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사회 여성위원회, ‘여성조경인 힐링 가을답사’ 개최
문화비축기지 비하인드 스토리 공유라펜트l기사입력2017-11-05

(사)한국조경사회(회장 최종필) 주최, (사)한국조경사회 여성위원회(위원장 남은희) 주관으로 지난 3일(금) 문화비축기지에서 ‘여성조경인 힐링 가을답사’를 개최했다.
여성조경인들의 정보교류와 친목도모를 위해 열리는 이번 답사에는 당시 문화비축기지를 담당했던 오순환 前서울시 과장과 설계공모 당선자 백상진 로아 소장, 이지원 문화비축기지 공사단장과 함께 했다.
석유비축기지는 1973년 1차 석유파동 이후 서울시에서 1976~78년에 건설한 민수용 유류 저장 시설로, 지름 15~38m, 높이 15m인 태크 다섯 개에 6,907만 리터의 석유를 비축하고 1급 보안시설로 분류해 시민의 접근과 이용을 통제했던 곳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를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하면서 인근 500m 이내에 위치한 석유비축기지가 위험시설로 분류되어 2000년 12월 폐쇄했다.
이후 2013년 석유비축기지 활용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해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으며, 이후 국제 현상공모 당선작인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을 바탕으로 친환경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됐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이루어진 설계자문위원회과 시민탐험단을 구성해 설계과정부터 각 분야와 시민의 의견을 반영, 2015년 말 착공했다.
기존 5개의 탱크는 공연장, 전시장 등으로 탈바꿈됐고, 새롭게 신축한 1개의 탱크는 커뮤니티센터로 탄생했다.

문화비축기지는 설계발주 시 분리발주를 시행했다. 건축이 메인이면 일반적으로 건축에서 모든 외주를 다 주게 되어있지만, 오순환 前과장은 ‘건축에게 모든 권리를 준다면 컨트롤이 안된다’는 이유로 분리발주를 주장했다고 한다. 백상진 소장에 의하면 공사비용도 서울시에서 요율에 따라 지급했기에 하도급 개념이 아닌 파트너십으로 작업했다고.
기본설계시 조경부분은 신동석 디스퀘어 대표와 김용택 knl 대표가 함께 했고, 실시설계는 디스퀘어가 전담했다. 백상진 소장은 “건축설계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조경분야의 조언이 없었으면 안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원 문화비축기지 공사단장은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가 합이 맞아야 한다. 서로 소통이 안 됐다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문화비축기지는 설계과정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피드백을 받았다. 설계자문위원회만 38회 이상, 전시, 공연, 프로그램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워킹그룹 회의도 15회 이상 진행하며 조율과정을 거쳤다.
오순환 前과장 또한 “상설전시의 경우도 기획 전시분야에서 자꾸 무언가를 채우려고 했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비축기지 탱크가 이런 곳이었다는 것을 오롯이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채우기보단 비우길 바랐다. 영상물이나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것을 최소화하고, 혼잡하지 않게 핵심만 보여줄 수 있도록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화비축기지 조성은 힘든 과정이었지만 서울시에 들어온지 30여년이라는 세월을 현장에서 온몸으로 체험하면서 느꼈던 것을 가장 많이 표현한 공간이다. 건축, 전시, 옥외공간 기타 등등 조경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가장 함축적으로 녹여낸 감사한 공간”이라고 회고했다.

오순환 서울시 前과장

이지원 문화비축기지 공사단장, 백상진 로아 소장
백상진 소장은 설계를 하면서 ‘존중, 겸손, 비움, 낯설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현상설계공모 당선작인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은 앞 세대들이 행한 노력들과 생각들을 이해하며 시대방식과 이야기들을 긍정하고,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안이다. 장소가 생겨나고 존재해왔던 그 이야기들을 경청하고 기억해주는 진정성을 기본으로 감추어졌던 석유비축기지를 재구축하기 위한 원형을 드러냈다.
시설 재구축 공사를 위해 필연적으로 열려진 입구를 그대로 개방했으며, 시설 진입로가 되는 입구과 탱크 내부동선, 탱크 외부동선, 옹벽 외부동선을 결합해 순환동선을 완성했다.
특히 시설 재구축을 위한 암반절개지, 콘크리트 구조물, 기름탱크 세 가지 핵심요소들의 결합방식이 공간계획의 출발점이며 핵심개념이다.
되메움 인공지형이 걷힌 암반 절개지의 순수형상은 이전의 석유비축기지 구축과정과 현재의 문화비축기지 구축과정이 연결되는 핵심 고리로, 재복원 과정을 거쳤다. 석유비축기지 인공 구조물이 형성되기 직전의 순수한 암반절개지의 형상은 새로운 문화비축기지 시설 계획의 출발점으로 동일시된다.
콘크리트 구조물은 탱크구조물의 기초지반인 바닥구조물과 탱크 외주부를 보호하고 시설관리 영역으로 기능하는 외주부 옹벽의 일체화된 형태로, 하나의 독립용기로 존재하고 있다. 이를 다양한 공간개념으로 추상화되기 위한 구체적으로 실재하는 구축요소로 보았다.
기름탱크 사용의 공통원칙은 탱크자체를 보강하거나 구조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부식되어 가는 것을 인정함을 원칙으로 했다. 따라서 계획단지 내에서는 별도의 내후성 강판(코르텐 강판) 등이 사용하지 않았다.
T0 : 문화마당다양한 프로그램과 대규모 행사가 가능한 열린공간.

T1 : 파빌리온탱크 해체 후 남은 콘크리트 옹벽 안에 유리로 벽체와 지붕을 새로 만들어 과거의 옹벽과 현재의 건축물 그리고 매봉산의 암반지형이 조화롭게 펼쳐지는 모습을 감사할 수 있는 다목적 커뮤니케이션 공간.





T2 : 공연장입구부터 시작되는 경사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탱크의 상부는 야외 무대로, 하부는 공연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연이 없는 날엔 야외무대를 휴게쉼터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T3 : 탱크원형석유비축기지를 조성한 당시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유류저장탱크 본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T4 : 복합문화공간기존 탱크 내부의 독특한 형태를 그대로 살린 공간으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이다.








T5 : 이야기관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바뀌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공간.















T6 : 커뮤니티센터T1, T2에서 해체된 철판을 재활용해 신축한 건물로 운영사무실을 비롯 강의실, 원형회의실, 카페테리아 등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






-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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