 참석은 허용하되 심사과정에는 일체 참여할 수 없다고 사전에 양해를 구하기는 하였지만 심사위원으로서는 출품자 앞에서 거리낌없이 작품을 비판하고 평가한다는 일이 못내 부담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고, 비록 개별 작품별로 작가를 알 수는 없지만 당사자들을 앞에 두고 하는 심사가 얼마만큼 자유로울 수 있는지, 과연 엄정한 심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느냐라는 등의 관점에서는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뜻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방법까지 정당화해 줄 수는 없듯이 취지가 과정과 결과까지를 담보해 주지를 못할 수도 있겠지요. 그 동안 국내 각종 설계공모전에서 심사위원 선정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구심과 논쟁이 최종 심사결과까지 그대로 연장되었던 일이 적지 않았던 것도, 심사위원 선정 및 방식을 고심하게 한 계기가 된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심사위원을 선정할 때부터 공개심사방식을 유념하고서 최대한 최고의 심미적 혜안을 갖추고 설계에 대한 주체적 판단을 중시할 수 있는 분들을 모시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겠지요. 1회와 2회 심사위원은 선정된 심사위원 면면을 누가 보더라도 수긍할 수 있도록, 특히 응모자들이 심사위원들의 면면만으로도 기꺼이 심사결과를 수용할 수 있는 그런 구도를 지향하면서 한분 한분을 신중하게 모셨습니다. 조경설계 및 인접분야에서 앞선 족적을 많이 보여주고 계신 분들 중에서도 가급적 젊은 분들로 심사위원을 구성한 것이나 미리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한 것, 그리고 심사과정을 공개리에 진행한 것 등은 모두 공정성과 신뢰성을 제일 중요한 우선순위로 두고 일관성있게 기획한 본 공모전의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심사위원장은 이 같은 공모전의 기본 취지와 그 과정을 심사위원들께 충실히 전달하고 원활한 심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역할만 하도록 하였지요.

Q. 신진조경가 수상자에게 전하거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글쎄요. 사실 신진조경가라는 명칭이 적합한지 모르겠어요. 나이나 경력년수를 참가자격으로 제시한 것도 주최측으로서는 못내 개운하지 못한 부분이기도 합니다.(나이가 설계가의 질적 수준 판정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다만 그 동안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은 이들을 주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신진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결국 신진조경가라는 명칭은 누구에게나 부여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모든 이들에게 특정 시점 이후로는 어울리지 않는, 과정적인 속성을 담고 있는 명칭일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신진조경가 공모전 수상자들은 조경설계가로서의 자신의 전 인생과정에서 의미있는 이정표를 잘 찍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스쳐 지나가는 여정에서 중요한 성과를 확인한 셈일 터이니 그 만큼 남은 설계가로서의 성취가 기대된다고나 할까요? 그런 기대가 결코 개인적 차원에 머물 수 없는 것은 한국 조경설계계가 여전히 열악하다는 사실에서도 찾을 수 있겠지만 동시대 조경에 걸린 우리 사회의 기대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도 더욱 그러 하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조경의 공공적 속성을 깊이 유념한 전문가로서, 이번 수상이 윤리적 식견과 문화적 소양을 겸비한 훌륭한 작가로서 자신을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지금 저는 추후 수상자들끼리의 모임이 생겨나서 새로운 조경설계 문화를 담당해 나갈 수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앞으로의 신진조경가 공모전을 그들의 손으로 이끌어 나갈 수도 있겠지요.
 
Q. 신진조경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신진조경가 대상 공모전은 조경설계가이기를 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기획을 하고 준비하는 이들도 똑 같은 조경가라는 점에서 여타의 공모전과는 다른,  조경설계가들 모두의 축제이기를 지향합니다. 축제는 참가자 스스로 준비하고 즐길 때 더욱 빛날 것입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묵묵히 설계하는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새로 다듬어 보고 싶거나, 문득 조경가로서의 자신의 앞날이 막연해지려 할 때마다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공모전은 젊은 조경가들의 고뇌를 희망으로 풀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감히 바랍니다. 훌륭한 조경설계가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 열린 장, 대한민국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공모전에 꿈과 열정 가득한 여러분들을 관심과 참여를 고대합니다. 끝으로 본 공모전을 준비하고 개최하는 과정에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지면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조직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추진하는 과정에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드렸던 모든 순간과 사안들에 대해 보여 주신 그 분들의 너그러운 이해와 협조는 분명히 보다 나은 공모전으로 발전시켜나가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끝으로, 어려운 현실속에서 작품에 응모하고 마지막 심사과정에 까지 참여한 여러 신진조경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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