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 브랜딩’ 장소로 경제발전 이끄는 전략
[인터뷰]디자이너 신동윤생경할 수 있는, 플레이스 브랜딩의 개념을 말하는 신동윤 디자이너이다. 그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후 비손텍(Bisontek Co., Ltd.)과 포톤연구소(Photone Co., Ltd.)에서 멀티미디어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원에서 인터랙티브 디자인(Interactive Design),
이후 대학원 논문 지도 교수와의 인연으로 플래닝 & 디자인(Planning & Design) 회사인 뉴워크(Newwork)에서 플레이스 브랜딩(Place Branding) 쪽으로 경력을 쌓았다.
‘장소의 방문자수와 방문기간을 늘려 그곳의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적인 행위’가 바로 ‘플레이스 브랜딩’이라는 신동윤 디자이너를 라펜트가 만나보았다. 조경분야에서 빈번히 회자되고 있는 장소마케팅을 떠올리며, 구체적인 실천전략과 실제를 듣고왔다.
플레이스 브랜딩이란?
방문자들의 그 플레이스에 대한 기대를 브랜드 경험을 통해 충족 시켜서 방문자수와 방문기간을 늘려 그 곳의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적인 행위라고 표현 할 수 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플레이스는 일반적으로 크게는 국가나 도시, 작게는 장소나 건물을 의미하지만 그것에 꼭 국한 되지 않습니다.
공공디자인, 환경디자인 등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플레이스 브랜딩은 그 플레이스가 나아갈 전략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크게 ‘제품과 서비스 (Product & Service)’, ‘커뮤니케이션 (Communication), 환경 (Environment)’, ‘문화와 사람들의 행동(Culture & Behavior)’을 통해 타깃 오디언스(Target Audience, 특정 수용자층)에 브랜드 경험을 전달합니다.
공공디자인과 환경디자인은 ‘환경’의 카테고리에 속하므로 플레이스 브랜딩이 공공디자인과 환경디자인보다는 상위 개념으로서 선행 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공공디자인이나 환경디자인이 진행된 후에 플레이스 브랜딩이 도입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후자의 경우 공공디자인이나 환경디자인이 된 공간을 자산(Asset)으로 생각하고 플레이스 브랜딩을 진행합니다.
저는 ‘공공디자인’이라는 단어는 미국에 있을 때 한국신문을 통해 접했습니다. 한국의 공공디자인(Public Design?)개념을 미국식 영어 단어로 옮기면 ‘Design for the Public Realm’정도가 될 것 같은데, 그것이 한국처럼 통합적인 개념으로 통용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플레이스 브랜딩에서는 공간의 장소성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인접분야(조경, 경관, 도시계획)와의 협업, 지역주민과의 커뮤니티도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플레이스 브랜딩 프로세스는
△첫번째, 분석을 통해 플레이스와 컨텍스트(Context)를 이해하고,
△두번째, 분석을 토대로 플레이스가 나아갈 브랜드방향을 제시하고,
△세번째, 플레이스 브랜드와 타겟 오디언스의 접점을 계획하며,
△네번째, 접점들에 대한 디자인을 진행하고,
△다섯 번째, 홍보마케팅이 진행되면,
△마지막 단계인 여섯 번째에서는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평가결과에 따라 첫번째 단계로 돌아갈 수 있고 세번째나 네번째 혹은 다섯 번째의 단계로 돌아 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프로세스가 계속 진행 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멈춰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플레이스 브랜딩은 다양한 형태의 단절된 프로젝트로 진행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플레이스 브랜딩 전략을 세우거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거나, 거리 디자인(Streetscape Design)이 될 수 있습니다.
거리 디자인하는 것이 어떻게 플레이스 브랜딩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거리도 결국은 브랜드의 접점(Touch Point)이고 그 거리디자인도 플레이스의 브랜드 방향을 따라야 한다고 볼 때 거리디자인도 플레이스 브랜딩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플레이스 브랜딩을 하려면 여러 분야(조경, 경관, 건축, 도시계획, 행정, 환경, 홍보, 컨텐츠, 인문과학, 예술, 뉴미디어 등등) 전문가들과의 조율(Cordination)이 중요하고,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도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정부 프로젝트를 진행 할 때 Community Outreach Program 역할의 중요성을 배웠는데, 한국도 주민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시스템이 보다 활성화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Newark_CEDS
멀티미디어 디자이너란 경력을 거쳐 플레이스 브랜딩을 하고 있다. 과거 경력이 지금업무에 어떤 장점으로 작용되고 있나?
대학에선 비쥬얼 커뮤니케이션(Visual Communication) 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 멀티미디어 디자이너로 경험을 쌓았습니다.
대학원에선 인터렉티브 디자인 (Interactive Design)과 모션그래픽 디자인(Motion Graphics)을 전공했지만 대학원 졸업 논문은 뉴욕지하철에 대한 플레이스 브랜딩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대학원 졸업 후 미국 회사에서 Architect, Interior Designer, Exhibition Designer, Landscape Architect, Urban Planner, 3D Modeler/3D Render-er, Programmer, Artist, Event Planner, Real Estate Specialist, Real Estate Broker, Developer, Place Branding Specialist, 등과 같이 일을 하면서 공간과 플레이스에 대한 이해를 넓혀 왔습니다.
이 같은 경험에 비추어 저의 장점은 ‘플레이스의 이해, 컨셉개발,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컨셉표현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정보디자인(Information Design)과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적용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2006년부터 시작해서 현재도 진행 중인 미국 뉴저지주 ‘뉴왁시 다운타운의 보행자 웨이파인딩 시스템 (Newark Downtown District Pedestrian Wayfinding System)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 하겠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인 “Utilize a well planned and creatively branded wayfinding system to increase pedestrian activity and promote retail, cultural and entertainment destinations in Downtown Newark.” 에서 보듯이 ‘보행자 웨이파인딩 시스템’은 그 지역의 상업, 문화, 예술의 활성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레이스 브랜드의 접점(Touch Point) 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보행자에게 편리함과 안전함을 가져다주어 보행자 수를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심미성과 정보성이 함께 잘 어우러질 때 도시의 브랜드를 완성하는 역할로서 의미있는 프로젝트 입니다.
보행자 웨이파인딩 시스템의 사인 디자인(Sign Design)은 뉴왁시의 또 다른 이름인 브랙시티(Brick City)의 브랜드를 전달하수 있게 브릭 컬러스킴(Brick Color Scheme)을 채택하였습니다.
상단에 그 구역이름(District Name)과 함께 심벌을 위치하여 사용자가 현재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하였고, 목적지는 Landmark, District, Transit 순으로 배열하였습니다. Landmark는 최상단에 위치 시키고, District은 각각의 Color Code를 화살표에 도입하였으며, Transit은 제일 중요한 정보인 만큼 배경에 띠를 도입해 가시성을 높였습니다. 이 디자인과 다른 웨이파인딩 사인의 차별점은 배경에 들어가는 여러 종류의 실루엣입니다. 랜드마크와 그 주변 풍경을 담아 기능적인 사인 디자인에 감성적인 요소를 더한 것이지요.
▲NDD Wayfinding & Historic Signage System
웨이파인딩과 함께 진행한 히스토리 사인 (Historic Plaque) 디자인의 컨셉은 “See image first, read story later”입니다. 원거리에서부터 근거리로 노출되는 사인 미디엄의 특성을 이용해서 원거리에선 이미지를, 근거리에서는 글을 보이게 이미지를 변형하였습니다.
히스토리 사인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hiStory of Newark”으로 History 보단 Story에 촛점을 맞추어서 보행자 웨이파인딩 시스템과 같은 시각언어로 좀더 활기있고 흥미있는 이미지로 보행자의 관심을 끌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컨텐츠 개발부터 디자인까지 제가 총괄진행을 하였는데, 특히 컨텐츠를 개발할 때 뉴왁시의 방대한 역사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흥미로운 스토리로 현대인들에게 전달하고, 뉴왁시 브랜드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접점으로서의 역할을 행할지에 대해 고민 하였습니다.
조경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우리은 이미 융복합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융복합 환경속의 조경을 보는 시각도 필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 미국에서 Landscape Architect들과 함께 Urban Planning 부터 Streetscape, Wayfinding 프로젝트까지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 하면서 공공디자인 영역에서 조경인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도시, 건축, 토목은 물론이고 문화, 예술, 그래픽, 뉴미디어, 홍보등과 융합을 통해 더욱더 역할과 역량을 넓혀서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있는 한국 조경인들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Montclair_Branding
▲Art Under New York BI(좌), LtPYL BI(우)
-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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