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함께 시공자재 연구 ‘문제중심학습’
[인터뷰] 김태진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김태진 교수(한경대학교 조경학과)는 저서 발간을 위한 자료를 찾기 위해 연구실 책장을 살펴보던 중에 몇 년 전 미국에 갔을 때 대학 캠퍼스에서 봤던 관수용 물주머니에 관한 자료를 발견했다.
국내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줄기에 매다는 간이 관수용 물주머니가 아닌 다른 방식의 물주머니를 개발해 보겠다고 모아놓았던 자료들이었다.
김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개발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이번 학기에‘산업의료원’이라는 강좌를 개설하였다.
김태진 교수
Q:‘산업의료원’이라는 수업이 다소 생소한데, 어떤 수업인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A: 제가 한경대학교에서 약 10년 전에 개설했던 과목입니다. 이 과목은 영어로 하면 ‘Engineering Clinic’이라고 하는데, 미국대학에서 실행하던 산학연계형 학습방식을 벤치마킹 한 것입니다.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문제점 해결'을 위해 학생들과 같이 진행하는 과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때는 나무의 뿌리를 그대로 보존해 이식하는 부직포 생장백(non-woven growing bag)을 연구 및 개발하는 수업을 진행했었습니다. 10년 만에 이 수업을 다시 하게 되었구요.
Q: 그렇다면 이번에는 무엇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신가요?
A: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급격한 기후변화가 조경수의 활착 성공률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최근 새로 식재한 조경수목의 하자률은 30%대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져 조경수 식재공사 부문의 하자보수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식재 이후 첫 1년간 수분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점적관수용 물주머니를 사용하는데, 기본적인 기능이 외에도 멀칭, 보습, 미관기능을 할 수 있도록 물주머니의 성능과 디자인을 연구 및 개발할 계획입니다.
Q: 이러한 연구를 교수님 개인이 하실 수도 있었는데, 학생들과 같이 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학생들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시공자재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현 시장상황과 기후변화 추세에 대응하는 기능의 제품개발을 독려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주로 같은 학년끼리 학습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수업에서는 다양한 학년이 만나게 됩니다. 기존 학과의 커리큘럼이 갖고 있는 학년별 닫힌 시스템이 아닌 열린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선후배간 이끌어주고 밀어줄 수 있다는 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수업에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실험해 봄으로써 창업능력 또한 향상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고 판단되어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기존의 학과수업과 다르다면 수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됩니까?
A: 문제중심학습(Problem Based Learning)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문제중심학습 방식은 문제해결과 협동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대인관계능력, 의사소통능력, 자기관리능력, 종합적 사고력, 자원정보 활용능력, 글로벌 역량 등을 키워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나의 문제를 놓고 각자 의견을 제시하고 브레인스토밍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제출하여 공동의 해결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문제 제시 > 토의 > 자료조사 > 토의 > 시제품 제작 > 토의 > 현장실험 및 제품개발 > 검증 및 환류'와 같은 패턴으로 진행 될 것입니다.
Q: 기업, 학교, 학생은 각각 수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됩니까?
A: 기업은 시장조사 자료를 제공하고, 가격 경쟁력 판단, 가격결정을 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학교는 하나의 신제품에 대해 그것을 테스트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저희 대학이 가진 정밀 계측장비를 활용해 측정한 결과를 다시 제품에 반영하고 완성된 제품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입니다.
학생은 어떻게 실험을 할 것인지, 실험방법론을 토의해서 그것을 가지고 현장에 나가 실제 실험을 해보고, 통계를 내고 분석하여 제품 디자인에 반영하는 역할을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수업을 통해 바라는 점은 무엇입니까?
A: 우리나라 식재 공사에서 식재 하자율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조경 식재공사업의 부담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조경업의 기술력을 높여서 사업자의 수익창출에 기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 동안 조경수목의 컨테이너 생산방식을 연구하면서 우리 기후조건에 적합한 부직포 생장백도 만들어 보고 수목의 제설제 피해에 대한 연구 등 식재수목의 생명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맥을 이어 이식 수목의 활착 성공과 품질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고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에 기술력으로써 대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같이 참여하는 학생들은 창의력을 충분히 발휘해보고 창업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편, 인터뷰가 진행된 이 날 김태진 교수는 『정원문화 오디세이:미국의 녹색 봉사문화와 커뮤니티 가든』라는 책 출판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교환교수로 활동했던 기간 중 체험했던 '미국의 정원문화와 마을 공동체 정원'에 관한 내용으로 8월 중순경에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 글·사진 _ 안민지 통신원 · 한경대
-
다른기사 보기
ahmhj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