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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복, 공간에게 길을 묻다

월간 환경과조경201312308l환경과조경
‘행복’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적으로 뜨겁다. ‘국민행복’이라는 화두도 정책적 차원에서 논의가 빈번하다. 이러한 가운데 ‘행복’과 ‘공간’을 학문적으로 접목하는 자리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설립 4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삶터와 생명, 공간의 문제를 주로 다루는 환경계획연구소는 학술대회 ‘국민행복, 공간에게 길을 묻다’를 지난 10월 25일 개최하였다. 이번 대회는 공간이라는 물리적 요소가 사람의 일상적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도시, 조경, 건축, 행정, 뇌과학, 심리학, 국문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바탕으로 심도 있게 의논하는 자리였다. 전상인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는 행복에 대한 높은 관심이 그러한 삶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며, 여러 전공 영역이 어울려 소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민행복의 공간인문사회학’을 주제로 강의한 전상인 교수는 ‘기계’로서의 공간보다는 ‘장소’로서의 공간이 행복에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기계로서의 공간이 권력과 자본, 기술과 공학의 공간이라면, 장소로서의 공간은 기억과 관계, 인문과 예술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행복에 필요한 새로운 시대정신은 장소로서의 공간을 복원하고 창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복공간 만들기
이석정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는 도시가로 설계가 일상의 행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행복감을 주는 좋은 길은 즐겁게 걸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육체적으로 편안함을 주며, 공간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는 길이다.
아울러 주변 건물들은 서로 존중하는 태도로 서 있으며, 잘 관리된 곳이다. 이 교수는 한국 대부분의 도시가로는 좋은 길의 물리적 특성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가로의 위계를 세분화하고 골격을 수정하여 도시공간에 질서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도시가로 조성에 적용되어야할 설계원리를 짚어 주었다. 먼저, 그는 “가로공간에는 식재, 조명, 시설물 등 모든 요소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며, 삼차원적인 공간으로 설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민의 일상적 행복을 고려하는 좋은 길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가로공간을 계획적이고 공학적인 차원에서 보다는 일상의 체험공간으로 바라보며, 좀 더 지적이고 센스있는 결정을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는 작은 공간과 디테일에 대한 섬세한 설계를 의미한다. 이 외에도 이 교수는 기존의 도시에는 조직과 건축물을 ‘도시형 건축’으로 재구성·배치하여 가로의 위계와 공간을 재설정하고, 신도시 건설에서는 다양한 위계와 성격의 가로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미세블록을 지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_ 박소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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