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현돈 소장 - 대통령실 특별공로상
2008년의 마지막 날, 청와대에서 대통령실 특별공로상을 수여한 조경설계 서안(주)의 신현돈 소장을 만나보았다.
현재 강단에도 서고 있는 그는 지난 2005년 10월 청계천 공적으로 대통령포상 수상과 2006년 IFLA Design Award 1st Prize, 버들마당과 2007년 4월 국가상징가로인 광화문 현상설계와 한강르네상스 샛강현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 또 한 가진 실력자 중에서도 실력자이다.
자연과 사람에 대한 겸허함이 훌륭한 조경가라고 말하는 신현돈 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수상소감이 있다면.
A. 경제위기가 다가오기 전.... 지난여름은 무척이나 더웠습니다. 계속되는 폭염보다도 저를 더 심연의 밑바닥으로 몰아넣은 것은 연이은 꼼빼 낙선 소식이었습니다. 허탈감과 직원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추적추적 발 닿는 데로 걷다가 광화문거리 책방에서 조우한 한권의 책과 막걸리를 마시는 중에 “신 소장님한테는 비냄새가 납니다”라는 직원의 우스개 소리가 그나마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100여년 전 이방인의 시각으로 우리의 산하를 실증적이고 생생하게 서술한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책이었습니다.
.......이같은 순간들, 그리고 또 다른 몇몇 순간들에서 나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한 번 그 나라를 본 사람이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고유한 아름다움들을 가지고 있음을 알았다. 그 아름다움들은 봄이나 가을에, 그리고 우리가 관습적인 가치판단을 벗어날 때만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중략)
아, 나는 그 아름다움, 그 장관을 붓끝으로 표현할 자신이 없다
진정 약속의 땅 ( A fair land of promise)인저! 진정코!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가는 우리 조경인들 모두에게 신록의 단비가 하루속히 내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Q. 특별공로상을 수상하게 된 경위는.
A. 폐쇄적이고 쓸모없는 땅으로 버려지고 소외된 공간을 창의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버들마당이 내·외국인에 좋은 평가를 받고 북악산의 지맥을 복원한 설계로 조경분야에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한 게 아닌가 합니다. 2007년 4월 국가상징가로인 광화문 현상설계와 한강르네상스 샛강현상 2006년 5월 IFLA Design Award 1st Prize, 서울시민사랑상 환경부문대상 2005년 10월 청계천 공적으로 대통령포상수상 등 일련의 작품들로 도심을 품격 있는 수도로 만드는데 일조한 업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청계광장, 청계천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설계시 대상지의 해석과 폭넓은 리서치가 중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있다면.
A. 아무래도 청계천 복원사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청계광장과 청계천이 아닌가 싶습니다. 서울의 도심 재창조사업의 모티브가 되었으며 시민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현장을 답사해서 악취 나는 어두운 복개구조물 하수구에 들어갔을 때 본인마저도 과연 복원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설계 안을 결정하기까지 매주 2~3회 이른 새벽에 개최되는 설계 프리젠테이션의 준비과정과 마스터플랜 확정 과정도 힘들었고 시공과정에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거의 매일 방문해야 했던 현장감리와 Shop Drawing 작업, 좀 더 좋은 디테일을 만들기 위하여 전국의 석산을 방문하던 일이 기억에 새롭습니다.
그 후 청계천과 연계된 광화문광장 컴페티션도 디자이너로서는 현상설계와 턴키라는 여러개의 관문을 통과해야하는 어려움도 있었구요. 다행히 건축, 토목, 도시, 디자인 분야가 아닌 조경분야에서 당선되어 전체 마스터플랜을 조경이 다루게 된 일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며 청계광장과 청계천, 광화문광장, 버들마당으로 연결되는 국가 상징축의 오픈스페이스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Q. 작품에 임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는지.
A. 우선 대상지의 맥락을 잘 해석하고, 폭 넓고 깊이 있는 리서치를 토양으로 우리 삶터에 대한 흔적을 찾는 작업이겠지요. 공간에 대한 인문학적인 상상력과 동시대와 호흡하는 디자인트랜드를 영감(Inspiration)으로 녹여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과의 만남은 행운
Q. 현재 강단에도 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 후학들에게 한 마디.
A. 바쁜 일정의 연속인 설계 사무실의 특성상 저녁시간을 활용하여 강의하고 있습니다. 대학원 수업이라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 저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평소에 도시, 문화,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시고 자연과 사람에 대한 겸허함을 갖추면 훌륭한 조경가가 되지 않을까요?
Q. 향후 스스로를 위한 계획이 있다면.
A. 당장은, 교육분과에서 맡고 있는 겨울조경학교(2월12일~14일)를 잘 치러내는 일입니다. 학생들이 아닌 실무자 재교육 및 업그레이드에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한국조경미래포럼을 더욱 활성화 시켜 조경분야 소통과 미래를 생각하는 포럼이 되도록 하고 이를 중심으로 우리가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강진솔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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