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잔디와 우리생활

이성호 엘그린 대표
한국건설신문l한국건설신문 편집부l기사입력2011-06-02


이성호 대표(㈜엘그린)

최근 사회가 생활 주변의 환경은 물론 전 국토와 나아가 지구의 환경까지 생각하고 장차 후손들의 생활터전도 생각하기 시작한 건 우리가 선진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의 쾌적한 생활환경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게 아니고 오랜 기간 동안 선조들이 가꾸고 공을 들여온 결과이며 후손들이 이를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해외 선진국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게 되는 사실은 어딜 가든 잘 정돈된 잔디밭을 쉽게 만날 수 있으며, 집 앞의 잔디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는 것입니다. 또 도심 어딜 가 보아도 방치된 나대지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오랜 문화생활을 통해 잔디가 가지는 가치와 효용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실하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잔디가 우리생활에 끼치는 효용성은 알려진 것 보다 훨씬 큽니다. 공기의 정화, 도심의 열섬현상 경감, 빗물의 저수기능 및 소음경감 등의 환경적 기능, 토양 침식 방지, 생태복원 및 바이오매스 생산 등의 생태적 기능과 쾌적한 스포츠 레크레이션 공간 제공, 부상의 감소, 경관의 향상, 커뮤니티 형성 및 일자리 창출 등의 사회적 기능이 그것입니다.

 

미국의 잔디면적은 우리나라 남한 전체 국토면적의 2배에 이르고 인구 1인당 약 65m²의 잔디 면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관련 산업 규모도 약 400억불(5조원 상당)에 이르며 농업 관련 산업 중 1위를 차지합니다.

 

이 통계는 잔디의 역할이 선진문화 생활에 있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잔디의 유지관리가 우리의 환경과 문화생활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골프장의 잔디가 대기중의 탄산가스를 줄여주는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해 이를 관련분야의 발전기금화하는 매우 바람직한 제도가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에 진입하여 국내·외적으로 그 위상이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선진국 수준의 잔디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된다 하더라도 우선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몇가지 문제는 반드시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국토의 보전관리를 위한 유용한 수단

4대강 정비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근본적인 배경도 돌이켜보면 국토의 보전관리가 허술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산에 나무가 없어 토양유실이 심하고 각종 공사현장과 도심의 나대지에서 유실된 토양이 모두 강바닥을 메워 강이 제기능을 못하게 된 탓입니다.

 

이제 산에 나무가 우거져 토양유실이 대폭 줄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각종 공사현장과 도심의 버려진 나대지, 심지어는 학교의 맨땅운동장도 폭우가 쏟아지면 많은 토양이 유실되어 강을 메울 수 밖에 없습니다.

 

잔디만큼 토양을 잘 보전시키는 친환경 소재는 없습니다. 선진국처럼 토양이 노출되는 모든 부분을 의무적으로 잔디로 피복하게 하는 관련법과 제도를 마련해 토양의 유실이 원천적으로 차단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 될 것입니다.

 

폭우가 쏟아지고 난 후 깊게 패인 도로공사현장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이 큽니다. 경사면 전체를 잔디로 피복만 하여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을 못하는 건 아직도 의식차이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잔디를 생활주변으로

잔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한가지는 잔디는 내버려두어도 잘 자란다는 인식과 또 한가지는 잔디밭은 풀과 섞이지 않고 잔디로만 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해외 선진국에서는 전문 스포츠용 잔디구장이 아니면 풀과 잔디의 구분이 없이 잔디를 적절하게 깎아주는 것만으로도 잔디밭이 됩니다. 우리도 월드컵구장이나 K리그를 치르는 공설운동장 정도가 아니라면 우선 잔디를 조성한 후에 깎아주는 걸 생활화 하기만 한다면 우리가 쉬고 놀 수 있는 훌륭한 생활공간이 되는 것 입니다.

 

풀 안 뽑아주어도 됩니다. 나대지에 풀이 무성해지면 가끔식 깎아주시고 잔디밭으로 활용해 보십시오. 결과적으로 잔디의 순기능을 모두 발휘하여 환경을 개선하여 주고 토양의 유실도 막아주게 됩니다.

 

이제 21세기의 우리나라는 삶의 질까지도 선진화될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와 노력이 요구됩니다.

 

출처_한국건설신문 (www.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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