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외암마을...“물과 돌담의 절묘한 어울림”

한국주택신문, 한문화사 공동기획 [옛 길을 걷다]
한국주택신문l기사입력2010-08-05

세상이 점점 각박해진다고 합니다. 각박한 세상은 차갑게 다가옵니다. 현실이 그럴수록 마음은 따뜻한 곳을 향하지요. 차가움이 싫은 사람들은 보다 따뜻하고 감각적인 콘텐츠를 갈망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에 한국주택신문에서는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줄 주택관련 콘텐츠를 지속 발굴, 선보일 예정입니다. 옛 풍미가 살아 있는 우리 마을의 옛길을 소개합니다.

▲시인 신광철은 충남 아산 외암마을을 다녀온 후 "대갓집의 입구는 모양새부터 다르다. 넓은 마당인 듯하나 담이 들어서 있다. 안이 밖이고, 밖이 안이다."라고 인상을 남겼다. 돌담 따라 흐르는 물길이 보인다. 사진=한문화사.

충청남도 아산의 외암리는 ‘물의 마을’입니다.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이라 찾았지만 돌담이 주는 아름다움 외에 또 다른 아름다움은 물과 마을의 만남이었습니다.

외암마을은 물의 관리를 자연의 원리에 따르고 있었습니다. 집마다 물을 끌어들여 시내를 만들었는데 담장 밑을 일부 열어 물문을 만들었습니다. 여름에는 물을 안으로 들여 마당을 천천히 흐르며 휘어 돌다 나가게 하고, 겨울에는 물을 막아 집 밖으로 흐르게 하여 습도와 냉기를 조절합니다.

외암마을의 또 다른 아름다움은 바로 돌담장입니다. 사람의 삶만큼이나 적당히 휘어지고 때론 곧은길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친근함과 엄격함이 적당히 버무려진 골목길로 이어져 있습니다.

외암리 마을을 들어서면 돌담으로 이어진 마을 골목길을 만나 함께 걷게 됩니다. 돌담을 끼고 도는 물길을 잘 다듬어서 더욱 길을 정감 있게 하고 있습니다. 물이 집으로 들어오는 곳에 문을 만들어 물의 양을 조절하거나 물을 차단하여 외부로 흘러가게 하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외암마을처럼 마을 전체가 이러한 양식을 고루 받아들인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외암마을의 고댁, 송산댁에는 물을 집안으로 끌어들여 자연미를 더한다.

주요 양반가는 뒷산인 설화산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을 끌어들여 인공수로로 조성하여 연못과 정원수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물을 마을의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흐르게 하여 이 물을 집 안으로 끌어들여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돌담 밑에 수문을 만들어 집 안으로 들어오게 하였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온 물은 상황에 따라 이용하도록 배려되었고요. 연못에 물을 대기도 하고 여름에는 생활용수나 습도 조절용으로 사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화단에 물을 공급하는 용도로도 사용하였습니다. 물은 생활의 편의를 위해서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미적 장치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물을 직선으로 흐르게 하지 않고 곡선으로 휘어지게 하여 마당과 뜰 안의 미적장치로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마을 중심에 느티나무...정담과 휴식의 상징

▲마을 공동체의 심정적 중심인 느티나무 언덕에도 물길은 어김없이 이어진다.

한국인에게 느티나무는 정서적으로는 안정을, 기능적으로는 쉼터로 자리 잡지요. 장승이 종교적인 면을 대변했다면 느티나무는 그보다는 한숨 죽인 느슨한 마음의 안정을 주는 신앙의 대상이자 친근한 휴식처가 되는 것이지요. 서양의 경우 마을의 중심에 교회나 성당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마을의 경우에서는 다릅니다. 중심은 심정적인 중심을 말합니다. 마을의 입구에 느티나무가 자연적으로 서 있는 경우 그곳이 마을의 중심이 됩니다. 외암마을의 경우는 전통마을의 중심인 마을 입구에 정자와 생활의 중심인 물레방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느티나무도 마을 입구에서 걸어서 잠깐인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돌담과 물길의 어울림. 충남 아산 외암마을의 모습이다.

외암마을_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로 오양골이라 불리는 마을이지요. 마을 이름을 지칭하는 외암外巖은 마을 입구에서 뒤편으로 보이는 설화산에 우뚝 솟은 커다란 바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2000년 1월 7일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정리: 한국주택신문 이자량기자 andwho@housingnews.co.kr  

*본 기사는 옛 주택과 마을의 생생한 모습을 독자에게 전하기 위해 시인 신광철이 직접 전국을 답사하며 수록한 책 ‘옛 길을 걷다(한문화사, 2010년)’에서 저자의 동의를 얻어 발췌/정리한 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인 신광철  ·  한국주택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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