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경계를 넘어①]양병이 교수

라펜트l손미란l기사입력2009-07-22

소통은 비단 조경만의 화두가 아니다. 지식정보화 시대의 도래는 공유와 협력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킨지 이미 오래다. 그리고 지금은 피해갈 수 없는 사회적 흐름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이제 시선을 조경으로 돌려보자. 인접분야와의 문턱이 낮아지는 현상을 목도하고, 심지어 체감 중에 있다. 인접분야의 범주에는 도시, 건축, 토목, 공공디자인, 원예 등이 있지만 인문․사회과학 분야와도 그 끈을 놓쳐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경계의 유연성이 강조되는 시기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이에 라펜트 조경뉴스에서는 소통을 주제로, 릴레이 인터뷰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그 대상은 조경가로 한정짓기 보다는 조경 인접분야를 포함한 공간환경 전반에서 활약 중인 전문가를 중심으로 했으며, 문화적 코드까지 주제로 다루고자 했다.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서 한국생태건축학회의 회장,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고, 현재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대표, 라펜트 운영위원장 등을 맡아 활약하고 있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양병이 교수를 만나 경계와 교류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양병이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전통적 조경범위를 넘어, 인접분야로 과감히 뛰어들자”

분야와 업역간 소통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조경분야의 인접분야와의 소통이 필요한 이유는 첫째 오늘날의 사회적 이슈는 한 분야의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복잡성과 다양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둘째는 사회적 이슈의 심도나 어려움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과 기술이 융합되어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역간의 소통을 위해서는 인접분야의 지식과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타 분야의 전문가들과 대화를 해야 하며 다학제적 접근을 하는 학회나 관련단체에 참여하도록 해야 소통이 가능합니다.   

교수님께서는 공간환경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구들을 해오셨고,(생태관광, 옥상녹화, 야조공원 등) 한국생태건축학회의 회장직을 역임하시고,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대표 등의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조경분야가 타 분야와 공동의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공동의 활동을 하고 소통을 하면서 안타깝게 느꼈던 것은 조경분야가 활약할 수 있는 영역은 많은 데 조경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조경이외의 분야의 사람들과 같이 활동을 하는 데 인색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인접분야에서는 조경분야가 같이 참여하기를 바라는 데 조경분야에서의 참여가 저조해서 실망을 하고 있습니다. 조경분야의 위상을 높이고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인접분야와 공동의 활동을 해야 하고 인접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우리의 영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연구를 하는 데도 연구의 주제가 한 분야의 전문지식으로는 풀어가기 어려운 문제들이기 때문에 타 분야의 전문가들과 다학제적으로 공동의 연구를 해야 합니다. 특히 대상지가 넓고 다양한 이슈의 대상지를 연구할 때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같이 공동연구를 하게 되는 데 많은 경우 타 분야와 조경분야와 경계에 해당하는 연구분야가 많습니다. 이때는 조경분야나 타 분야나 마찬가지로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 타 분야를 이해하면서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인접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첫째는 조경분야의 전문인력이 해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배출되고 있는데 반해 전문인력의 수요는 공급수준에 비해 현저히 모자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경분야의 수요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로 뛰어들어 조경의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조경분야의 흐름이 사회적 흐름에 맞추어 변화되어야 조경분야가 낙오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회적 흐름에 맞추어 관심을 갖다보니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경영학에서 얘기하는 블루오션을 찾아 나서다 보니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발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셋째는 제가 우리나라 조경분야의 초창기에 공부를 했기 때문에 사회적 흐름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선구적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일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건축기본법이 정의하는 공간의 범위가 가로, 공원, 광장으로 확장해 나가고, 조경의 범위도 건축물의 옥상, 벽면, 실내공간 등으로 융화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경관분야의 통섭과 융합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러한 추세는 조경분야만의 특징이 아니고 모든 학문분야의 공통적인 추세이고 피할 수 없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추세에 대응해서 조경의 범위를 전통적인 조경의 범위로 고집하지 말고 융통성을 갖고 조경의 범위를 확대하고 인접분야인 건축의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어 조경과 건축이 융합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제가 참여하고 있는 생태환경건축학회도 회원의 대부분이 건축전공자들인 데 그 학회에서는 조경분야의적극적 참여를 원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조경분야에서는 관심을 갖지 않고 있어서 참여가 저조합니다. 만약 조경분야에서 생태환경건축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건축과 조경이 융합할 수 있는 영역을 찾는다면 조경분야의 위상이 높아지고 건축분야에서도 조경의 중요성을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업역간의 협력이 이루어져 서로간 WIN-WIN이 이루어지려면 조경 분야만 바라보는 안목에서 벗어나 다분야를 이해하는 눈높이를 가져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교육자로서 후학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업역간의 협력이 이루어져 Win-Win이 이루어지려면 조경과 인접된 여러 분야의 지식과 이해가 필수적이고 공동의 활동을 과감히 전개해 나아가야 합니다. 제가 신도시의 MP(Master Planner)로 활동을 하면서 절실히 체험하고 있는 것은 조경분야의 전문가가 신도시를 다룰 수 있는 전문지식과 실력, 열린 태도를 갖게 되면 인접분야인 도시설계, 건축, 교통, 도시계획, 환경 등의 다양한 전문분야의 전문가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도시를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이제는 조경분야가 눈높이를 높여 도시전체의 틀을 어떻게 만들고 공원녹지와 물의 체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도시계획, 도시설계, 건축, 교통, 환경 등의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나눌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조경분야의 전문가들이 우리사회의 큰 흐름을 주도해서 이끌어 가야 합니다. 제가 참여하는 내셔널 트러스트운동도 우리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시민들의 손으로 잘 보존해서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운동으로서 우리사회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조경분야와 연관을 맺으며 우리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사회적 활동을 조경분야 전문가들이 주도해서 나아갈 때 조경분야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손미란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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