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작가, 체르노빌 사진전 개최

오는 10월 17일(월)부터 11월 7일(월)까지
라펜트l기사입력2016-10-06


오는 10월 17일(월)부터 11월 7일(월)까지 나무 모던 앤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에서 '체르노빌 Chernobyl_ 쇠잔한 아름다움'을 주제로 정성태 전시회가 개최된다.

우크라이나문화원, 나무 모던 앤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 전시기획,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 전시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17일(월) 오후 6시 30분에 오프닝 행사가 있을 예정이다.

작가노트


낯선 도시를 향해 무작정 길을 나섰다. 30년전 잃어버린 나의 기억을 찾기 위함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으로 부터 시작하여 사회적인 사건의 모호한 경계에 섰을 때, 나는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었다.

열 다섯 살, 체르노빌과 나의 인연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다. 비가 오면 나는 또래의 친구들과 밖으로 나가 몸을 적시고, 하늘을 향해 입을 벌려 빗물을 받아들였다.
어느 순간부터 어른들은 우리가 비를 맞지 못하도록 했다. 먼 곳으로부터 날아온 먼지가 빗물에 섞여 내린다는 게 이유였다. 그 후로 나는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다녔고, 비를 맞지 않았다. 천구백팔십육년 사월 무렵이었다.
내가 체르노빌에 가서 찍은 대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사모셜르(Samosely) 즉 체르노빌의 원주민 분들이었다. 이 분들은 강제 이주되었지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방사능의 위험에도 고향집으로 돌아온 분들이다. 나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는 비를 맞지 못하고 다닌 모든 기억이 사모셜르에게 투사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저지른 큰 재난 속에서도 다시 자라나는 체르노빌의 수풀
처럼, 이분들은 자신의 터전에서 견디며 살아가시는 분들이다.
프리피야트Pripyat. 이리저리 쓰러져 있는 의자들, 아무렇게나 열려있는 창문들, 군데군데 벗겨져 마치 생선의 비늘을 연상케 하는 빛 바랜 벽지들, 그리고 이 모든 것들 위로 두텁게 쌓인 먼지들. 이런 풍경 사이로 유령처럼 방사능이 떠다닌다. 첫 번째로 찍은 대상이 사모셜르라는 사람이었다면, 두 번째로 찍은 대상은 프리피야트라는 공간이다. 을씨년스러운 풍경과 만만치 않는 방사능 수치는 마치 우리에게 결코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방사능이라는 경고는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주소_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21-15
문의_02-745-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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